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잔나비 / 사진제공=페포니뮤직
잔나비 / 사진제공=페포니뮤직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10. 일주일에 4~5일은 계속 작업실에 있는다고 들었는데, 그럼 어디서 영감을 받는 편인가.
김도형: 일주일에 8일 있는 것 같다.(웃음) 3~4일만 작업실에 있는다든가 하면 불안하다. 그래서 지난 추석 때 멤버들끼리 떨어져 있으면서 이래도 되나 싶었다. 오늘 모이지 않으면 왠지 ‘잔나비’란 이름이 사라질 것 같고.(웃음)

최정훈: 기분 좋은 강박관념인 것 같다. 우리는 정말 음악을 사랑한다.

김도형: 아침에 밥 먹고 나면 자연스럽게 모인다. 영감 같은 경우에는 우린 ‘영감님’이라고 부른다.영감님이 찾아오신 친구는 뭘 해도 예민해질 수 있기 때문에 멤버들이 다 이해를 해주고 안 건드린다.(웃음)

최정훈: 개인적으로는 어두운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얻을 때도 있다. 영감님이 오시면 마치 시인이 된 것처럼 오그라드는 말을 해도 서로 다 이해를 해준다. 그렇게 던지는 엉뚱한 이야기 속에서 영감과 우리만의 캐릭터들을 캐치해낸다.

10. 이번 정규 앨범 인트로 곡은 특별히 테이프레코딩으로 작업했다고 가수 김창완이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서 언급되기도 했다.
최정훈: 소리의 결 때문에 혼났지만 또 할거다.(웃음) 선생님께 혼났지만 아직도 그 질감도, 테이프레코딩 과정도 좋기 때문에.

10. 그런 아날로그 감성은 잔나비만의 매력이기도 하다.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
최정훈: 좋은 것이 좋은 거라고, 이유는 없다. 옛날부터 앨범으로 내기를 갈망해오던 음악적 색채이기도 하다. ‘몽키 호텔’ 시리즈는 단계적인 앨범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 머릿 속에 구상하고 있는 사운드가 또 있다.

10. 어떤 스타일인가.
최정훈: 전반적으로 좀 더 우울하고 음악적으로 성숙한 느낌일 것이다.

10. 날씨가 꽤 쌀쌀해졌다. 요즘 같은 가을날 들으면 더 매력적인 정규 앨범 수록곡은.
장경준: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지금 듣기 제일 좋은 것 같다. 걸어 다니면서 들어도 기분이 오묘해지는 곡이다.

10. 멤버들끼리 다투면 ‘사랑해’라고 말하고 화해하는 전통이 있다고. 지금까지 큰 싸움 없이 끈끈한 결속을 보여준 잔나비만의 또 다른 비결이 있다면.
장경준: ‘사랑해’가 가장 효과가 좋다.(웃음) 단독 공연이 잡힐 때는 단체 합숙을 시작하는데, 저녁마다 정훈이가 단상에 올라가 회의를 연다. 그리고 그날 있었던 일, 마음이 상했던 일부터 오글거리는 말까지 털어놓는 것이 우리만의 대화법이다.

10. ‘아무리 바빠도 이것만은 한다’는 일이 있나.
유영현: 굉장히 사소한 거지만 정훈이랑 커피를 자주 마신다. 그냥 커피 한잔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뭔가 해소가 많이 되는 것 같다. 음악적 재료도 얻고.

윤결: 정해진 량의 연습을 하는 것.

장경준: 유튜브에서 보고 싶었던 베이시스트의 영상이나 공연, 새로운 악기 영상 등을 찾아 본다.

김도형: 맞다. 유튜브는 세계 최고의 선생님이다. 어렸을 때 유튜브 덕분에 음악을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립 영상이 너무 궁금해서 봤는데 충격으로 다가오면 거기에 빠지면서 배워가는 것이다.

10. 버스킹 가고 싶은 나라나 참여하고 싶은 외국 뮤직 페스티벌이 있다면.
최정훈: 체코 등 유럽 등지나 영국에 가보고 싶다. 비틀즈를 너무 좋아해서.

장경준: 아일랜드에 가보고 싶다. 해외 페스티벌은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가장 작고 초라한 무대라도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 연주할 수 있다면 기분이 너무 좋을 것 같다.

10. 공연할 때 관객과의 호흡이 좋은 것으로도 유명한데 기억나는 관객이 있나.
잔나비: 코피를 흘렸던 분이 있다. 부끄러워 하면서 휴지로 틀어막고 재밌게 놀았다고 말했는데 너무 귀엽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다.

10. ‘잔나비가 한 단계 성공했구나’하고 느꼈던 순간이 있었다면.
유영현: 아침에 지방에 사는 친구한테 문자가 왔는데 지인 분이 프로필 사진도 잔나비로 해놓고 너무 팬이라면서 사인 CD 보내달라고 부탁했을 때. 처음에는 중국집에서 짜장면 먹으면서 “홍대 가서 음악 한번 해볼래”라고 시작했던 것이 벌써 지방까지 퍼져 나가다니 놀라웠다.

최정훈: 그런 소식이 들려오면 신기하다. 우리가 열심히 했던 그대로를 받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유리 천장은 없다고 느낀다. 하는 만큼 되니까 세상은 아직 살 만하구나, 노력하는 삶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고 느낀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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