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주제인가 봅니다. 여전히 사람들은 사랑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를 원합니다. 아직도 수많은 노래들이 사랑에 빠진 사람,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 사랑을 잃은 사람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는 건 그 증거입니다. 덕분에 누군가는 사랑에 대해 말하는 것에 싫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다른 이야기를 쓰기 위해 더 처절하거나, 더 가벼워진 사랑들 때문에 사람들이, 세상이 변했다고 한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랑은 노래가 그려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주제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댄스팀 프리픽스가 진행하는 음반 프로젝트 < Look to Listen 3rd >의 ‘돈 들어오면’은 아직 우리들이 다 불러내지 못한 사랑이 남아 있다고 말합니다. 멀리 가거나 위악을 부릴 필요 없이, 모두가 알고 있는 사랑의 모습을 노래로 전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주목할 점은, 사랑에 빠진 남자의 마음을 참으로 실감나게 그려내는 이 노래에 단 한차례도 ‘사랑’이라는 가사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생활을 포기할 수도 없고, 사랑을 외면할 수도 없는 남자는 여자를 향한 마음을 ‘돈 들어오면’ 전해 줄 물질로 치환해 약속합니다. 하지만 이 속물성은 남자의 사랑에 현실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신비화 되지 않은 사랑과 헌신의 본질을 명쾌하게 드러냅니다. 가사를 가리고 듣는 음악 역시 명쾌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멜랑콜리한 감수성과 댄서블한 그루브는 조화롭게 공존하고, 양요섭은 단단한 가운데서도 한결 부드럽고 여유로운 새로운 느낌의 보컬을 통해 노래의 분위기를 배가합니다. 사랑은, 그리고 노래는 결코 지겨워 질리가 없는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의 옆모습을 발견한다면 거기, 또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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