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염 [명사]1. 氣焰. 불꽃처럼 대단한 기세
2. 너무 행복해서 토를 할 정도의 감정

또래 아이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서 활동을 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팬 층에게 소구할 수 있는 복합적인 매력 확보에 있다. 마케팅적으로 잠재고객을 최대한 확장하겠다는 이러한 의도에 따라 보통 아이돌 그룹은 전체적인 조화 못지않게 각자의 개성과 어필 가능 집단의 특성을 고려해서 선발되기 마련이다. 그런 이유로 많은 그룹에서는 해외파 멤버나 실제 외국인 멤버를 영입하기도 하며 비스트의 경우에는 ‘중국 팬 공략’을 목적으로 중화권 이미지의 막내 손동운을 발탁하기도 했다. 그러나 SS501은 전원 국내파 멤버로 구성되어 글로벌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대신 ‘논현동 옆집 오빠’ 같은 친근함으로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해 나갔다. 그리고 그 와중에 막내 김형준은 울고, 투정부리고, 야단맞고, 주눅 들고, 그렇지만 결국은 다시 기세등등하게 지후선배와 맞짱 뜨는 어딘가 안쓰럽고 모성애를 자극하는 콘셉트로 팬 층을 다져왔다.

MBC 의 ‘라디오 스타’에 출연한 김형준은 자신들의 인기를 표현하기 위해 ‘기염을 토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적확한 자리에 사용된 표현으로 고급스러운 어휘 구사력을 칭찬받았으나 문제는 프로그램의 말미에서 불거졌다. 방송 중 간간이 과도한 자신감과 자기애로 캐릭터를 구축하고자 하는 본인의 야망이 좌초될 때마다 “우웨에에에엑!”하는 효과음으로 귀염을 토해내던 그는 급기야 “김형준에게 기염이란?”이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하고야 말았다. “너무 행복해서 토를… 토를 할 정도로 행복한 거죠!” 데뷔 5년차. 오랜 해외 활동으로 인해 올해 국내 시상식은 살짝 빠져도 될 것 같은 직감을 느끼는 중견아이돌. 한때는 프랑스 인형을 닮았다고 ‘인형준’이라 불리던 청년은 김완선과 윤수일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드디어 자신의 존재감을 시청자들에게 각인 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포기 하지 않고 자신에게 올 찬스를 노리는 그의 불꽃투지가 참으로 놀랍다. 권력의지 없는 그분 대신에 이 혈기왕성한 청년을 국회로 보낼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용례[用例]* 한겨울 추위 앞에서 원하는 바를 끝내 얻어 달콤한 보상을 맛보는 기염을 토했다.
* 장피엠의 득세를 꺾고, 옥녀시대가 먼저 주목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 이미지 실추의 협박 앞에서 그는 비풍초똥팔삼을 차례로 내던지는 기염을 토했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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