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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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희 인터뷰 10분 전, 정말 떨렸다. 애프터스쿨 때부터 보여줬던 리더로서의 카리스마, ‘센 언니’로서의 이미지 등. 가희라는 사람 자체가 갖고 있던 에너지에 괜히 주눅 들진 않을까 걱정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10분 뒤,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가희는 미소를 가득 품은 선량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자 쌓여 있던 오해들이 풀어졌다.

가희는 프로였다. 사진 촬영이 시작되자 선량한 미소는 사라지고 카리스마가 생겼다. 무대 위에서도 변신하는 것도 마찬가지. 가희는 자신이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으면서 쉬지 않고 노력하고 있었다. 스스로 애프터스쿨 때와는 달라졌다고 인정하는 그는 애프터스쿨 졸업 이후 첫 앨범을 발표할 때까지 1년 8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보냈다. 가희의 이번 미니앨범은 ‘후 아 유?(Who are you?)’라는 앨범 이름과 ‘잇츠 미(It’s me)‘라는 타이틀곡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진정한 가희를 담은 앨범이다. 앨범 작업은 백지에서 시작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일종의 자아 찾기 여행이었다. 그 여행을 끝내고, 자신만의 그림을 완성한 가희는 객관적인 성적을 떠나 정말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많이 쉬고, 많이 연습하고, 때론 아프기도 했던 공백기를 보낸 가희는 더 이상 무대 위를 뛰어놀던 ‘센 언니’가 아니었다. 한 층 차분해진 모습이었지만, 뿜어내던 카리스마는 더욱 짙어진 가희 그 자체였다.

Q. 정말 오랜만에 가수로 무대에 섰다. 먼저 소감이 어떤가?
가희: 신인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고 시작한 앨범이라 마음은 그냥 재미있고 설?다. 컴백 무대 때 안 떨릴 줄 알았는데 정말 떨리더라.

Q. Mnet ‘엠카운트다운’ 첫 컴백무대가 인상 깊었다. 실제 ‘잇츠 미’ 뮤직비디오와 거의 똑같은 콘셉트로 무대를 꾸몄더라.
가희: 신경을 잘 써주셔서 임팩트가 셌다. 감독님들이 서로 뭘 해야 하냐며 방송국마다 아이디어를 내주셔서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Q. 애프터스쿨 졸업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뭐하며 지냈나?
가희: 많이 쉬었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진지하게 앨범을 준비했다. 그래서 컴백까지 1년 8개월 정도 시간이 걸렸다. 가사도 많이 쓰고. 놀면서 준비했다고 해도 맞다고 할 만큼 쉬었다.

Q. 이번 앨범을 전체적으로 힙합 뮤지션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앨범 처음 콘셉트를 잡을 때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
가희: 일단 힙합을 정말 좋아한다. 앨범 작업을 시작할 때 솔직히 처음에 완성된 그림을 그리고 시작하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진지하게 찾아가고 싶어서 완전 백지 상태에서 출발했다. 여러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얻었다. 백지에서 그려진 느낌이다.

Q. 그럼 앨범이 완성됐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가희: 아, 빨리 춤추고 싶다. 빨리 이 노래로 춤추고 싶다! 사람들이 “와 정말 기대돼”라고 하면 “나도 내가 기대돼”라고 말하면서 설?다. (웃음)

Q. 정말 만족하는 거 같다.
가희: 정말 만족한다. 물론 음원 성적은 많이 떨어지고, 잘하는 아이돌도 너무 많지만…그리고 내가 컴백한 날 9팀이 컴백해 아무래도 임팩트가 약해져서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무대도 그렇고, 전체적인 활동만으로는 정말 만족한다.

Q. 그러게 왜 하필 컴백 대란에 뛰어들었나.
가희: 기한을 정해두고 준비하지 않았다. 준비가 되면 출동하자고 했었다. 그런데 그 출동 날짜가 우리 아이유님, 샤이니님이 컴백하신 날. (웃음) 하필이면…아이유님 왜 하필 지금 나오시냐며 (웃음) 샤이니 키와 친분이 있는데 “너희 정말 10일 날 컴백하는 거야?”라며 재차 확인했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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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베카와의 작업도 정말 반가웠다. 하와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가희: 지금은 텍사스에서 다른 걸 공부하고 있다. 베카는 작년에 한국을 잠깐 방문했을 때 만났다. 나 때문에 온 건 아니고. (웃음) 내가 원래 베가 랩 스타일을 정말 좋아해서 정말 같이 작업하고 싶었다. 약간 쇼걸 느낌이 나는 ‘시니스터’라는 노래가 있는데, 원래 노래에 있던 브릿지 부분을 과감하게 없애고 베카를 위해 랩을 만들었다. 시기가 정말 잘 맞아떨어져 함께할 수 있었다. 팬들이 정말 좋아하더라. 그게 정말 만족스러웠다.

