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MBC 에 출연한 윤종신은 가수로서 화려한 인기를 누리던 과거에 대해 “첫 번째 전성기”라고 말했다. 그의 전성기는 또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의미였다. 윤종신의 말은 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시작한지 7년째지만, 는 올해가 최고의 전성기라 해도 좋을 정도로 또다시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이 함께 출연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쎄씨봉 특집’을 비롯, 친분관계가 있거나 공통점이 있는 게스트들을 모은 기획섭외식 토크쇼는 깊은 이야기를 끌어냈고, 자극적인 폭로성 에피소드 없이도 얼마든지 재밌는 토크쇼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을 보여줬다. 가 뽑은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으로도 선정된 의 신정수 PD를 만나 ‘토크의 道’에 대해 들었다.

예전 인터뷰에서 “는 10년 이상 계속될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올해도 역시 계속됐는데 (웃음) 한해를 돌아보면 어떤가.
신정수 PD : 를 맡은 지 내년 3월이면 만 3년이 된다. 처음에는 프로그램이 끝나지 않게 하자는 게 목표였는데, 하다 보니 가 어떻게 자리잡아야할지 보였고, 작년부터 꾸준히 진행한 기획섭외가 의 브랜드로 인식되면서 올해 만개한 것 같다. 우리가 주류 연예인만 하지 않아도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잘 담아내면 사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토크쇼라는 걸 깨달았다. 시청률도 점진적으로 올랐고.

“내년 여름까진 기획섭외의 약발이 가지 않을까”
<놀러와> 신정수 PD “토크쇼는 인생을 듣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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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누가 나오느냐 보다 어떤 기획이냐에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
신정수 PD : 그런 신뢰를 쌓은 걸 우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요즘에는 게스트들이 먼저 제안하는 경우도 있고. 이번에 ‘연극열전’ 특집으로 연극무대에 서는 정보석, 조재현, 이한위 같은 분들을 초대하는데 그 분들이 먼저 하겠다고 전화가 왔다. 에서는 “우리 얘기도 잘 해줄 것 같다”는 신뢰가 생기면서 시너지 효과가 났다.

기획 섭외는 어떻게 시작했나.
신정수 PD : 그 때 MBC 토크쇼들이 너무 잘나갔었다. (웃음) 는 아줌마들의 토크, ‘무릎 팍 도사’는 1대 1 토크쇼, ‘라디오 스타’는 남자들의 수다였다. 그러면 는 뭘 해야 하나 싶었다. 홍보하러 나오는 연예인으로는 시청률 변화도 없고, 가 편안한 토크쇼긴 하지만 그만큼 이슈도 없었다. 그 때 메인작가인 김명정 작가가 그룹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 산을 좋아하는 사람 이런 식으로. 그래서 내가 힙합하는 사람을 모아보자고 했는데, 방송이 재밌었다. 여럿이 나오니까 화학 반응이 생겨서 그들의 생활이야기도 나오고.

하지만 토크쇼에서 홍보를 위해 나오는 게스트를 배제하는 건 어려웠을 것 같다. 한동안 기획 섭외와 홍보성 게스트 출연이 섞이기도 했고.
신정수 PD : 처음에는 이걸 몇 번이나 지속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 주지훈 씨을 비롯한 영화 출연자들이 나올 때 장윤주 씨를 같이 섭외해서 모델 특집을 했다. 그 때를 기점으로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한 주 한 주 때우기가 힘들었다. 게스트를 무리하게 엮다 보니 ‘AB형 특집’도 있었고. (웃음)

이런 식의 토크쇼에 대해 게스트들은 어떻게 반응하던가.
신정수 PD : 억지로라도 기획섭외를 하면서 게스트들도 “친하거나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끼리 나오면 더 재밌어진다”는 걸 자각하게 된 것 같다. 폭로성 토크를 하는 프로그램도 많지만, 나나 MC들이나 그런 걸 못한다. 그러다보니 출연자들도 신뢰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러면서 듣고 싶은 질문도 할 수 있게 됐고. 장윤주 씨는 를 신뢰해서 ‘노래하는 괴짜들’에서도 흔쾌히 했다. 이적 씨는 내가 술 마시고 얘기하면서 섭외하기도 했고. 이런 신뢰가 생기면서 섭외도 잘 됐고, 내년 여름까진 기획섭외의 약발이 가지 않을까. (웃음)

섭외가 정말 놀라울 때가 있다. 특히 송해, 이상벽, 이상용은 어떻게 섭외했나.
신정수 PD : 그게 300회 특집이었는데, 쉽게 가려면 지금까지 에서 거쳐 간 패널들 불러놓고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됐다. 그런데 그건 남들 다 하니까 다른 걸 하고 싶었다. 그러다 이게 토크쇼고, 유재석 씨와 김원희 씨가 처음부터 300회를 했는데 MC들을 한번 묶어보자고 했다. 8월에 300회였는데 봄부터 그 얘기를 해서 명단을 짰다. 그 중 송해 선생님과 허참 선생님이 너무 너무 힘들었다. 허참 선생님은 결국 안 나오기도 하셨고. 송해 선생님은 무슨 섭외를 하자는 계산을 하지 않고 일단 탑골공원 옆 노인협회에 찾아갔다.

