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창기 기자]
전여빈: 아직 잘 모르겠다. 지난 9일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2000명의 관객과 함께 시네마 콘서트를 진행했다. 사람들이 재밌게 봐줄까 긴장됐는데, 다행히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고 관객들이 웃어줄 때 고마웠다.
10.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전여빈: ‘해치지않아’는 영화 ‘죄 많은 소녀’의 개봉을 앞두고 출연을 제안받았다. 손재곤 감독님은 내가 출연했던 단편영화의 감독님 친구였는데, 우연히 사석에서 차를 함께 마신 적 있다. 감독님께서 ‘구해줘’와 ‘여배우는 오늘도’를 재밌게 봤다고 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작품 속 나의 이미지와 달라서 인상적이라고 했다. 배우로서 좋게 봐주신 거 같아 감사했다. 그 후 감독님께서 나에게 어울리는 역할이 있다면서 만나자고 했고,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절해도 괜찮으니 편하게 말해달라고 하셨다. 감독님에게 어떤 역할이냐고 물어보니까 나무늘보라고 했다. 처음에는 장난인지 진심인지 헷갈려서 당황스러웠다. 시나리오를 읽고 난 후 재밌을 것 같아서 감독님에게 바로 하겠다고 했다. 이번 작품은 나에게 있어 나름의 도전이었다.
10. 동물 슈트를 처음 봤을 때 무슨 생각을 했나?
전여빈: 처음 나무늘보 슈트를 봤을 때 영화 ‘스타워즈’의 츄바카를 떠올렸다. 그래서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모인 자리에서 츄바카를 닮지 않았느냐고 이야기했다. 그걸 감독님이 듣고 극 중 탈을 처음 받았을 때 그 대사를 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걸 듣고 빵 터져서 ‘저걸 저렇게 활용하시다니…’ 싶었다. 나중에는 슈트를 만든 실장님에게 죄송했다. 공을 들여서 만든 건데, 놀리는 것처럼 보였을 것 같다.
10. 동물 슈트를 입어보니 어땠나?
전여빈: 현장에서 슈트를 처음 입었는데, 그야말로 나무늘보에 최적화된 슈트라고 생각했다. 스태프들은 슈트의 무게가 10~15kg 정도 된다고 했다. 나무늘보의 발톱이 굉장히 길어서 걸을 때나 행동할 때 제한이 있었다.
10. 극 중 나무에 매달리는 시간이 많던데.
전여빈: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감독님이 오케이 사인을 할 때까지만 매달리면 됐고, 제작진이 배우들의 컨디션과 움직임을 고려해서 모션 감독님을 따로 섭외해줬다. 그래서 무리한 동작은 감독님들과 번갈아 가면서 했다.
10. 상대 배우였던 김성오와의 호흡은?
전여빈: 연기할 때 긴밀하게 소통했다. 고릴라를 연기한 (김)성오 선배님의 등에 업혀서 동물원을 거니는 장면이 있다. 당시 탈을 쓴 상태에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고개 움직임이나 걸음걸이 등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신경 썼다. 극 중 가장 우아한 장면이 아닌가 싶다.
10. 극 중 남친바라기로 등장한다.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전여빈: 편한 연애를 추구한다. 해경은 남자친구한테 심적으로 많이 매달려 있었다. 나는 무엇을 하든 간에 스스로에게 맡기는 편이다. 친구, 동료, 연인, 부모님 등 사람 간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지만, 웬만하면 독립적으로 움직이려고 한다.
10. 촬영 분위기는 어땠나?
전여빈: 함께 출연했던 선배님들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무언가를 보여주기보다는 출연진과의 조화를 우선시했다. 어릴 때 TV에서만 보던 박영규 선배님을 실제로 보니까 신기하고 놀라웠다. 선배님의 성향이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현장에서 노래도 불러주고, 예전에 출연했던 영화의 성대모사를 하는 등 뿜어내는 에너지가 엄청났다. 선배님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촬영하는 내내 현장이 너무 편해서 제작사 대표님에게 돈 받고 촬영하는 것 같지가 않다고 했다. 각지에 있는 동물원을 돌아다니면서 노는 기분이 들었고, 촬영할 당시 가을이라 단풍나무가 빨갛게 물들어서 눈 호강도 했다.
10. 현장에서 박영규가 사랑 전도사였다고 들었다.
전여빈: 촬영 당시 배우들에게 사랑을 해야 한다고 그랬다. 외국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을 거론하면서 사람이 늙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마음이 늙는 건 조심해야 한다고 그러더라. 또 영화 ‘인턴’의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 분)처럼 멋있게 나이 들고 싶다고 했다. 박영규 선배님이 시네마 콘서트에서 가곡과 트로트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는 선배님의 뒷모습을 보면서 약간 울컥했다. 이 순간을 즐기는 선배님의 모습이 멋있어서 감동받았다.
