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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독에 몸부림칠 때

    고독에 몸부림칠 때

    8월, 금요일 밤, 축제의 열기가 고조된 에든버러. 일탈의 조건은 이미 갖춰졌다. 원활한 실천을 위해 서른다섯이라는 나이와 술, 그리고 고독도 첨가됐다. 일탈은 원나잇스탠드로 시작되어, 시끌벅적 한바탕 소동을 거쳐, 사랑으로 마무리된다. 세상의 많은 로맨틱코미디에서 익히 봐온 설정이다. 4월 29일부터 6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Midsummer) 얘기다. 그동안 , , 와 같은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을 선보였던 ...

  • 연극 <3월의 눈>│이것은 연극이 아닌 인생입니다

    연극 <3월의 눈>│이것은 연극이 아닌 인생입니다

    커다란 곰인형을 들고 “TV에 나온 상고재”를 찾는 데이트족과 연신 “스고이”를 외치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북촌 그 어디매쯤, 여든을 훌쩍 넘긴 장오(장민호)가 살고 있다.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되는 봄이지만 장오는 지금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정든 집과도, 유일한 혈육인 손자와도, 자신의 남은 생과도. 손자의 빚 청산을 위해 장오는 집을 팔았고, 덕분에 한옥은 조각조각 해체됐다. 이제 그곳엔 카페가 들어설 예정이다. 변화의 시기, 더 이...

  • 8090을 만나기 100m전

    8090을 만나기 100m전

    옛 노래가 소중한 것은 노래에 담긴 추억 때문일 것이다. 세시봉 친구들과 MBC '나는 가수다'를 통해 70~90년대 노래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는 것 역시 그만큼 지나간 시대의 낭만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4월 5일부터 공연을 시작하는 뮤지컬 도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지난 2007년 초연 이후 줄곧 재공연을 해왔던 은 80~90년대를 휩쓸었던 뉴키즈 온 더 블록, 김완선, 현진영, 철이와 미애 등의 대표 히트곡 ...

  •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살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살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연탄 화로 위로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른다. 곱창이 지글지글 익어가지만, 일본인들에게 곱창은 먹지 않고 버리는 부속품일 뿐이다. 달달한 막걸리와 시원한 맥주에 거나하게 취한 손님들이 시끌벅적 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지육신이 멀쩡해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폐지수거'와 같은 일뿐이라 대낮부터 빈둥빈둥 노는 것이기도 하다. 아련한 아코디언 선율에 흥을 돋우는 장구 소리가 곁들여지면 어김없이 가수를 꿈꾸는 셋째 딸이 나와 일본의...

  • “신촌이 대학로지 대학로가 대학로냐”

    “신촌이 대학로지 대학로가 대학로냐”

    요즘 연극계가 심상치 않다. 뮤지컬시장이 아이돌가수 등 알려진 엔터테이너의 영입으로 관객몰이에 나선 것에 비해, 꾸준히 작품 자체의 내실을 다져온 일부 연극시장은 제법 주목할 성과들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지난 2004년과 2010년에 시작된 '연극열전'과 '무대가 좋다' 시리즈는 숨어 있던 작품들을 수면 위로 올려내 연극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그간 웃고 떠들며 2시간의 일탈을 꿈꿔온 가벼운 연극이 많았던 시장에 최근 작품성으로 인정받...

  • <왓츠 업>과 <더 뮤지컬>, 한국판 <글리>가 될 수 있을까

    <왓츠 업>과 <더 뮤지컬>, 한국판 <글리>가 될 수 있을까

    춤, 노래, 오디션. 지난해 Mnet 의 성공 이후 이 셋은 방송가의 대표적인 성공 키워드가 되었다. 의 아류라는 비판에도 MBC 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고, 가수 데뷔를 꿈꾸는 예고 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한 KBS 는 스토리의 개연성이나 캐릭터의 일관성을 떠나 연습실과 무대 위 청춘들의 몸짓과 눈빛, 목소리만으로도 매력적인 순간들을 종종 만들어낸다. 수 년 전부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뮤지컬 시장과 미국 드라마 의 성공 또한 춤과 노래,...

  •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오달수의 어화둥둥 내 새끼야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오달수의 어화둥둥 내 새끼야

    오달수는 대중에게 코믹연기가 돋보이는 영화배우로 익숙하지만, 사실 그는 '신기루 만화경'이라는 극단을 운영하며 꾸준히 무대에 오르는 대표 연극배우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 그의 데뷔작이었던 연극 에 6년 만에 출연, 신명나는 굿판을 질펀하게 벌였던 오달수가 2월 10일부터 27일까지 새 연극 로 돌아온다. 2011년 '신기루 만화경'의 첫 번째 레퍼토리로 선정된 는 수많은 재를 넘고 또 넘어서야 당도하는 골짝거주인 부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 프랭크 와일드혼 “조승우와 김준수는 무대에서 특별한 감정을 준다”

    프랭크 와일드혼 “조승우와 김준수는 무대에서 특별한 감정을 준다”

    조승우, 케이윌, 대성, 허각 등의 많은 이들이 다양한 버전으로 부른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과 영화 , 피겨 스케이터 김연아의 갈라쇼 테마곡이었던 '한때는 꿈에'(Once upon a dream). 대중의 귀에 익숙한 이 두 곡은 바로 뮤지컬 의 넘버들이다. 뮤지컬에 관심이 없는 이들까지도 사로잡은 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지난 2월 1일 공연을 시작한 한국 창작뮤지컬 에 참여했다. 자신이 가진 팝과 재즈의 음...