노인협회?
신정수 PD : KBS 녹화 날 빼면 항상 거기 계신다. 그곳에서 고춘자, 장소팔 이런 분들과 만나서 낙원 상가 근처에서 술 마시고 순대국 드시면서 이야기 나누는 걸 인생의 낙으로 삼고 계신다. 그래서 김명정 작가가 노인협회에 갔는데, 그분들 앞에서 노래를 불러서 섭외에 성공했다. 트로트 같은 걸 굉장히 잘 불러서. (웃음) 거의 3개월 이상을 찾아뵈니까 그 정성에 나와 주신 것 같다. ‘울 엄마 특집’의 김영옥 선생님은 ‘쎄씨봉 특집’을 보고 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하고. 조영남, 송창식 이런 분들은 그 분들의 구리 연습실까지 찾아갔다.

“‘쎄씨봉 특집’은 우리 계산 너머의 더 위대한 게 있었다”
<놀러와> 신정수 PD “토크쇼는 인생을 듣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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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씨봉 특집’은 올해 중 최고였던 것 같다. 다시 보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다.
신정수 PD : ‘쎄시봉‘이 추석 특집이었으니까 설 특집으로 다시 만나게 될 것 같다. 내년에 녹화를 할 건데,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네 분 외에도 쎄시봉에서 활동하던 다른 분들도 섭외 중이다. 그 때는 음악적인 부분을 좀 더 많이 들려드리게 될 것 같다. 그 방송 보고 쎄씨봉에 관련된 분들이 많이 좋아하셨다. 우리랑 같이 술도 먹고 그러면서 친해졌는데, 40대 초반인 나더러 “젊은 친구”라고 하시면서 좋아하시더라.

‘쎄씨봉 특집’은 연출도 획기적이었다. 음악과 토크의 경계선이 완전히 사라졌었다.
신정수 PD : 제작진이 두 MC나 출연자들에게 감사한 게, 제작진이 100을 계산했는데 200, 300을 뽑아낼 때가 있다. 그 최고치가 ‘쎄씨봉 특집’이었다. 음악을 40년 이상 하신 싱어송라이터들이니까 음악을 누가 시작하면 주크박스처럼 음악이 바로 나왔다. 그 전에 윤종신, 주영훈, 김현철, 유영석 넷이 출연한 ‘작곡가 특집’도 있었지만 그 때는 히트곡 들려주는 순서도 준비하고 어느 정도 짜여진 틀이 있었다. 그런데 ‘쎄씨봉 특집’은 어르신들이 그런 구성을 잘 따라오실지 몰라서 유재석 씨에게 “느낌은 작곡가 특집처럼 가는데 음악을 하신다고 하면 절대로 막지 말고 끝까지 가자”고 했다. 그게 그분들의 자유분방함과 어울리면서 화면에도 그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나타난 것 같다.

연출에서 카메라가 놓고 본다는 느낌이 강했다. 토크쇼에서 그렇게 풀샷이 많이 나오는 건 처음이었다. (웃음)
신정수 PD : 화음을 넣고 있는 네 명을 계속 잡아야 하니까. ‘작곡가 특집’은 계산한 부분이 많았다면 ‘쎄씨봉 특집’은 우리 계산 너머의 더 위대한 게 있었다.

‘작곡가 특집’을 거치면서 생긴 노하우가 ‘쎄씨봉 특집’에서 결실을 맺은 것 같다. ‘작곡가 특집’ 때는 각자 앞에 신디사이저가 있어서 뭔가 준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줬고, 출연자들 간의 물리적 거리가 꽤 떨어져 있었다.
신정수 PD : ‘작곡가 특집’이 없었다면 ‘쎄시봉 특집’을 ‘작곡가 특집’처럼 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작곡가 4명은 친하긴 하지만 같이 그룹을 하거나 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쎄씨봉의 네 명은 40년 동안 우정을 쌓아서 각자 어떻게 살았는지 다 알고, 이젠 서로 간에 충고를 전혀 하지 않는다. 고칠 건 다 고쳤고 여태까지 안 고친 건 충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니까. (웃음) 아무래도 게스트의 화학작용의 차이가 생겼다. ‘MC 특집’을 하면서 나이 드신 분들께 접근을 하다 보니까 우리도 달라지는 게 있었고.

