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를 만난다는 건, 그것도 그 시기에 가장 뜨거운 관심의 중심에 있는 스타를 만난다는 건 기자에게도 언제나 기대와 흥분을 일으키는 일이다. 의 기자들도 누군가를 만나고 오면 늘 “어때?” “최고야!” “생각보다 더 재밌는 사람이야”같은 말들을 주고 받으며 그 떨림을 되새김질 한다. 하지만, 의 기자들이 가장 떨리는 순간은 모두가 알고 있던 그 스타들이 인터뷰를 하는 동안 자신의 고유한 빛을 가진 사람으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그들이 미디어의 스타가 아니라 나와 대화하는 사람으로 다가온 그 때, 그리고 그들이 카메라 앞에 서서 보여준 강렬한 인상들은 우리에게 No.1 인터뷰를 일이 아닌 어떤 사람과의 만남에 대한 기억으로 남겨 놓는다. 1년에 단 한 번, 의 사진기자와 취재기자들이 그 순간의 기억들을 공개한다.

2009 No.1│정일우부터 츠마부키 사토시까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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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혜성 사진 더보기
신혜성과의 인터뷰가 수월했다면 그건 순전히 가수 신혜성에 대해서가 아니라 그의 신보였던 < Keep Leaves >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타이틀이랑 앞 쪽 몇 곡만 신경 쓰고 뒤엔 아무 곡이나 받아서 녹음해 대충 깔면 앨범 만들기 편하거든요. 근데 그냥 그러기가 싫더라고요. 내 거니까.” 그것이 뮤지션으로서의 자의식이든, 앨범 세대의 고집이든 그는 결코 ‘그냥’ 앨범을, 그것도 시간차를 두고 더블 앨범으로 낸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의도는 “일단 만들기 시작해서 이렇게 가자고 했을 때는 최대한 잘 하자는” 방향으로 실행됐다. 자신의 이름값이 아닌 결과물에 집중할 때 뮤지션이든 배우든 진짜가 된다. 그래서 신혜성은 아이돌 출신 솔로 가수라는 배경에 잠식당하지 않는 진짜 가수다.
2009 No.1│정일우부터 츠마부키 사토시까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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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일우 사진 더보기
정일우를 실제로 만나면 새삼 느끼게 되는 세 가지, 그는 생각보다 키가 크고, 목소리가 좋고, 이목구비가 무척 곱다. 2007년 MBC 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당시의 수줍은 태도에 비해 훨씬 어른스럽고 여유로워졌지만 MBC 에서 황인뢰 감독의 혹독한 연기 트레이닝을 “그냥 받아들였죠”라는 한 마디로 정리한 그에게서는 타고나길 순한 성품과 그것을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는 성실함이 종종 드러났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에 대해 말하기보다는 카메라 앞에서 표정을 보여줄 때 조금 더 편안해 보이던 정일우는 신인 시절 ‘내가 봐도 내가 좀 멋있을 때’가 언제냐는 물음에 골똘히 생각하다 “긴 대사를 NG 안 내고 한 번에 갔을 때요!”라고 명쾌한 답을 내놓았을 때처럼 에서 대선배 박근형과 맞붙는 신을 준비하던 과정을 떠올리며 진심으로 가슴 벅차했다. “앞으로 박 선생님과는 한 번만 더 찍으면 끝인데 저는 더 많이 붙으면 좋겠어요. 사실 제가 박 선생님과 연기하기 전에 너무 걱정이 돼서 이순재 선생님께 ‘선생님, 좀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배우고 갔거든요. 너무 많이 배워서 두 분께 정말 감사해요.” 아직 ‘완성형’이 아닌 젊은 배우는 그렇게 성장하고 있었다.
2009 No.1│정일우부터 츠마부키 사토시까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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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정민 사진 더보기
배우 황정민이 인터뷰 중 단 한 번 단정적으로 대답했던 것은 연기자의 길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을 때다. “무대에 대해, 저 무대 위에 선 사람은 어떤 느낌일지에 대해 호기심이 생긴 이후 한 번도 허튼 생각을 한 적이 없어요. 흔들림이 없었다는 것, 그건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어요.” 만약 인터뷰 내내 그가 목에 힘을 주거나 확언을 자주 했다면 그 말은 그저 연기파 배우의 인터뷰 모범 답안 정도로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두 시간 동안 깨부수고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영화”에 대한 애정을 밝히고 “반응이 바로바로 온다면서요? 시청자들의 의견이 직접적이라는데 재밌을 거 같아요”라며 드라마 도전에 대해 설렌 표정으로 말하는 진솔한 타입의 사람이다. 그래서 단 한 번, 그의 단정화법에 담겨졌던 진정성에 대해 나는 결코 의심하지 않는다. 그는 앞으로도 여전히 연기라는 외줄 위에서 자신 만의 묘기를 보여줄 것이다.
2009 No.1│정일우부터 츠마부키 사토시까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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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강우 사진 더보기
“제 자서전이라도 쓰실 건가요?” 인터뷰 시간이 특별히 길었거나 질문이 빈틈없이 준비되어 있던 건 아니었다. 다만 그는 영화 의 그것처럼 자신의 답변 안에 새로운 궁금증의 단서를 제공하는 타입이었고, 그 단서를 쫓아 계속 질문을 이어가는 과정이 조금 집요하게 느껴졌었나 보다. 가령 연극영화과 진학이 연기가 아닌 연출 때문이었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는 “스스로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게 보는 연출가적 시선으로 옮겨가고, 그 시선 안에서의 본인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배우가 나에겐 이 일이 맞고 이게 나에게 최고였다 평가하는 건 아니”라고 나름의 관점을 드러내는 식이다. 김강우는 한 번에 카드를 다 공개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꽁꽁 숨기지도 않는다. 그와의 대화가 흥미진진하다면 그것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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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츠마부키 사토시 사진 더보기
“아리가토우!” 기자회견장 앞에 길게 줄을 선 팬들을 발견 하자 츠마부키 사토시는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사진 촬영을 위해 다시 만났을 때, 일본어에 서툰 취재진 때문에 콘셉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츠마부키 사토시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해주었다. 눈빛과 웃음으로 마음을 전달하며 촬영을 끝낸 순간에도 “아리가토우 고자이마스”라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그는 스타이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었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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