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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앤 버치는 공연 중에 계속 조명을 어둡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엔지니어가 계속 불을 환하게 밝히자 버치는 “난 뱀파이어”라며 조명을 계속 어둡게 해주길 간곡히 부탁했다. 이런, 조명을 낮추면 당신의 미모가 잘 보이지 않잖아. 하지만 어둠 속에서 버치의 목소리는 더욱 잘 들려왔다. 그리고 음악은 버치를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하더라. 30일 예스24 무브홀에서 단독공연을 가진 다이앤 버치를 만났다. 작년에 5년 만에 발표한 새 앨범 ‘스픽 어 리틀 라우더(Speak A Little Louder)’를 비롯해 그녀의 근황에 대해 물었다.

Q. 2010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공연 이후 4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첫 단독 내한공연이기도 하다. 소감이 어떤가?
다이앤 버치: 한국에 다시 오게 돼 너무 좋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매력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은데 시간이 촉박해 아쉽다. 스파에 가보고 싶다.

Q. 오늘 공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다이앤 버치: 늘 그렇지만 재밌는 공연이 됐으면 좋겠다. 1집 ‘바이블 벨트(Bible Belt)’와 새 앨범 ‘스픽 리틀 라우더’의 곡을 골고루 연주한다. 신곡을 팬들이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한국 팬들이 SNS를 통해 신청곡을 하기도 했다. 최대한 팬들이 좋아하는 곡을 들려주려 한다.

Q. 새 앨범에는 아델의 프로듀서 에그 화이트를 비롯해 듀란 듀란의 베이시스트 존 테일러, 루츠의 드러머 퀘스트러브 등 거물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다이앤 버치: 존 테일러, 퀘스트러브 등과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 2집에서는 내가 프로듀서로써 음악 전반을 컨트롤하는 부분에 신경을 썼다. 1집의 연주자들이 2집에도 그대로 참여를 했기 때문에 사운드 적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 1집보다는 더 다양한 스타일을 들려주려 노력했다.

Q. 2집은 1집에 비해 보다 아티스트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 같다.
다이앤 버치: 그렇게 들린다면 기분이 좋다. 1집에서는 대중적으로 간 부분이 있다. 이번에는 보다 창조적인 음악을 해보려 했다. 레이블에서는 너무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난 뮤지션은 팬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 개인적인 요소를 다루는 것을 그들도 좋아하리라 생각한다. 이번에는 앨범 명처럼 나의 더 큰 목소리를 들려준 것 같다.

Q. ‘스피크 어 리틀 라우더’를 만드는데 있어서 당신의 주변 상황이 끼친 영향이 있다면?
다이앤 버치: 가장 컸던 일은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신 거다. 이 앨범은 소중한 사람들과의 이별에 관한 앨범이다. 지극히 개인정인 감정을 많이 담은 앨범이다. 가장 개인적인 감정이 담긴 곡은 ‘잇 플레이즈 온(It Plays On)’이다. 낮에 이 곡을 쓸 때까지만 해도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에 대한 곡이었다. 그런데 그날 밤에 아버지가 암에 걸리셨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래서 당초 연인과의 이별을 다룬 이 곡이 아버지와의 이별을 맞이하는 곡으로 바뀌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일은 내가 겪은 일 중 가장 슬픈 일이었다. 이 곡이 이번 앨범을 대변하는 곡이다.

Q. 그 외에 앨범에서 특히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다이앤 버치: ‘스픽 어 리틀 라우더’ ‘슈퍼스타스(Superstars)’ ‘프리티 인 페인(Pretty In Pain)’ 등이 좋다. ‘스픽 어 리틀 라우더’는 스튜디오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곡이다. ‘슈퍼스타스’ ‘프리티 인 페인’은 들을수록 애착이 가는 곡들이다. 원래 레이블에서는 6곡 정도의 EP를 원했는데 난 최대한 많은 곡을 넣고 싶었다. 미국에서 발매된 오리지널 앨범에는 16곡이 담겼는데(한국판은 13곡), 거기에도 아끼는 곡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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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신인 시절 카페와 클럽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던 다이앤 버치를 프린스가 발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이앤 버치: 비버리힐즈 호텔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었는데 프린스가 다가왔다. 원래 호텔에서는 정장을 입은 나이 든 분들이 피아노를 연주하곤 하는데 어린 소녀가 연주하고 있으니까 궁금해 했던 것 같다.

Q. 다이앤 버치의 미모 때문에 프린스가 다가온 것은 아닐까?
다이앤 버치: 프린스는 아티스트를 픽업하는 능력이 특출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내 외모 때문에 다가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세상에 아름다운 여성은 많지 않나? 굳이 나에게?

Q. 외모가 부각되는 것이 섭섭하지는 않나?
다이앤 버치: 내 외모가 음악을 가리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패션과 같은 외적인 요소들에 관심이 많지만, 그것은 겉으로 보여지는 것일 뿐이다. 내적 요소가 중요하다. 내 내적인 면을 대변하는 것은 바로 음악이다.

Q. 공백 기간 동안 아버지의 죽음, 연인과의 이별 등 많은 일들이 있었다. 혹시 슬럼프가 오지 않았나?
다이앤 버치: 개인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별과 같은 큰 상처는 아티스트에게 소중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런 일들이 아티스트로써 성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그 동안 아티스트로써 어떻게 앞으로 나가야 할지 고민도 많이 했다. SNS를 통해서 세계의 팬들과 교류를 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내 음악이 단지 내 것이 아니라 많은 팬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음악을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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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앨범 속지를 보면 피아노 위에 토드 룬드그렌, 세르주 갱스부르, 바우하우스, 조지 해리슨 등의 앨범재킷과 사진이 걸려 있는 사진이 있다.
다이앤 버치: 내가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찍은 사진이다. 지금은 이사를 해서 이 사진을 볼 때마다 옛 생각이 난다. 바우하우스는 내가 어린 시절에 정말 좋아했던 뮤지션이다. 내가 처음 데뷔했을 때 많은 이들이 캐럴 킹의 ‘태피스트리(Tapestry)’와 비교를 하곤 했지만, 사실 난 고스(goth) 음악 장르의 열렬한 추종자였다. 그래서 바우하우스, 시스터 오브 머시, 조이 디비전, 큐어와 같은 밴드들의 음악을 열심히 들었다. 그 후로는 뉴 웨이브, 모타운 등의 음악을 좋아했다. 토드 룬드그렌은 정말 천재다. 세르주 갱스부르의 음악에는 스트링 어레인지 부분을 좋아했다. 사진에 있는 뮤지션들은 나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뮤지션들이다.

Q. 다이앤 버치는 미시간에서 태어나 선교활동을 하는 부모를 따라 짐바브웨, 호주로 이주해 유년시절을 보냈다. 지금은 공연을 하러 세계를 돈다.
다이앤 버치: 어렸을 때에는 늘 이사를 다녀서 외롭게 지냈다. 친구들에게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이사를 다니곤 했다. 하지만 외롭게 보낸 시간들이 상상력, 창의력인 면에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외로웠던 시간을 음악을 해소하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

Q. 음악 외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다이앤 버치: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모든 일들은 사랑을 하기 위해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에 대한 사랑, 친구에 대한 사랑, 연인에 대한 사랑. 모든 것에 사랑이 중심이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워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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