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오랜만에 20분을 넘겨 방송한 MBC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이하 ‘라디오 스타’)에 ’나가수’에서 자진하차한 백지영, ‘나가수’에서 탈락한 김연우, ‘나가수’ 하차 가수 전문 매니저 지상렬이 출연했다. ‘나가수’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물론 공개연애를 선언한 백지영의 연애 이야기와 지상렬의 언제나 깨알 같은 영어 개그가 빛났고, 김연우가 아는 사람만 아는 예능감을 마음껏 발휘해 ‘경거망동’ 캐릭터를 얻어내며 말 그대로 ‘빵’ 터뜨렸다.

오늘의 대사 : “내가 민병철이에요?” – 지상렬
지상렬만이 가능한 ‘언어유희 개그’는 ‘라디오 스타’처럼 짧은 러닝타임에 정신없이 여러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예능에서 더욱 빛난다. 특히 ‘내가 민병철이에요?’하는 지상렬의 말에 더욱 폭소가 터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앞에서 김희철이 지상렬의 개그를 흉내내거나, 김구라가 “패턴화 되어 있다”, “또 시작이다. 말릴 수가 없다”라는 식으로 계속 애드립을 쌓아가며 지상렬이 마음껏 놀 수 있게끔 하는 분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라디오 스타’만의 자체 검열 없는 리액션이 명확한 자기 특징을 가지고 있는 출연자와 만났을 때 만날 수 있는 빛나는 순간.



Best&Worst
Best : 오늘 ‘라디오 스타’는 ‘김연우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좋을 화였다. 이미 라디오에서 특유의 입담을 자랑한 바 있고,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서도 출연 가수 중에서 유달리 빛나는 유머 감각을 선보인 바 있지만, ‘발라드의 신‘ 이라 불리울 정도로 진지하고, 애잔한 노래를 주로 불렀고, TV 방송 자체가 거의 없었던 김연우가 이렇게 웃기는 사람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윤종신이 김연우와 본래 인연이 있다는 것과 ’라디오 스타‘가 출연자들의 독특한 캐릭터를 뽑아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 또한 일조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김연우 본인의 예능감이 그야말로 ’작렬‘했다. 김연우는 때로는 지상렬에게 ’제가 처형이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토크를 이끌어내기도 하고, 백지영이 “진짜 할 줄은 몰랐다”고 할 정도로 갑작스러운 주문에도 망설이지 않고 일어나 씨스타의 ’My Boy` 춤을 추거나, 진지한 얼굴로 합기도 시범을 보여주기도 한다. ‘발라드의 신‘에게 갑자기 ’클럽 춤‘을 요구하고, 그 다음에 바로 ’야, 매트 깔어‘ 라고 주문하는 것이 ’라디오 스타‘만의 깨알 같은 재미지만,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면서도 천연덕스럽게 주문에 다 응하는 김연우의 모습은 ’나가수‘의 ’연우신‘으로서만이 아니라, 그 입담과 예능감 때문에 앞으로 예능 프로그램 출연 섭외가 봇물칠 김연우를 예상케 했다.
Worst : 백지영은 최근 MBC <놀러와>, SBS <강심장>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었고, 지상렬 또한 ‘나가수’의 개그맨 매니저로 출연하면서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때문에 ‘라디오 스타’가 이 두 출연자에게서 뽑아낼 이야깃거리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물론 ‘라디오 스타’답게 백지영에게서 연인인 정석원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단지 사랑의 스토리를 듣는 것보다 정신없이 화제를 바꿔가며 이야기를 끌어냈다. 하지만 이왕 이 두 사람을 섭외했다면 ‘라디오 스타’답게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들을 수 있는 이야기보다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었을까. 25분 깨알 같은 웃음을 꽉 채웠던 ‘라디오 스타’의 아주 작은 Worst.

동료들과의 수다 포인트
– 42세의 나이에 뒤늦게 꽃핀 또 하나의 예능 늦둥이 김학철
– 지상렬과 고영욱이 같이 나와 ‘나가수’ 징크스 특집을 만들어도 좋을 듯.
– 서양인들이 한국인보다 감정 표현이 풍부한 이유는 털이 많아서?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