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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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걸스데이가 9일 데뷔 4주년을 맞이했다. 올해 지난 1월 3일 발표한 ‘썸씽(Something)’으로 명실상부 대세에 오른 걸스데이는 오는 13일 생애 첫 단독 콘서트도 개최하며 뜻깊은 해를 보내고 있다. 이어 14일에는 썸머 스페셜 미니앨범도 발표할 예정으로 데뷔 4주년을 기념하는 행보를 활발히 이어간다.

걸스데이는 이제 음원차트 1위, 음악방송 1위 타이틀을 모두 거머쥔 대세 걸그룹 중 하나지만,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가장 우여곡절이 많았던 팀 중 하나다.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대형기획사 소속도 아니고, 멤버 교체 경험도 있는데다 열애설에도 휩싸인 바 있다. 또한, 급격한 콘셉트 변화를 꾀했던 그룹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정상에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어떤 콘셉트든 걸스데이만의 매력을 녹아내려 노력했기 때문. 걸스데이의 컴백과 4주년을 기념해 걸그룹 변신과 성공의 교과서를 만든 걸스데이 지난 발자취를 되돌아봤다.

# 5인조 걸스데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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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데이는 지난 2010년 7월 9일 ‘갸우뚱’으로 데뷔했다. 첫 싱글에서 유라와 혜리는 없었다. 유라와 혜리는 원년 멤버였던 지선과 지인이 탈퇴한 이후 같은 해 10월 ‘잘해줘봐야’ 때부터 걸스데이에 합류했다. 걸스데이는 이때, 많이 아이돌 그룹이 데뷔 초기 흔히 겪는 시행착오의 시기를 지낸다. ‘갸우뚱’은 콘셉트부터 무대 의상까지 정말 갸우뚱했으며(각설이돌), ‘잘해줘봐야’에서는 다리 찢기 퍼포먼스도 가미하면서 나름대로 성숙한 여전사 이미지를 드러내려 했다. 호응은 크지 않았다. 그나마 유라가 혜리가 합류한 진정한 데뷔곡 ‘잘해줘봐야’에서 민아와 소진의 시원한 라이브를 들을 수 있다. ‘썸씽’보다 더 시원하게 지르는 소진의 모습은 걸스데이가 실력만큼은 갖췄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한다.

시행착오의 시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잘해줘봐야’ 이후 2011년 3월 발표한 ‘반짝반짝’으로 귀엽고 상큼한 콘셉트를 들고 나와 벅스, 네이버 뮤직 등에서 음원순위 1위도 기록하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걸스데이는 ‘반짝반짝’에서 ‘하지마 하지마 마마마마 마마마마’ 부분의 애교와 앙탈을 부리는 맘맘마 춤으로 단숨에 대중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후 2011년 7월 ‘한번만 안아줘’에서 상큼함에 청순함을 곁들여 청순돌의 계보를 걷기 시작하는 듯 보였다. ‘한번만 안아줘’ 뮤직비디오는 10가지 버전으로 공개됐는데 게임 버전 뮤직비디오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연상시켜 제대로 남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했다. 만약 지금의 걸스데이가 이러한 형식을 다시 선보인다면 어떻게 될까.

이 시기 민아의 활약은 대단했다. 쳐진 눈과 강아지상 얼굴이 귀여운 콘셉트와 맞아 떨어져 뭇 남성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게다가 후반부 클라이맥스를 아주 편안한 얼굴로 시원하게 내지르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였다. ‘반짝반짝’에서 마지막 ‘멀어질까 두려워~~~↗’라고 지르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숨이 트인다. 민아는 이때부터 걸스데이의 인지도를 담당하며 걸스데이의 성장을 이끄는데 앞장섰다. 하지만 걸스데이는 ‘오 마이 갓’에서는 다시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재정비가 필요했다.

