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슈퍼키드 징고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슈퍼키드 징고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지난달 밴드 슈퍼키드의 징고가 첫 솔로음반을 발표했다. 미니앨범 ‘징고(ZINGO)’는 그 타이틀대로 징고, 스스로를 담았다. 자작곡으로만 트랙리스트를 꽉 채웠고, 실제 경험에서 우러난 가사와 그가 추구하는 장르로 한곡 한곡을 꾸렸다.

대중이 아는 밝고 활기찬 슈퍼키드의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 만난 그는 차분했다. “슈퍼키드로서 대중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 드려야한다는 책임감에, 정작 제 이야기를 놓칠 때가 많았다”고 그는 고백했다. 그래서 그만큼 고민을 쏟았고, 공을 들였다.

“‘징고’는 추운 겨울에 따뜻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앨범”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난방 앨범’이 되고 싶다는 너스레도 덧붙였다. 12월, 한결 차가워진 바람에 다시 듣는 ‘징고’가 더 따뜻하게 들리는 이유일 테다.

10. 지난달 발표된 솔로 앨범은 징고라는 이름으로 나온 첫 정식 앨범이다. 감회가 남달랐겠다..
징고: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공을 들인 앨범이다. 준비 기간만 3년 정도 걸렸다. 애착이 많이 가는 앨범이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10. 솔로 앨범을 발표하게 된 이유가 있나?
징고: 군대에 있을 때부터 (솔로 앨범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슈퍼키드라는 팀 안에서는 풀 수 없었던,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있었다.

10. 어떤 이야기인가?
징고: 정말 진솔한 이야기다. 슈퍼키드라는 이미지는 밝고 경쾌하고, 대중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드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정작 제가 고민하고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놓치는 일이 많더라.

10. 그 이야기를 하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징고: 슈퍼키드라는 이미지 말고, 대중이 저에게 기대하시는 방향이나 모습이 확실히 그려지지 않았다. 그런 고민이 있었다. 사실 슈퍼키드가 전 회사와 계약이 끝나고, 우리끼리 회사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즐거웠는데 점차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게 되더라. 징고라는 이름으로 여러 기획사에 데모를 돌리고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

10. 전곡이 자작곡이다. 개인적으로 ‘로드킬(Road Kill)’을 인상 깊게 들었다.
징고: 두 가지 모티브가 있었다. 슈퍼키드 초창기 때 로드킬 당한 고양이를 본 적이 있다. 스케줄을 해야 해서 고양이를 묻어주지 못했던 일이 한처럼 남았다. 시간이 지나서 제가 솔로 음원을 들고 수많은 기획사 문을 두드렸는데, 제 음악을 들어보지도 않았던 곳이 많았다. 무관심 속에 잊힌다는 자체가 슬프고 마음이 아파서 만든 노래가 ‘로드킬’이었다. 그때 제가 묻어주지 못한 고양이도 생각이 났다. 노래를 만들고 얼마 뒤에 운전하다가 로드킬 당한 고라니를 발견했다. 그때는 잘 묻어줬다.

10. 고양이도 하늘나라에서 징고의 마음을 알아줬을 거다. 징고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노래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징고: 아무래도 타이틀곡인 ‘널브러져’가 애착이 간다. 녹음이 가장 오래 걸린 곡이다. 감정 표현이나 섬세한 디테일을 필요로 하는 음악이었다. 음원 마스터링 과정에서 베이스 트랙이 빠지는 일이 벌어나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고.(웃음) 가사에 ‘헛된 희망’, ‘헛된 꿈’, ‘지키지도 못할 약속으로 사람 설레게 하지 마라’는 내용이 나온다. 역시 경험담이다. 앞서 앨범 발매가 두 번이나 어그러졌다. 사회에서 겪은 슬픔을 사랑에 빗대 표현한 곡이다.

슈퍼키드 징고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슈퍼키드 징고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최근 새 소속사에 둥지를 틀었다. 작업 환경은 어떤가?
징고: 소속사에서 저를 신뢰해준다. 제 음악을 듣고 너무 좋아해주고, 또 저를 이해해준다. 회사에서 집도 가깝고(일동 웃음) 가족 같은 분위기다. 사실 그 전에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아서 스스로 ‘길냥이’같은 느낌이 있었다. 쉽게 마음을 열지 못했다. 지금 소속사에서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펴 줘서 감사하다.

10. 확실히, 실제 성격은 차분한 편인 것 같다.
징고: 저희 팀 자체도 다들 슬픔이 있고 힘든 일도 있지만, 대중 앞에서만큼은 밝고 경쾌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반면 저는 외로움을 많이 타고, 우울할 때가 적지 않다. 물론 밝을 때는 또 한없이 밝다.(웃음)

10. 우울하고 힘들 때는 어떻게 극복하나? 음악으로 이겨내는 건가?
징고: 음악 창장만으로 해소가 될 때도 있지만, 사실 힘들다.(웃음) 음악으로 받은 상처를 음악으로 다시 메운다는 것 자체가 힘들다. 지금도 ‘내가 음악 자체를 사랑하는 건가’라는 의무을 품을 때가 있다. 그렇지만 여태 음악을 해온 것 보면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거다.

10. 그렇다면, 음악 말고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징고: 운동을 좋아한다. 농구를 특히 좋아한다. 몇 개 팀에서 뛰고 있다.

10. 슈퍼키드와는 다른, 징고의 색깔은 무엇일까?
징고: 찾고 있는 중이다. 나다운 게 뭘까? 음… 찾고 있다.(웃음)

슈퍼키드 징고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슈퍼키드 징고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그럼 징고가 추구하는 음악은 어떤 음악인가?
징고: 소울, 펑키, 신스 팝을 좋아한다. 그르부감이 있는 음악. 메시지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진실한 음악이 좋다. 또 유치하지 않은 것? 사랑은 유치할 수밖에 없지만, 그걸 유치하지 않게 전달하는 것이 제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10. 아티스트 징고의 강점은 무엇인가?
징고: 감성이 강점이다. 독특한 감성을 가지고 있는데, 복자하지 않다. 소년 같기도 하고, 진부하지 않은 매력이 있다. 제 입으로 말하기는 쑥스럽지만.(웃음)

10. 2011년, 입대 전에 솔로곡을 냈었다. 그때와 지금의 음악에 달라진 부분이 있나?
징고: 그때는 정말 음악에 대해 몰랐다. 잘하시고 훌륭하신 분들이 너무 많아, 어디 가서 음악한다는 티도 안 냈다. 그리고 5년 정도를 엄청 노력했다. 이제는 제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구분점을 알게 됐다. 제 체형에 맞는 옷, 저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찾게 됐다.

10. 슈퍼키드 멤버들도 앨범 작업에 도움을 줬나?
징고: 그게 엄청 고맙다. ‘느닷없이 걔’는 멤버 헤비포터가 곡을 줬다. 멤버들이 항상 코멘트를 해준다. 주위에 음악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이번 앨범을 내기 전에 많이 힘들었었는데, 그때마다 ‘음악 좋으니 꼭 내자’면서 직접 여기저기 알아봐주고 했다.

10. 이번 활동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징고: 누군가에게, 징고의 있는 그대로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 어려운 것 같다.

10. 아티스트 징고로서 꿈은?
징고: 늘 신선했으면 좋겠다. 참신한 사고와 소재의 음악을 하고 싶다. 항상 맑고 깨끗한 느낌을 갖길 원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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