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배우 하정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 하정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 하정우가 영화 ‘백두산’을 통해 이병헌과 연기 합을 처음 맞췄지만 오랫동안 해왔던 것처럼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20일 오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백두산’에 출연한 배우 하정우를 만났다. 백두산 화산 폭발을 막는 작전에 투입된 조인창 대위 역을 맡은 배우 하정우는 이날 인터뷰에서 영화와 자신의 연기 활동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병헌은 이번 영화에서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 역을 맡았다. 하정우는 이병헌에 대해 “사색에서 얘기를 많이 나눴던 사이라 어떤 형인지, 어떤 연기 방식을 갖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한 첫 작품이지만 형과의 작업이 새롭다고 느끼진 않았다. 마치 전에 한 번 해봤던 거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두 캐릭터의 유쾌한 케미가 잘 드러나는 장면을 꼽아달라고 하자 “장갑차 신”이라고 했다. 극 중 리준평이 장갑차를 세우고 밖에서 용변을 보고 조인창은 수갑에 묶인 채 차 안에서 그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하정우는 “형이 먼저 찍고 나는 그 촬영분을 보고 다른 날 따로 찍었다. 촬영분을 보니 형이 시나리오에 MSG를 많이 쳤더라. 그래서 ‘그럼 나도 쳐야겠다’ 싶었다”고 전하며 즐거워했다. 이어 “장갑차 속의 그 다음 장면들은 순서대로 찍었는데 재밌었다. 감독님도 만족했고 병헌 형과도 결과물을 보고 현장에서 많이 웃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유쾌한 유머 감각을 갖고 있다. 둘 중 누구의 유머가 좀 더 대중적으로 통하는 것 같냐고 묻자 “각자 자기만의 유머코드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병헌 형의 유머가 좀 더 대중적인 것 같고 내 유머는 좀 더 마니아적인 것 같다. 더 좋고 나쁘고의 점수를 매기긴 어렵다. 나는 좀 더 마이너적인, 인디스러운, 독립개그 스타일이다”며 웃었다.

하정우는 최근 열렸던 ‘백두산’ 언론시사회에서 이병헌의 별명을 아직 지어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생각해본 별명들이 다 전형적이어서 (아쉬움에) 그렇게 늘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기머신’도 괜찮지 않나. 약간 이과의 느낌이 난다. 디스하는 게 아니다. 테이크마다 같은 에너지를 내기 때문이다. 내가 형에게 20대 같다고 했다. 그래서 열정까지 계산된 거 아니냐는 농담을 한 거다. 그 정도로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뭐 하나도 허투루 지나가는 법이 없다”고 치켜세웠다.

‘백두산’은 한반도를 집어삼킬 백두산 화산 폭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지난 19일 개봉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