Q. 윤도현의 참여도 놀랍다. 가희와 윤도현의 조합은 솔직히 예상 못했다. 어떻게 만난 건가?
가희: 윤도현과는 스케이트보드를 같이 타며 친해졌다. 스케이트보드를 타다가 근황을 이야기했는데 ‘앨범 준비한다고 타이틀곡이 없어서 죽겠다’고 했더니 ‘어떤 노래가 하고 싶은데’라고 하셔서 ‘그냥 저는 정해진 거 없이 새롭고 신선하고 재미있는 거 하고 싶다’고 하면서 ‘곡 좀 주세요~’살짝 애교 섞이게 부탁했더니 ‘색색의 세계’를 발견하게 됐다! 윤도현이 직접 디렉팅도 봐주셨다. 다 가르쳐 주시는데 ‘내가 한 번 해볼게’라고 시범을 보여주시면 시디 트는 듯 정말 너무 팬이다.

Q. 엇, 그런데 타이틀곡으로 안 했네?
가희: 그래서 조금 죄송하다. (웃음) 정말 좋은 노래지만, 너무 대중적이라 이걸로 타이틀곡을 하게 되면 내가 일부러 대중을 노리고 맞춰 나가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았다.

Q. 타이틀곡 ‘잇츠 미’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가희: 타이틀곡을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찾고 있었다. 그래서 앨범이 늦어지기도 했다. 수록고 모두 다 좋은 노래였지만, 딱히 타이틀곡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너무 대중적이지 않은 노래도 많았고, 너무 대중만 생각하는 음악도 있었다. 그러다 ‘잇츠 미’를 듣는 순간 나한테 정말 딱 맞는 노래라는 것을 바로 알았다.

Q. 5번 트랙 ‘색색의 세계’와 6번 트랙 ‘슬로우(Slow)’는 1~4번과는 색깔이 다른 노래들이다.
가희: 그 노래들은 작곡가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나만을 위해 만들어 주신 것이다. 이미 작년에 녹음을 다 해놓은 상태였다. 어쿠스틱이나 밴드음악을 정말 좋아하는데 저한테도 그런 성향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특히 ‘슬로우’는 내가 가사도 직접 써서 애착이 간다. 콘셉트를 딱 정해 그거에 맞는 같은 스타일만 음반에 담는 것도 좋지만, 다르게 해서 재미있게 해보고 싶었다.

Q. 이번에 세 곡의 작사에 참여했다. ‘헤이 보이(Hey Boy)’, ‘시니스터(Sinister)’, ‘슬로우’ 어떻게 작업했나?
가희: 곡 스타일에 맞춰 쓰다보니까 가사가 써졌다. ‘시니스터’ 같은 경우는 제목이 불길하다는 뜻인데, 남자가 나는 거들떠보기도 실은데 관심이 끌려서 불길하다는 것. ‘헤이 보이’는 남자와 여자가 함께 춤을 추는 그런 상황을 연출했다. 하이힐 신고, ‘나랑 같이 춤춰’라며 리드하는 자신감이 당찬 여자. ‘슬로우’는 원래는 제목이 ‘엠티 인 러브(Empty in love)’가 될 뻔했다. 사랑한다 했는데 다 거짓말이다, 껍데기일 뿐이라는 느낌을 살렸다.

Q. 가사 내용들이 사랑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실례되는 질문일 수도 있지만, 결혼에 대한 압박은 없나?
가희: 결혼 압박은 없는데 정말 하고 싶다. 내 주변에 가정을 이루고 있는 사람이 많다. 너무 다들 화목한 가정이고, 보면 존경심이 나온다. 결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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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앨범은 모던하고 시크한 느낌이다. 애프터스쿨 초기의 유쾌하고 힙합과는 다르다. 뭔가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듯한 음악적 변화가 느껴진다. 실제로 데뷔 초기와 지금 생각하면 뭐가 제일 달라진 것 같나?
가희: 많이 차분해지고, 많이 진지해지고, 성숙하다고 느낀다. 원래 이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이 가까운데 애프터스쿨을 하면서 그 환경 속에 맞춰 살았던 거 같다. 그래도 장난기는 여전하다. 차분하면서도 장난기가 엄청 많아서 밝으면서도 진지한 면이 있는 것 같다.