‘MC 특집’에서 게스트를 대하는 태도도 인상적이었다. 게스트를 웃음의 소재로 삼는 게 아니라 그 분들에게 많은 말씀을 듣고 배운다는 존경의 자세가 보였다.
신정수 PD : 그건 진짜 우리의 자부심이자 두 MC를 신뢰하는 부분이다. 두 사람이 우리의 연출 의도를 정확히 알기 때문에 그게 가능하다. 본인들이 토크의 주제에 충분히 동화 돼 있다. 그리고 그 때 국장님들까지 다 내려오셔서 세 선생님들을 뵈었는데, 그 세 분이 계시면 정말 고개가 숙여질 정도로 포스가 있다. 송해 선생님은 한 마디 한 마디가 금과옥조 같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자세가 의 근본적인 무엇 아닐까. ‘노래하는 괴짜들’에서 뮤지션의 고뇌에 대해 털어놓은 마지막 5분은 굉장히 전문적인 영역의 고민인데, 는 그 부분까지 다 들어준다.
신정수 PD : 그런 건 분명히 있다. 는 정말 토크쇼다. 게스트에게 가장 방점을 두는 토크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들어야 하고, 들을 때 단지 웃음과 눈물만이 아니라 우리가 몰랐던 그들의 전문적인 고민이나 일상도 듣게 된다. 그게 기획 섭외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정재형이 다른 사람들과 같이 나왔을 때 그런 이야기를 하면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었을 것 같다. MC와 패널뿐만이 아니라 같이 나온 다른 사람들도 들어줄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이하늘과 길도 충분히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놀러와> 신정수 PD “토크쇼는 인생을 듣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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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를 끌어내는 분위기는 어떻게 만들어나가나. 게스트마다 신경써야할 부분도 다를 텐데.
신정수 PD : 게스트가 우리를 신뢰할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도록 노력한다. MC들에게 정말 많이 의지한다. 는 토크쇼가 처음인 분들이 많아서 잘 계산이 안 되는데, MC들에게 어떤 캐릭터를 가진 분이니까 처음엔 조금 말이 안 나올 수 있다는 사전 정보를 준다. 두 사람이 그 부분을 많이 책임지고 있다.

전과 다른 토크쇼를 만들면서 프로그램의 구성도 달라진다. 유재석과 김원희도 점점 맥을 짚는 진행에 충실하고, 여러 코너들도 사라졌다.
신정수 PD : 처음에는 “시청자 질문입니다” 같은 뻔한 것도 했는데 이제는 질문을 던지면
그분들이 이야기를 더 많이 풀어놓고, 그걸 다른 게스트가 받아서 더 많이 풀어놓는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혹시 재미가 부족하면 두 MC가 상황극을 하거나 노래를 하거나 하고. 그리고 게스트가 매주 다른 주제로 나오니까 오프닝을 매번 다르게 하면서 그들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려고 한다. 그리고 ‘골방 토크’에서 게스트들이 뒤로 갈수록 MC들과 친밀도가 높아지면서 사적인 얘기를 더 잘 끌어내게 된다. 이하늘 씨와 길 씨가 골방에 잘 맞는 이미지이기도 하고.

게스트의 이야기 비중이 커지면서 ‘골방토크’의 이하늘과 길의 역할이 예전만 못하다는 의견도 있다.
신정수 PD : 두 사람과 김나영 씨까지 세 패널들은 게스트들이 잘 안 풀릴 때 기댈 수 있는 조커 같은 존재다. 이하늘 씨와 길 씨의 역할이 줄어드는 건 게스트가 전면에 나선다는 거고, 본인들도 그걸 안다. 게스트들의 재미가 부족하면 둘이 분장쇼라도 해야 한다고 한다. (웃음) 두 사람이 에서 오래 있으면서 익숙해지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는데, 충분히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MC나 제작진이 더 힘들어질 것 같기도 하다. 단지 웃기는 게 문제가 아니라 게스트가 할 만한 토크의 맥락을 다 잡고 있는 상태에서 상황에 따라 분위기를 조율해야 하니까.
신정수 PD : 요즘은 똑같은 포맷으로 녹화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듣는다는 것에 가장 충실하다 보면 구성이란 게 매주 달라지긴 하지만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까. (웃음) 언제쯤 상상력이 고갈될 진 모르겠지만 올해까지는 잘 왔고 내년 여름까지도 갈 수는 있을 것 같다. (웃음)

MC들도 매주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신정수 PD : 그래도 좋아한다. 날로 먹지 않게 되고, 인생도 많이 배우면서 MC로서의 능력도 더 좋아지니까. 두 사람은 원래도 공손한데 문화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더 커졌다. 이번 주가 ‘쎄씨봉 특집’ 이라면 그 사람들이 살았던 시대에 대해 공부하면서 시대상을 생각하게 되니까. 그러면서 문화를 바라보는 눈이 넓어지고, 넓어지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아진다. 녹화 끝나면 항상 우리 팀이 다 모여서 두 시간씩 얘기를 하는데, 전에는 집 문제나 아기 문제를 얘기했다면 요즘은 그 날 녹화에 있었던 얘기들을 많이 한다. 그만큼 토크가 마음에 울림을 주니까 가능한 일 같다.

