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KBS2 드라마 ‘죽어도 좋아’에서 이정화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정민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KBS2 드라마 ‘죽어도 좋아’에서 이정화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정민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2018년은 정말 행복하게 보낸 것 같아요. 5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해서 좋은 작품을 연달아 만났죠. 새해에는 여운이 길게 남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웃음)”

지난해 12월 27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죽어도 좋아'(극본 임서라, 연출 이은진 최윤석)에서 이정화 역을 맡은 배우 정민아의 말이다. 2018년의 마지막 날, 텐아시아와 만난 그는 한 해를 돌아보며 “목표를 다 이뤘다”고 뿌듯해했다.

1994년생인 정민아는 일곱 살 때 처음 연기를 시작했다. 드라마 ‘1%의 어떤 것’ ‘다모’ ‘패션 70s’ ‘신들의 만찬’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에서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맡았다. 12살 때 ‘패션 70s’에 출연하면서 연기의 맛을 알았고, 연기자가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중앙대 연극영화과에서 공부한 그는 지난해 8월 종영한 OCN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극본 이대일, 연출 이정효)로 오랜만에 다시 촬영장을 찾았다.

“5년 만의 복귀작이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중간 투입 인물인데도 선배님들이 다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죠. 긴장될 줄 알았는데 아주 편안하고 행복하게 찍었습니다. 촬영을 마치고 한숨도 못 잤어요. ‘언제 또 촬영장에 갈 수 있을까?’ 싶었죠”

배우 정민아는 “2018년에는 세운 목표를 다 이뤘다”며 환하게 웃었다. /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정민아는 “2018년에는 세운 목표를 다 이뤘다”며 환하게 웃었다. / 조준원 기자 wizard333@
기회는 금세 다시 찾아왔다. 지난해 9월 막을 내린 tvN ‘미스터 션샤인'(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출연을 제안받은 것이다. 정민아는 “김은숙 작가님을 워낙 좋아해서 주말에 1, 2회를 재미있게 봤는데 월요일에 연락을 받았다”며 “사전제작 드라마여서 찍을 때 앞 내용을 알 수 없어서 의아함도 있었지만 감독님, 배우 변요한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극 중 준영(장동윤)의 누나 역을 맡아 희성(변요한)과 로맨스를 보여줬다. 짧지만 극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미스터 션샤인’이 끝났을 때, 한 작품만 더 하고 올해를 마무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욕심일까 싶기도 했지만 ‘죽어도 좋아’를 만난 거예요. 살면서 목표를 다 이룬 건 올해가 처음이죠.(웃음) 2018년을 시작하면서 학교를 졸업하는 것과 작품 세 개를 만나는 걸 목표로 적어뒀거든요.”

무엇보다 ‘죽어도 좋아’에서는 실제 자신의 나이와 맞는 사회 초년생을 연기해 더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작품 활동을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한 인물의 감정을 길게 유지하면서 출연한 건 처음이어서 더 애정이 깊다”고 강조했다.

정민아가 ‘죽어도 좋아’에서 맡은 이정화는 MW치킨 마케팅팀 계약직 사원으로, 사회생활이 처음인 청년 역이었다. 주위의 눈치를 살피고 무슨 일이 있어도 웃으며 실제 사회 초년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직장 생활을 그리는 작품을 많이 찾아봤어요. 감독님의 전작인 드라마 ‘김과장’부터 다큐멘터리까지 봤죠. 다큐멘터리에서는 실제 직장인들의 책상 위 소품까지 볼 수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직접 소품을 준비해 세트장 제 책상에 두기도 했어요.(웃음)”

‘죽어도 좋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부당한 일을 당해도 참기만 했던 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회사의 변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을 때”라고 답했다. “계약직도 회사의 구성원”이라는 대사를 할 때는 동료 배우들에게 힘을 받으면서 연기했다고 한다.

회사 생활이 중심인 작품이기 때문에 강지환·백진희·공명·박솔미·류현경·인교진·김민재 등 출연 배우들과도 사이가 돈독했다.

배우 정민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정민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한 해를 ‘죽어도 좋아’로 마무리 짓고 나니까 더더욱 떠나보내기 싫은 마음이에요. 아직 끝났다는 게 실감나지 않고요.(웃음)”

낯을 많이 가리던 성격은 대학 생활을 하면서 달라졌다. 동기들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학교에서 하는 연극에 자주 참여했다. 정민아는 “그동안 배운 게 도움이 많이 된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연극에도 참여하고 싶고, 무엇보다 2019년에는 진득하게 감정을 유지하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노희경 작가님의 ‘그들이 사는 세상’이라는 드라마를 정말 좋아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열한 번 넘게 본 것 같아요. 볼 때마다 공감하는 부분이 달라지고, 내레이션은 항상 새로워요. 새해 목표는 여운이 오래 남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 운동과 책 읽기, 그리고 노희경 작가님 작품에 출연하는 기회도 왔으면 좋겠습니다.(웃음)”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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