Q. 많은 사람들이 가희와 베카가 애프터스쿨에서 함께 불렀던 ‘아(Ah)’, ‘디바(Diva)’를 그리워한다. 알고 있나?
가희: 잘 알고 있다. ‘아’를 정말 그리워하시더라. 하지만 내가 지금 반바지랑 트레이닝복 입고 나올 수 없으니까… (웃음) 그래서 그런 비슷한 음악으로 이번에 Dok2가 피처링한 ‘헤이 보이’를 불렀다. 만약 후속곡을 하게 되면 가장 유력한 곡이다.

Q. ‘헤이 보이’에서 가희의 랩을 들을 수 있다. 애프터스쿨 때도 랩을 많이 했는데, 랩과 보컬 둘 다 잘 소화하고 있다. 어떤가?
가희: 보컬은 날 여성스럽게 만든다. 정말 그냥 나를 노래하는 사람으로 만든다. 랩을 할 때는 까불게 만든다. 밝고 건강하게.

Q. 스윙스, Dok2 등 핫한 래퍼들도 참여했다.
가희: 스윙스는 같이 만나서 작업하진 못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 계속 의논을 하면서 소통했다. Dok2씨는 직접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가사 쓰고, 한방에 딱딱딱 하더라. 진짜 래퍼다.

Q. 가희와 스윙스라니. 센 사람 두 명이 만나 노래를 부른다고 해서 재미있었다.
가희: 녹음할 때가 하필 디스전이 한창인 때였다. (웃음) 그래서 그런지 우리 곡에 처음으로 써 준 랩이 정말 강했다. (직접 랩을 하며) ‘푹 빠져. 죽 속에 들어가는 숟가락처럼’ (웃음) 막 이런 식으로 강하게. 그래서 수정해서 부드럽게 빠졌다.

Q. 타이틀곡을 피처링한 덤파운데드(Dumbfoundead)는 조금 생소한 이름이다. 해외에서 유명한 래퍼라는데 어떤 계기로 작업하게 됐나?
가희: 요즘 잘나가는 가수나 아이돌은 하고 싶지 않았다. 신선한 사람을 원했다. 이번 뮤직비디오 촬영팀이 원래 어릴 적부터 친분이 있던 친구였다. 노래 중간에 랩이 비어 있는 상태에서 미팅이 진행됐는데 누구를 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더니 덤파운데드를 추천해줬다. 그때 마침 뮤직비디오 감독님이 덤파운데드와 친분이 있어서 연결이 됐다. 랩스타일 듣자마자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한국말도 잘 못하시는 분인데 한국노래니까 정서에 맞게 살짝 한국어 가사도 넣어주셨다.

Q. 사실 실제 무대에서 특별 게스트가 랩 파트를 소화하면 안 되냐는 의견도 있다.
가희: 그 의견도 많은데, 나는 ‘그냥 하지말자’ 주의였다. 만약 무대 피처링을 맡기면 원곡을 따라할 것이 아니냐. 자기의 스타일이 아니라 이 곡의 스타일을 맞춰서 따라할 거 같아서 그냥 차라리 그 부분에 내가 춤을 추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빡센 춤이 나왔지. (웃음)

Q. 가희하면 역시 춤이지. 이번 안무는 직접 생각했나?
가희: 아니, 안무팀이 도와주셨는데 연출을 이렇게, 저렇게 하면 좋겠다는 조율을 함께 많이 했다. 후렴 부분은 내가 생각했던 것이고.

Q. 아, 그런가. 후렴구의 안무가 노래를 맛깔나게 살렸다고 생각한다. 특히 ‘섹시, 섹시, 섹시’ 부문! (웃음)
가희: 처음에는 그 부분에 정말로 섹시한 동작이 나왔다. 그런데 섹시하기 싫었다. 걸걸한 와일드한 여자처럼 매니쉬한 느낌을 많이 살리려고 했다.