“이제 조용필, 김창완, 서태지 세 명 남았다”
<놀러와> 신정수 PD “토크쇼는 인생을 듣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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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 어떤 일관성이 보이기도 한다. 특히 TV 바깥에 있는 뮤지션들을 많이 초대했다.
신정수 PD : 그건 내 감수성과도 관계있는데, 아주 비주류는 아닌데 한 30% 정도의 비주류 같은 음악들을 들었다. 주류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비주류에서 오랫동안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처음에는 너무 마이너로 가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지만 유재석 씨와 김원희 씨는 마이너도 부둥켜안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특히 유재석 씨는 만 봐도 알겠지만 기본적으로 마이너에 대한 향수, 동경이 있다. 그런 것들이 잘 결합된 것 같다. 그리고 주시청 타겟이 20대 여성과 3~40대인데. 그런 분들이 우리의 토크와 감성적으로 잘 맞는 것 같다. 그 분들의 반응이 ‘쎄씨봉 특집’이나 ‘울엄마 특집’을 가능하게 했다.

토크쇼가 웃음이 아니라 이야기의 정서와 내용의 문제로 옮겨가는 것 같다.
신정수 PD : 토크쇼의 역사를 보면 처럼 한 사람 불러서 하던 정통 토크쇼로 시작해서 ‘쟁반 노래방’ 같은 게임도 했고, 그러다 ‘무릎 팍 도사’와 ‘라디오 스타’가 나왔다. 이렇게 변하는 건 TV가 인터넷에서 충족되지 못하는 어떤 것들을 해야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젠 장동건이 TV에 안 나오더라도 그가 뭐 하는지 다 알 수 있다. 게임은 인터넷 게임이 훨씬 더 재미있고. (웃음) 그러면 시청자들이 듣고 싶지만 인터넷에서 다룰 수 없는 걸 다뤄야 한다. 장동건은 아니지만 “이 사람 지금 뭐할까?”하는 궁금증이 생기는 사람들의 이야기 같은 것들. 그런 게 ‘쎄씨봉 특집’이나 ‘울엄마 특집’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의 토크쇼가 단순 정보였다면 이젠 지혜의 차원으로 가는 걸까.
신정수 PD : 인생을 듣는 거다.

그러면서 예능의 범위가 점점 더 확장되는 것 같다. ‘노래하는 괴짜들’의 마지막 5분처럼 예능에서 창작자의 고민이 그렇게 깊게 나온다는 건 예전에는 생각 못한 일이었다.
신정수 PD : 드라마는 드라마로, 다큐는 다큐로 특화되는데 그 나머지 부분을 예능이 다 커버하게 되면서 관심사가 더 넓어지는 것 같다. ‘무릎 팍 도사’도 처음에는 연예인만 나오다가 점점 범위가 확장되지 않나. 우리도 ‘영화감독 특집’을 한 번 하기도 했고. 어떤 사람들은 “박찬욱과 봉준호가 나오지 못했는데 무슨 영화감독 특집이냐”고도 하던데 (웃음) 이런 식의 영역 확장에 대한 요구가 많아진다는 생각이 든다. 진실성이 있고 소통해줄 좋은 MC가 있다면 전문적인 이야기도 시청자들이 듣는다. 그런 면에서 TV내에서 예능 프로그램의 지위가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 같다.

앞으로 에서 해보고 싶은 섭외가 있나.
신정수 PD : 너무 너무 많다. 가요 쪽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 가요사를 기록의 차원에서라도 남기고 싶기도 하다. 조용필 씨에 대한 생각도 정말 많이 하고. ‘쎄씨봉 특집’하면서 그 네 분 모시고 나서 이제 조용필, 김창완, 서태지 세 명 남았다고 생각했다. (웃음) 그리고 올해가 인디 15년을 맞이한 해라 크라잉넛을 초대하고 싶다. 대한민국에서 인디의 역사가 15년이 지났는데 기록적인 의미로 인디의 이야기를 TV에서 본격적으로 담은 경우가 없었던 것 같다. 언제 구체화될지 모르지만, 늘 생각한다.

인터뷰, 글. 강명석 two@
인터뷰. 최지은 five@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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