# 4인조 걸스데이, 섹시 변신의 키워드를 제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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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걸스데이는 멤버 지해가 탈퇴하고 4인조로 재정비돼 ‘나를 잊지 마요’를 발표한다. 이때부터 걸스데이는 ‘기대해’부터 시작되는 섹시함을 위해 조금씩 성숙한 모습의 물꼬를 튼다. ‘나를 잊지 마요’는 팬들 사이에서도 명곡으로 꼽히는 곡 중 하나. ‘반짝반짝’ ‘한번만 안아줘’를 작곡한 남기상 작곡가와 걸스데이의 콤비를 엿볼 수 있고, 아날로그적 멜로디가 성숙한 느낌을 자아내면서 걸스데이 보컬의 매력을 잘 담아냈다. 만약 ‘오 마이 갓’ 이후 바로 ‘기대해’를 발표했다면 섹시에 대한 비난이 더욱 컸을 수도 있다. ‘나를 잊지 마요’에서 보여준 걸스데이의 실력과 또 다른 매력은 ‘기대해’를 잇는 전초전이 됐다.

2013년 3월 걸스데이는 자신들의 첫 정규 앨범을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섹시 콘셉트로 발표한다. ‘기대해’의 멜빵춤은 수위 논란까지 불러일으킬 정도로 화제를 모았고, 흥행으로 이어졌다. 걸스데이는 ‘기대해’로 SBS ‘인기가요’ 1위 후보에 오르며 음원도 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해 다시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했다. 단순히 섹시 논란이 상승세를 만든 것이 아니었다. 제 옷을 찾아 입은 듯 4명의 멤버가 각양각색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민아뿐만 아니라 나머지 세 멤버도 잠재력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이후 정규 1집 리패키지 앨범을 발표하고, ‘여자대통령’으로 활동한 걸스데이는 음원차트 1위(멜론 2위)는 물론, SBS ‘인기가요’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오르게 된다. ‘기대해’와 ‘여자대통령’까지 연이어 히트를 기록하며 걸스데이는 ‘반짝반짝’으로 반짝했던 걸그룹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며 ‘썸씽’ 대박의 기초를 마련한다.

‘기대해’와 ‘여자대통령’으로 걸스데이는 귀여움에서 섹시로 가장 성공적으로 변신한 걸그룹 중 하나로 꼽히지만, 걸스데이의 섹시가 ‘무조건 벗는다’는 선정성과는 확실히 거리가 있다는 점을 짚어줘야 한다. 걸스데이 ‘기대해’의 스타일링은 다리 끝까지 꽁꽁 싸맨 긴 바지였고, ‘여자대통령’은 핫팬츠지만 제복 스타일링을 가미해 선정적이지 않았다. 논란이 아니라 콘셉트와 이를 소화하는 걸스데이의 실력으로 1위를 거머쥔 것이다.

# 대세 걸스데이, 이제 변신이 아닌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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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데이를 진정한 대세에 올려놓은 ‘썸씽’에 대해서는 어떤 수식어가 더 필요할까.음악방송 6관왕, 2주 연속 멜론 주간차트 1위 등 가시적인 성과뿐만 아니라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는 막방 1위를 달성하면서 롱런의 조짐까지 증명했다. 1월 발표된 ‘썸씽’은 7월 현재 여전히 음원차트 순위권에 위치해있다.

‘여자 대통령’의 첫 1위는 사실 소속사의 철저한 기획과 계산 그리고 팬덤의 영향으로 탄생된 선물이었다. 반면 현재도 사랑받는 ‘썸씽’은 대중이 만든 결과물이다. 걸스데이는 이제 흔한 섹시 걸그룹 중 하나가 아니라 인정받은 걸그룹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걸스데이는 섹시 걸그룹의 정석이 된 것일까. 아니다. 14일 발표되는 신곡 ‘달링’은 ‘썸씽’에서 보여준 고혹적인 섹시와는 또 다른 매력을 담는다. 소진은 최근 텐아시아와 만남에서 “상큼하고 예쁜데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섹시함이 담길 것 같다”며 “섹시한 콘셉트도 소화했으니 많은 콘셉트를 소화할 수 있는 친구들이라는 느낌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한 바 있다. 이제 변신이 아닌 걸스데이의 매력을 바탕으로 한 진화를 예고한 것이다.

시행착오와 귀여운 콘셉트의 반짝 성공 그리고 섹시 변신까지 걸스데이가 제시한 변신의 교과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걸스데이의 4주년이 보여주듯 실패에도 낙담하지 말고, 성공에도 안주하지 않는 끊임없는 노력에 있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SBS ‘인기가요’, MBC ‘쇼!음악중심’ 캡처, 혜리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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