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눈이 부시게’에서 준하 역으로 열연한 배우 남주혁. / 제공=드라마하우스
JTBC ‘눈이 부시게’에서 준하 역으로 열연한 배우 남주혁. / 제공=드라마하우스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된 걸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웃음)”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는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극본 이남규 김수진, 연출 김석윤)에서 이준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남주혁의 말이다. 마지막 회를 앞둔 19일 오후 서울 합정동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는 “결말은 모두 행복할 것이다. 스스로도 만족한다”고 밝혔다.

‘눈이 부시게’는 주어진 시간을 다 쓰지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찬란한 순간을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70대 노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색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남주혁은 극중 준하의 옷을 입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매끄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침울하고 어두운 모습부터 수줍은 매력까지 아우르며 극의 균형을 잡았다. 혜자 역의 배우 김혜자, 한지민과의 연기 호흡도 흠잡을 데 없었다.

“촬영하는 동안 준하의 삶을 계속 생각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힘들었어요. 마음이 아팠고, 안타까웠죠. 촬영하면서도 많이 울었고, 방송을 보면서도 울었습니다. 사전 제작이기 때문에 본방송을 놓치지 않고 다 봤어요.”

남주혁은 첫 등장부터 깊은 눈빛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그는 “감독님이 배우들이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최대한 극의 흐름을 따라가며 순서대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의 열연은 지난 11, 12일 방송된 9, 10회에서 가장 빛났다. 특히 10회는 혜자가 알츠하이머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배우 남주혁이 “‘눈이 부시게’를 통해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 제공=드라마하우스
배우 남주혁이 “‘눈이 부시게’를 통해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 제공=드라마하우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는 알츠하이머에 대해 상세하게 나와있지 않았어요. 초반에는 인지하지 못하고 연기했어요. 이후 감독님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알았습니다. 1회부터 9회까지 준하는 혜자의 상상 속 인물이라고요. 알츠하이머라는 사실보다 준하라는 인물이 워낙 안타까운 사연을 지녔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늘 마음이 아팠어요. 안타까운 상황을 생각하면서 대본에 쓰여진 대로 연기했고, 차근차근 감정이 쌓였죠.”

남주혁은 “제작발표회 때는 스포일러가 될까 봐 설명하는 게 무척 조심스러웠다”며 “말을 잘못할까 봐 지금까지 한 제작발표회 중 가장 떨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과거의 준하를 비롯해 현재의 요양원 의사 김상현까지, 1인 2역이었다. 이는 김혜자의 알츠하이머가 밝혀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에 제작발표회 당시 알릴 수 없었다.

“홍보관이 나오기 전과 후의 준하, 1970년대 준하, 요양원 의사 김상현까지 여러 역할을 연기했죠.(웃음)”

남주혁은 마지막 회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에게 “재미있게 봐달라”며 “끝까지 울고 웃을 수 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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