Q. 그런지 약간 웹툰 ‘패션왕’의 포즈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가희: 약간 터프한 여자의 느낌! 머리스타일도 정돈된 것이 아니라 자다가 일어난 듯, 무질서해 보이게 만들었다.

Q. 그런데 무대 의상 중 티셔츠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더라.
가희: 맞다. (웃음) 귀엽다고 그러더라. (웃음) 약간 의도적인 것도 있었다. 겉에는 아빠 정장 같은 큰 수트를 입지 않나. 뭔가 빈틈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안에까지 갖춰 입으면 너무 딱딱해 보일 거 같았다. 어차피 재킷을 벗는 연출이 있으니 속에 무엇을 입을까 고민을 하다가 학창시절에 입은 티셔츠같이 안 입는 거 잘라서 입은 듯한 느낌을 연출하고 싶었다. 그래서 안에 스타워즈도 있고, 곰돌이도 있고. 그래도 곰돌이도 귀엽지 않고 피가 막 흘리는… (웃음) 그렇게 일부러 믹스매치를 했는데 호불호가 갈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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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무대 위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리얼 프로다. 무대에서 완전 바뀌는 그 눈빛.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가희: 무대 올라가면 에너지를 내뱉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나는 무대에서 에너지를 받는 사람인거 같다. 빙의가 되듯이 그 노래, 춤, 연출에 완전 다른 사람이 된다. 팬들에게서 받는 기운인 것 같다. 팬들 덕분이다.

Q. 맞다. 무대를 보니 응원소리가 장난 아니더라.
가희: 어떻게 하더라. (목소리를 깔고) 돌.아.왔.다! 박.가.희! (웃음) 너무 고맙다. 아침 9시에 사전녹화를 하는 날이 있었는데 팬이 두 명이나 있었다. 그런데 서로 모르는 사이인지 떨어져 계시더라. (웃음) 그렇게 팬이 한 분이든 두 분이든 날 보러 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거에 정말 감사하고 정말 힘을 많이 받는다.

Q. 짧은 티셔츠 덕분에 드러나 복근도 화제가 됐다.
가희: 기사가 20개가 나오면 18개가 복근이다. 감사하지만, 기분이 씁쓸하기도 하다. ‘내 무대에 볼 게 없나’ 이런 생각도 들고…그것도 관심이니 감사하다.

Q. 복근은 언제부터 있었나?
가희: 애프터스쿨 때도 복근으로 떴으니까. (배를 만지며) 그때부터 꾸준히 계셨던 거 같다. (웃음) 그런데 요즘 살이 너무 많이 빠지니까 더 두드러진 거 같다. 애프터스쿨 활동할 때보다 3~4kg 더 빠졌다. (Q. 아니, 살이 빠지다니?!) 쉬면서 마음이 편해지니까 몸도 편해지면서 근육이 빠졌다. 한 번 호되게 앓았던 적도 있는데 그때 좀 빠졌다. 회사에서 내 마른 모습을 보더니 좋아하더라. (웃음) 호리호리하다며.

Q. 손담비와 출연한 ‘뷰티풀 데이즈’를 보니 민낯도 예쁘더라. 자신이 생각하기에 화장하기 전과 후 중 무엇이 더 마음에 드는가?
가희: 평소에 진짜 화장을 안 한다. 일할 때 매번 하니까. 나는 메이크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정말 많이 달라지는 얼굴이라서 메이크업 선생님이 재미있어 하신다. (웃음) 개인적으로 안 하는 걸 좋아한다. 이번에는 무심한 듯한 메이크업을 하고 싶었는데 정말 무심하면 진짜 무대 자체가 무심해질 거 같아서 눈 메이크업을 런던 길거리 모델을 연상시키는 스모키 화장을 했다. 정말 예쁘거나 여성스럽게 화장하는 것 아니라 무뚝뚝하게.

Q. 아, 런던 모델을 연상시킨다니 그럼 뮤직비디오도 유럽인 거 같던데 런던인가?
가희: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다. 첫 유럽 방문이었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하지만 여행은 제대로 못하고, 유명한 가우디 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하나만 보고 왔다.

