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들 그렇게 하이킥, 하이킥 하는 걸까
왜 다들 그렇게 하이킥, 하이킥 하는 걸까
MBC에서 방영될 새 시트콤 (가제)의 제작사 초록뱀 미디어가 29일 트위터와 페이스 북 등을 통해 정식 캐스팅과 스토리라인을 밝힌다. 방영 몇 개월 전의 드라마가 한 두명이 아닌 모든 캐스팅 사실을 공식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제작 사실이 알려진 뒤 수많은 인물들이 캐스팅 물망에 올랐고, 언론 보도가 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캐스팅 후보들만 해도 윤계상, 크리스탈, 안내상, 황신혜, 장재인, 강승윤, 박하선, 이적, 이종석 등 활동 장르, 경력,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블록버스터 대작 드라마도 아닌 시트콤의 캐스팅이 이처럼 화제가 된 것은 물론 과 을 연출한 의 연출자 김병욱 감독 때문이다. 앞선 두 편의 시리즈는 높은 시청률을 얻은 것은 물론 시리즈가 배우들을 스타로 만들기 때문이다. 정일우, 윤시윤 등 신인급 연기자는 물론 연기자로 자리를 못 잡던 황정음이 단번에 주연급 배우로 떠올랐고, 아역 배우 이미지가 남아 있던 신세경도 수많은 작품의 캐스팅 제의를 받으며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또한 이순재, 나문희, 정보석, 오현경, 박해미 등 중견 배우들 역시 시리즈로 젊은 세대를 아우르는 폭 넓은 인지도와 이미지를 확보했다. 시리즈에 연속 출연한 이순재는 작품 안에서 황혼의 로맨스를 꿈꾸는 70대 청춘의 이미지를 강풀 원작의 영화 까지 끌고 가며 노년의 아이콘으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정보석 역시 에서 기존의 지적인 이미지를 비튼 무능한 사위 연기 이후 보다 폭 넓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MBC 에서 7세 정신 연령의 봉영규 역할로 출연하는 것 역시 의 힘이 크다.

이런 시리즈의 힘은 연출자 김병욱 감독의 힘에서 나온다. 김병욱 감독은 꼿꼿한 노인의 이미지였던 이순재를 ‘야동순재’ 캐릭터로 바꾼데서 볼 수 있듯 경력 많은 배우들의 이미지를 잘 살리거나 뒤틀어 인상적인 캐릭터를 만든다. 그만큼 배우들은 자신의 존재를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 시킬 수 있다. 반면 청춘 배우들은 과 에서 볼 수 있듯 시청자들을 강하게 몰입시키는 멜로 드라마로 배우들에게 매력적인 이미지를 부여한다. 여기에 학력, 청년 실업 , 심지어는 죽음 등 현실에 뿌리박고 있는 상황설정과 때론 현실 풍자까지 가미된 코미디를 결합한 김병욱 감독 특유의 이야기는 시트콤으로서는 드물게 찬반 논쟁까지 있을 만큼 ‘작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이순재, 노주현 등 오랜 경력의 연기자들이 시리즈 출연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출연하면 인기는 물론 강한 캐릭터도 얻고, 좋은 작품에 출연한다는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그러다보니 의 오디션장에는 남녀 아이돌을 포함한 신인 연기자와 기성 연기자를 합쳐 600여명이 넘게 참여할만큼 성황을 이뤘다. 또한 많은 배우들이 ‘에 출연한다’, ‘정해지지 않았다’만 가지고도 며칠 동안 화제에 올랐다. 일부 연예인은 김병욱 감독과 간단한 미팅을 가진 것 만으로도 “출연 유력”, “출연 제안 받았다”는 보도자료를 내며 언론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출연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뿐만 아니라, 출연 섭외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식 캐스팅 발표를 하루 앞둔 28일까지도 여러 연예인의 출연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나 이는 단순 캐스팅 정보일 뿐이다. 누가 출연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서는 누가 어떤 역으로 출연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29일 김병욱 감독과 초록뱀미디어가 발표하는 공식 캐스팅 소식에는 출연진 명단과 스토리뿐만 아니라 배역도 공개될 예정이다. 이미 윤곽이 다 드러난 캐스팅 정보에도 불구하고 29일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과연 는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사진 제공. MBC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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