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브라운아이드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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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이하 브아솔)의 집은 어디일까.

지난 13, 14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브아솔의 전국 투어 콘서트 ‘소울 포 리얼(SOUL 4 REAL)’의 서울 공연이 개최됐다. 이번 전국투어는 약 2년여 만에 펼쳐지는 것이자 2011년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는 것이기도 했다. 브아솔은 전국 6개 도시를 돌며 관객들을 만났고, 그간 쌓인 노하우를 모두 안고 마지막 서울 관객들을 맞이했다.

브아솔의 선곡은 무척 사려 깊었다. 브아솔표 소울 음악과 친숙한 발라드를 적절히 버무려냈다. ‘러브 발라드(Love Ballad)’와 ‘비켜줄게’로 공연의 포문을 연 브아솔은 ‘밤의 멜로디’ ‘사랑의 말’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내려놔요’ ‘패스 미 바이(Pass me by)’ ‘비코즈 오브 유(Becuase of you)’와 같은 감미로운 발라드는 관객들의 감성을 촉촉이 물들였고, ‘네버 포겟(Never forget)’ ‘텐더 아이즈(Tender eyes)’ ‘필리 러브 송(Philly love song)’ 등의 업템포 곡으로 흥을 돋웠다. ‘정말 사랑했을까’ ‘너를’ 등 공전의 히트곡도 만나볼 수 있었다.
브라운아이드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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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신기하기도 했다. 브아솔은 거대한 팬덤을 거느린 팀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하는 음악이 국내 관객들에게 친숙한 장르인 것도 아니다. 국내 최대 규모 공연장 중 하나인 체조경기장에서 국내에서 가장 척박한 장르인 소울 음악이 울려 퍼지는 모습. 신기하기도 하고 감격적이기도 했다. 지난 13년 간, 브아솔은 오직 음악의 힘으로 대중을 설득해 왔다. 그리고 그 끈기와 고집이 오늘날의 2만 관객을 운집시킨 게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묘한 감동이 일었다.

멤버들 또한 벅찬 마음을 고백했다. 공연 말미, 성훈은 “가수로서 목표가 하나뿐이었다.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하고 싶다는 것. 큰 꿈이다. 그런데 그 큰 꿈을, 멤버 형들과 함께 이룰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리고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주신 여러분 한 분 한 분에게 모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엽의 인사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브아솔은 여러분들에게 자주 인사를 드리는 팀도 아니고 불친절하고 투박한 그룹이다. 그렇지만 마음만은 늘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일까 따뜻한 고민을 많이 한다”면서 “오래오래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브라운아이드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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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이어진 곡 ‘홈(Home)’. 불현듯 브아솔에게 있어 ‘집’이란 지금 그들이 올라 서 있는 ‘무대’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브아솔이 무대 위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힘은, 수많은 팬들과 관객들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자 ‘홈’의 가사가 흡사 팬들에게 전하는 조심스러운 고백처럼 들렸다.

“어느새 숨이 차올라 생각 없이 걷는 이 길은. 그 끝엔 지친 나를 안아줄 말없이 웃어주는 네가 있어. 아임 미씽 유 유 아 마이 온리(l’m Missing You You Are My Only) 무너져버린 날 어루만져 포근히 감싸주네. 너만이 오직 기다리는 날 불러주네. 아이 미쓰 유, 커밍 백 홈(I Miss You, Coming Back Home)”

정엽의 말처럼 브아솔은 대중에게 친절한 그룹이 아니다. 하지만 그 투박함으로 브아솔은 자신만의 길을 닦아갔고, 그 결과 브아솔의 음악은 대중에게도 귀한 선물이 됐다. 집으로, 무대로 돌아오는 브아솔의 여정을 응원한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산타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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