Q. 쉬는 동안 여행을 다니진 못했나?
가희: 미국도 가고, 친구들이랑 태국도 갔다. 한국에서는 서핑도 타러 다녔다.

Q. 스케이트보드, 서핑 등등 못하는 운동이 없는 거 같다.
가희: 내가 판때기를 좋아한다. (웃음) 보드 종류는 다 좋아해서 지금 끝판왕으로 꽂힌 게 서핑이다. 바다를 좋아해서 바다에 둥둥 떠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기분이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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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희의 데뷔초기부터 지금까지, 노래 실력도 정말 계속 향상된다는 게 느껴졌다.
가희: 노래하는 걸 굉장히 좋아했다. 그래서 노래를 많이 하고 싶었는데, 그룹 생활 하다보면 통으로 부를 일이 없었다. 그래서 라디오 나가도 긴장해서 음이탈을 하고… (웃음) 1~2년 전부터 혼자서 노래를 부르고, 듣다보니 나의 색깔을 찾았다. ‘잇츠 미’ 노래를 하면서 ‘내가 진짜 노래할 수 있는 곡을 만났구나’ 생각이 들면서 부자연스러웠던 힘이 딱 빠지면서 정말 자연스럽게 노래할 수 있었다. 안무가 너무 힘들어서 가끔 불안하기도 한데. (웃음) 뒤에 애드리브가 큰일 났다. (웃음)

Q. 비욘세 워너비로도 유명하지 않나. 한국에 ‘제2의 비욘세’라는 수식어를 다는 가수들도 많은 만큼 비욘세는 정말 상징적인 스타다. 가희가 생각하는 비욘세만의 진짜 매력은 무엇일까?
가희: 자신감. 자신감이 있지만, 넓은 아량과 깊은 마음씨 그리고 남은 배려하는 마음과 착한 심성, 똑똑함. 춤 잘 추고, 노래를 잘한다고 비욘세가 되지 않는다.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성을 담아야 한다.

Q. ‘잇츠 미’에는 가희만의 진정성이 있나?
가희: 그럼요. (웃음) 정말 솔직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억지로 한 것이 하나도 없다. 서로 맞추다보면 조금 별로라도 저 사람이 괜찮다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요소가 단 한 가지도 없었다. 다들 너무 좋은 팀들이었고, 마음이 정말 잘 맞았다.

Q. 이번 앨범으로 달성하고픈 목표가 있다면.
가희: 여자 솔로 가수로 자리 매김을 굳건히 하고 싶다. 섹시하고 샤방하고 정말 예쁜 여자 솔로들이 정말 많지만 난 나만의 뭔가가 있다고 믿고, 자신도 있다. 100% 중에 0.1%라도 내 자리가 있다면 거기에 뿌리를 박자고 마음을 먹고 나왔다.

Q. 다음 앨범도 이번처럼 오래 걸릴까.
가희: 다음 앨범은 어떤 노래 스타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중성적으로 나왔지만, 다음에는 파격적으로 섹시한 걸스힙합으로 나올 수도 있고, 생뚱맞게 록밴드로 나올 수도 있다. 정말 다양한 장르를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웃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이번에 잘 해야지 다음에 또 나오겠지?

Q. 50대의 가희는 어떤 사람이고 싶나?
가희: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연기자로서 자리 잡은 가희.

Q. 앗, 연기?
가희: 연기자로도 활동하고 싶다. 50대에는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액션? 액션은 잘할 거 같아서 하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로맨틱 코미디도 정말 관심 있다. 웃긴 푼수 역할도. 가희란 사람이 세고 카리스마 있는 걸로 알려졌는데 푼수 역할을 한다면 매력적이지 않을까?

Q. 하지만, 가희한테 고착화된 세고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가 부담스럽지 않나?
가희: 부담은 없다. 그것도 하나의 캐릭터니까. 그렇게라도 내가 갖고 있는 장점을 봐주셔서 감사한데 그것만 있는 게 아닌데 너무 그것만 봐주시니까 다른 것들을 많이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Q. 맞다. 복근만 보지 말고, 꼭 봐주셨으면 하는 게 있나?
가희: 노래에 조금 더 귀 기울여 줬으면. 어떤 사람이 퍼포먼스가 너무 세다 보니까 노래가 귀에 잘 안 들어온다고 말하더라. 두세 번 들어야지 노래가 귀에 들어온다고. 요즘 무대를 보고, 노래를 찾아서 듣는 경우가 많다. 노래를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자신 있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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