  • 뮤지컬 <천국의 눈물>│사랑에 빠지는, 지금 이 순간

    뮤지컬 <천국의 눈물>│사랑에 빠지는, 지금 이 순간

    JYJ 김준수의 두 번째 뮤지컬, 한국과 브로드웨이의 인력이 만들어낸 글로벌 프로젝트, 7분짜리 뮤직비디오에서 시작된 서로 다른 장르의 교배. 2월 1일부터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은 이처럼 많은 수식어로 설명된다. 공연 오픈 직전까지도 베트남전쟁과 그곳에서 피어난 사랑이라는 소재 때문에 웨스트엔드의 대표 뮤지컬 과 끊임없이 비교를 당해야했던 이 지난 3년간의 긴 숨고르기를 끝내고 도움닫기를 시작했다. 지난 1일 첫공연을 몇 시간 앞두고 국립극...

  • 뮤지컬 <콘보이쇼>│이것이야말로 페로몬 뮤지컬

    버려진 창고에 여섯 남자가 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프로이트, 칸트, 다윈, 사르트르. 물론 진짜 이름은 아니다. 를 본따 ‘시인의 모임’을 만든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철학자의 이름으로 서로를 부르고, 심취해있는 학자가 누구냐에 따라 그들의 성격도 결정된다. 제법 머리가 자란 이후 가진 ‘시인의 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누군가는 지각을 하고, 누군가는 수다를 떨고, 춤을 춘다. 그리고 그 곳...

  • “동성애, 가십거리가 되지 않게 노력중”

    “동성애, 가십거리가 되지 않게 노력중”

    2011년 무대의 진입 장벽이 날로 낮아지고 있다. 시연 중인 대다수의 뮤지컬에는 아이돌멤버가 꼭 등장하고, 뮤지컬배우들은 상대적으로 연극무대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는 중이다. , 에 이어 '무대가 좋다' 시리즈 일곱 번째로 선보일 (Kiss of the spider woman) 역시 뮤지컬배우 정성화, 최재웅 , 박은태 , 김승대로 출연진을 꾸렸다. 특히 로 실력을 검증받은 박은태와 김승대의 경우 “연습을 하는지 입시공부를 하는지 모를...

  • 목이 메어와 눈물이 흘러도 사랑이 지나가면

    목이 메어와 눈물이 흘러도 사랑이 지나가면

    “그분이 주신 선물에 잘 보답해 드리겠다.” 지난 24일 열린 뮤지컬 의 제작발표회에는 故 이영훈 작곡가를 향한 애정 고백이 이어졌다. 는 '난 아직 모르잖아요', '사랑이 지나가면', '옛사랑', '가로수 그늘 아래서면' 등 이영훈 작곡가의 31곡으로 이루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아바의 , 엘비스 프레슬리의 , 퀸의 와 같은 주크박스 뮤지컬이 해외에서는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7080 히트곡에 한정된 향수를 말초적으로 자극하는...

  • “<연극열전>이 계속 이어지는 것 자체가 감동”

    “<연극열전>이 계속 이어지는 것 자체가 감동”

    축사를 맡은 한 관객은 “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월드컵보다 2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이 더 기다려진다”는 말로 에 대한 사랑을 고백했다. 2009년 12월 를 시작으로 14개월간 총 8개의 작품을 선보인 의 폐막식이 지난 10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열렸다. 연극의 활성화를 위해 2004년 처음 시작된 은 특히 2010년 한해 서울 22만, 지방 5만 관객을 동원하며 통산 100만 관객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박철민...

  • 연극 <이기동 체육관>│본격 권투 권장 연극

    연극 <이기동 체육관>│본격 권투 권장 연극

    무하마드 알리는 “챔피언은 체육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내면 깊숙이에 있는 소망, 꿈, 이상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권투를 “집념과 집념의 대결”이라 했다. 작은 링 안에서 단지 두 사람의 두 주먹만으로 흘러가는 가장 정직한 스포츠 권투는 그래서 그동안 억압된 자아를 깨고 전진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줄곧 쓰여 왔다. 연극 역시 마찬가지다. “희망을 찾고, 안 좋은 건 다 잊고 싶어서요.” 사랑하는 이를 잡지 ...

  • 뮤지컬, 지금 자라는 중입니다

    뮤지컬, 지금 자라는 중입니다

    하나의 작품이 소비자 앞에 전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자본주의는 상업성과 대중성이 보장되지 않는 작품에는 유예기간을 주지 않는다. 타 장르에 비해 순수하다 여겨지는 공연시장 역시 쉽지 않은 제작여건과 수익의 압박으로 신작보다는 재공연을, 창작보다는 검증된 라이선스 뮤지컬이 선호되었고, 그 결과 2010년 올 한해도 스타캐스팅을 담보로 제작된 라이선스 작품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 젊은 창작자를 발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