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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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수 김신혜 씨의 재심이 18일 결정된 가운데,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친부 살해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0년 3월 7일 새벽 4시, 전라남도 완도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50대 남성의 시체가 발견됐다.경찰은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를 저는 장애인 남성의 살해 용의자로 가족을 의심했다. 이에 당시 23세였던 큰딸 김신혜 씨와 김씨의 남동생, 여동생이 용의선상에 올랐다. 김씨는 오래 전 아버지와 이혼한 어머니 대신 동생들과 조부모를 부양하며 사실상 가장역할을 해왔다.

김씨는 다음날 자정쯤 고모부와 함께 완도경찰서에 갔다가 곧바로 체포됐다. 김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 술에 수면제를 타 살해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범행동기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당한 성폭행이었다.

하지만 김씨가 자백을 뒤집으며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후 김씨는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했지만 2001년 무기징역형이 확정됐고 15년 째 복역중이다. 당시 판결문에는 “김씨가 아버지에 대한 교통사고 보험 8개를 가입하고, 8억원을 타내려 했다”라고 전했다. 김씨가 3월 7일 새벽 1시 아버지에게 양주와 수면제 30알을 ‘간에 좋은 약’이라고 속여 줬다는 것이다.

김씨는 15년 동안 줄곧 결백을 호소했다. 아버지가 자신을 성추행했다는 진술은 고모부가 시킨 일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한 동생들 역시 김씨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사건의 숨겨졌던 이면이 드러나면서 지난 1월 28일 대한변협 인권위 법률구조단 재심지원 변호사들은 사건 당시 김신혜 씨에 대한 수사가 위법했다는 이유 등으로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에 18일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은 김신혜 씨 재심청구 사건에 대한 기일을 열고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그러나 사실상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한 항고·재항고, 재심 재판, 그에 대한 항소·상고의 과정이 남아있어 진실 규명 작업에는 수년이 더 걸릴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손예지 인턴기자 yejie@
사진.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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