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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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솔직할 줄 몰랐다. 첫 질문의 마침표가 끝나기도 전에 예성은 자신의 이야기를 깊이 풀어냈다. 2013년 군 입대 전부터 준비했던 솔로 앨범 이야기, 공익근무와 3년 공백의 괴로움, 솔로 데뷔곡 ‘문 열어봐’의 아쉬운 음원 성적 등 스스로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이야기까지도 예성은 먼저 꺼냈다. 마지막에 “행복하게 노래하겠다”고 각오를 전하는 예성의 모습이 상처를 딛고 정상을 지켜온 슈퍼주니어의 모습과 닮았다.

예성은 지난 19일 첫 솔로 앨범 ‘히어 아이 엠(Here I Am)’을 발표했다. 4년 전부터 준비했던 솔로 앨범이다. 예성은 항상 팀이 먼저라고 생각해 솔로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섣불리 꺼내지 못했지만, 공익근무 시절 막내 멤버 규현이 솔로 데뷔곡 ‘광화문에서’ 성공하는 것을 보고 솔로에 대한 열망을 키웠다. ‘광화문에서’는 원래 예성, 려욱, 규현의 유닛 슈퍼주니어-K.R.Y의 곡. 예성은 자신이 불렀던 곡이 규현의 솔로곡으로 탄생되는 것을 보고 그도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싶다 생각했다. 예성 음악의 출발은 공감이었다. 예성은 최근 한 음악방송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자신의 앨범을 소개했다.

“솔로를 낸 규현이를 보고, 그 뒤부터 작업을 더 열심히 했어요.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느끼고, 상상하고, 생각하고, 경험했던 것들을 위주로 노래를 썼어요. 사람을 잘 안 만나는 성격이긴 한데, 너무 생각이 많아서 문제예요. 그 생각들을 사소하게 많이 담았어요.”

예성의 솔로 앨범에는 그동안 예성이 슈퍼주니어 앨범과 솔로 OST곡에서 보여줬던 호소력보다 부드러운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예성의 자작곡이자 콘서트를 통해 공개됐던 ‘어떤 말로도’, 예성이 팬을 생각해 직접 노랫말을 지은 ‘달의 노래’가 눈길을 끈다. 예성은 “나는 슬픈 발라드보다 행복하고 미디엄 템포를 많이 듣는다”며 “예전에는 알앤비나 록을 많이 들었다면, 지금은 인디 음악, 커피소년, 어쿠스틱콜라보, 치즈 같은 편안하고 쉽게 공감하는 노래를 듣고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타이틀곡 ‘문 열어봐’는 예성의 자작곡으로, 예성 특유의 애절한 보컬이 돋보이는 발라드곡이다. 예성은 “원래 만들어졌던 노래는 조금 더 가성이 많고, 가사도 솔직했고, 슬픔을 많이 표현한 노래다”며 “편곡을 하면서 회사가 저의 장점인 호소력을 살리길 원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도 더 예쁘게 소리 내고 싶어 앨범 자체에 그런 노래를 담았는데 타이틀곡은 조금 더 사람의 심리를 자극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편곡하게 됐다”며 “편곡을 듣고 정말 좋아서 녹음할 때는 삘을 받아서 했는데 라이브를 하려니 힘들다”고 웃기도 했다.

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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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성은 이번 컴백을 앞두고 몸무게를 7kg 감량하는 등 자기 관리에도 빼어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해 12월 한 잡지 화보를 촬영하면서 모니터한 결과, 감량을 결심했다고. 현재 몸무게를 55kg이라고 밝힌 예성은 몸은 많이 말랐지만, 얼굴을 보기 좋다며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1집 때의 경험이 예성의 현재를 만들었다.

“얼굴 붓기에 신경을 많이 써요. 1집 때도 얼굴이 부어서 ‘트윈스’와 ‘미라클’ 뮤직비디오에는 제 원샷이 하나도 없어요. 신인 때는 큰 아픔이었어요. 당시 슈퍼주니어처럼 많은 인원수의 그룹이 처음이기도 했고.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1집 6개월 동안 눈물을 흘리며 탈퇴한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하하. 지금은 ‘자기 관리의 신화’라고 말을 들어서 조금이라도 관리 못한 모습을 보여드릴까봐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체지방이 거의 없어요.”

그의 노력이 깃든 첫 솔로 앨범이지만, 아쉽게도 음원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예성은 “미약하게 시작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생각보다 음원 순위가 낮아 사람들이 모르는 것 같아 속상했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OST가 잘됐던 것 같은데 ‘내가 많이 잊혀 졌구나’, ‘활동을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 ‘신인의 마음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앨범 준비하면서 고마웠던 사람이 많아 보답하자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노래가 잘 홍보되더라도 노래가 별로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입소문을 타서 좋다고 이야기하는 게 더 좋아요. 소중한 사람들, 기다려준 사람들을 위해 더 행복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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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멤버들도 예성에 힘을 보탰다. 예성은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고, 군대에 있는 동생들도 전화해 줬다”며 “차트가 아쉬워서 조금 속상하긴 하지만, 나도 속상한데 주위 사람들이 더 속상해 하는 것을 보고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 같은 아쉬움이 예성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그가 발표할 앞으로의 음악을 기대케 했다. 솔로 신인 가수 예성의 출사표다.

“18세 때 가수의 꿈을 안고 SM에 들어갔어요. 정말 행복하게도 좋은 멤버들을 만나 끊임없이 성공가도만 달려 사소한 소중함을 모르고 지냈어요.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그 소중함을 많이 느끼고 있고, 팬들과 멤버들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어요. SM에 들어온 지 16년이 됐는데 16년 동안 꿈꿔온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 나왔어요. 그런데 아직 다 공감이 되지 않은 것 같아요. 조금씩 더 열심히 할 테니 여러분들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어요. 행복하게 노래하겠습니다.”

박수정 기자 soverus@tenasia.co.kr
사진.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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