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MBC ‘서프라이즈’ 방송화면 캡처
사진=MBC ‘서프라이즈’ 방송화면 캡처
여전히 악어의 공포는 계속되고 있다.

4일 오전 방송된 MBC ‘서프라이즈’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악어 농장’을 조명했다.

과거 한 기자는 로스앤젤레스의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 속 사진을 보고 경악했다. 1940년대 촬영됐다고 알려진 사진에는 악어와 사람들의 한데 어우러진 모습을 담고 있었다.

전문 사육사가 아닌 평범한 시민들이 악어를 타고 사진을 찍었고, 또 악어떼가 득실 거리는 곳에서 피크닉을 즐기기까지 했다. 맨몸으로 악어와 포옹하는가 하면, 악어의 입을 맨손으로 잡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사진이었다. 어린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악어떼 앞에 홀로 서 있기까지 했다.

이는 합성이 아닌 실제 악어 농장에서 촬영된 것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1904년, 프랜시스와 조는 1000여 마리의 악어를 구입해 악어 농장을 개장했다. 안전하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입장료만 내면 누구든 관람이 가능했다.

악어 농장은 미 전역에서 화제로 떠올랐고,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룰 만큼 인기를 끌었다. 관광객은 맨손으로 악어를 만지고, 악어떼 속으로 스스럼없이 들어갔다. 아이들을 악어 등에 태우기도 했다.

하지만 악어는 어떠한 훈련도 받지 않았다. 야생 그대로의 상태였기 때문에 언제든지 사람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프랜시스와 조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데만 열중했다.

어느 날 악어가 관광객을 공격, 다리에 큰 부상을 입었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계속됐다.

뿐만 아니라 1930년 홍수로 농장이 침수, 수백 마리의 악어가 농장 밖으로 탈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주택가에 출몰해 사람들을 공격하기까지 했다. 당시 신고 전화만 100여 건이 넘었다고 전해진다. 평화롭던 도시는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고, 악어는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

캘리포니와와 정반대에 위치한 뉴욕에서도 악어 괴담이 돌기 시작했다. 하수구에 악어가 살고 있다는 것. 당시 악어 농장에서는 새끼 악어를 판매했고, 가장 인기 있는 상품으로 떠올랐고, 특히 뉴욕 부유층들이 많이 구입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키우기 힘들다는 이유로 변기에 흘려보냈다. 사람들은 공포에 떨었고, ‘하수구 괴담’이 나오게 된 것이다. 1935년, 실제 뉴욕 외곽의 하수구에서 길이 2M가 넘는 거대 악어가 발견됐다.

악어를 두려워하면서, 악어 농장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농장은 1953년 개장 46년 만에 문을 닫으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사람들의 공포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이를 모티브로 한 영화 ‘앨리게이터’가 제작되기까지 했다.

‘악어 농장’의 공포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2001년 플로리다 하수구에서 길이 3M가 넘는 악어가 발견된 것. 미국에서는 여전히 악어의 공포에 떨고 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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