배우 서예지./ 사진=텐아시아DB
배우 서예지./ 사진=텐아시아DB
'대상'이 아니라 '인기상'에 관심이 집중된 시상식이 있다. 올해로 57회를 맞이한 백상예술대상(이하 '백상')이다.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배우 서예지가 이 시상식에서 이른바 잘 나가는 모든 여배우들을 제치고 인기 투표 1위를 차지했고, 우여곡절 끝에 권위있는 시상식 반열에 오른 '백상'이 서예지에게 트로피를 전달하게 될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11시 59분 백상예술대상 틱톡 인기상 투표가 마무리 됐다. 투표 결과 남자 부문은 배우 김선호가 송중기, 김수현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여자 부문에서는 서예지가 신혜선, 김소현 등을 압도적인 표차이로 꺾고 1위에 올랐다.

투표가 시작된 직후부터 서예지는 줄곧 1위를 지켰다. 대중들은 고개를 갸우뚱 했다. 앞서 서예지는 전 연인 김정현과 관련한 사생활 논란부터 학교 폭력, 스태프 갑질, 학력 위조 등 여러 의혹에 휩싸였고, 이는 곧 인성 문제로도 번졌다. 이런 가운데 서예지는 심경 고백이나, 해명 등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 여론은 더욱 부정적인 뱡향으로 쏠렸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서예지./ 사진제공=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서예지./ 사진제공=tvN
결국 서예지는 최종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이제 그의 시상식 참석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앞서 서예지는 자신과 관련한 논란이 점화되자, 주연작 '내일의 기억' 기자 간담회에 불참한 바 있다. 논란에 휩싸인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기에, 이번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이제 공은 백상으로 넘어갔다. 백상이 모든 것이 결정된 마당에 이제와서 서예지의 '1위' 를 없던 일로 할 지는 미지수다.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넷플릭스로도 공개 되면서 전세계 많은 팬들을 투표로 끌어 들였기 때문에, 우리와는 정서가 다른 그들이 서예지의 수상 취소를 오히려 이상하게 여길 수도 있다. 또한 자신이 애정하는 배우의 위기 탓에 결집한 많은 팬들에게도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백상' 측의 고민도 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백상예술대상 사무국
사진=백상예술대상 사무국
'백상'은 현 시점 TV, 영화를 비롯해 연극, OTT 쪽까지 아우르며, 업계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이들에게 트로피를 전달하는 종합예술상이다. 무엇보다 각 방송사 시상식과 달리, 지상파, 케이블을 불문 높은 활약을 펼친 사람에게 상을 수여 하기 때문에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무엇보다 대다수의 시상식이 공동 수상 등을 남발할 때, 그들과는 차별화 된 모습을 보이면서 '시상식' 보는 재미를 더 했고, 공정성 논란 등으로 대종상 시상식 등이 쇠퇴한 틈을 타 청룡영화상 만큼 권위있는 시상식이라는 평가도 받게 됐다.

하지만 백상을 바라보는 마음은 편치 못하다. '백상'의 후보자 검증, 선정 기준과 관련해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예지가 지난해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통해 주가가 상승했다지만, 그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사실 여부가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버젓이 후보로 올렸고,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로 1위까지 올라 트로피를 전달해야할 상황이 됐다.

서예지가 '인기상'까지 차지한 판인데, 마찬가지로 '학폭 의혹'에 휩싸였던 배우 김동희, 조병규 등은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두 사람은 각각 넷플릭스 '인간수업', OCN '경이로운 소문' 등으로 높은 화제성을 이끌고, 큰 인기를 얻었다.

제57회 백상예술대상은 오는 13일 오후 7시 30분 레드카펫 행사를 시작으로, 9시부터 시상식이 펼쳐진다. '침묵의 아이콘'이 된 서예지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지, 그리고 권위가 높아진 '백상'이 논란의 대상자에게 1위 트로피를 안겨 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 스포츠에서는 금메달로 빼앗는다. 그 누군가가 트로피를 받을 자격이 있을 지, 없을 지와 관련한 최종 판단은 '백상'의 몫이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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