10. 박영규의 결혼 소식은 언제 접했나?
전여빈: 기사로 접했다. 당시 ‘해치지않아’를 홍보할 때였다. 기사를 보고 선배님에게 연락을 드리고 싶었는데, 한창 악플 때문에 예민한 상황이라 하지 못했다. 나중에 ‘해치지않아’ 무대 인사를 다닐 때 출연진과 함께 축하한다고 했다.
10.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전여빈: 미어캣 방사장에서 청소하던 중 우는 장면이 있었다. 촬영 당시 눈물을 흘리던 중 내 뒤편으로 실제 미어캣이 타이밍에 맞게 벌떡 일어났다. 미어캣이 내 모습을 보고 함께 호흡해줬던 게 기억에 남는다.
10. 지난 5일 방영된 SBS ‘런닝맨’을 통해 예능에 처음 출연했던데.
전여빈: 처음이라 너무 긴장됐다. 예능에 출연할 거라는 생각을 안 했는데, 이번에 ‘해치지않아’를 홍보하면서 ‘런닝맨’과 JTBC ‘아는형님’에 출연하게 됐다. 다행히 긴장한 것에 비해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다. 내가 너무 재미없는 응답을 해도 선배님들이 아주 재밌게 만들어줬다. 이번에 예능에 출연하면서 많이 놀랐다. 짧게는 7시간, 길게는 12시간을 쉬는 시간 없이 촬영하는데, 에너지가 떨어지지 않는 걸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다. 다음에도 예능에 출연할 기회가 주어지면 좀 더 자연스럽고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0. 나이로 인해 강소라와 어색한 상황을 겪었다고?
전여빈: (강)소라 씨를 처음 만났을 때 선배님이라고 불러서 당연히 나를 동생이라고 생각한 거 같다. 나도 소라 씨가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언니인 줄 알았다. 그래봤자 한 살 차이인데, 어쩌다 보니 서로 존대하면서 호칭이 애매해졌다. 소라 씨는 ‘죄 많은 소녀’ 때문에 나를 20대 초반으로 봤다고 그랬다. 영화 촬영을 마친 후 소라 씨가 말을 편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근데 막상 만나면 또 존대하고 그랬다. 지금은 편하게 언니, 동생 하기로 했다.
10. ‘천문’에 나온다고 기대한 관객들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분량이 적어 아쉽다는 반응이다.
전여빈: 후시 녹음을 하러 갔을 때 편집이 많이 됐다는 걸 감독님에게 들었다. 세종과 장영실의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고, 상업 영화로 나오는데 러닝타임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감독님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가 됐다. 나는 극 중 장영실의 수제자이자 수양딸로 나온다. 노비 출신인데도 장영실이 수양딸로 삼아서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인물이다. (분량이) 편집된 건 아쉽지만,’천문’을 보고 너무 좋았다. 상영된 그 날 영화 자체의 완성도나 선배님들의 호연, 감독님의 노고에 좋은 영화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연락을 드렸다. 대단한 선배님들과 함께 호흡한 것에 의의를 뒀다.
10. 펭수의 열렬한 팬이라고 들었다.
전여빈: 펭수를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처음 보고 ‘입덕’했다. 당시 너무 희한한 존재가 등장했다고 사람들에게 말한 적 있다. (내가 생각하는) 펭수는 펭귄의 탈을 쓴 사람이 아니다. 큰 꿈을 품고 연습생으로 온 펭귄이다. 펭수가 영화 ‘백두산’ 쇼케이스에 출연한 것을 봤다. 속으로 ‘해치지않아’를 통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무엇보다 펭수가 너무 바빠져서 힘들까 봐 걱정된다. 건강을 해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10.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전여빈: 정해놓은 건 없다. 구체적이지 않지만, 어떤 작품을 만났을 때 인물보다는 상황에 중점을 둔다.
10. 앞으로 활동 계획은?
전여빈: 내가 출연한 영화 ‘낙원의 밤’이 하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지난해 열심히 달렸으니 조금만 쉬어야지 했는데,‘해치지않아’를 홍보하러 다니면서 연기하고 싶어졌다. 좋은 작품을 빨리 만나고 싶다.
10. 영화를 보게 될 관객들에게 한 마디.
전여빈: ‘해치지않아’는 재밌는데 착하기까지 한 영화다. 관객들에게 물음표를 던지고 함께 답을 만들어나간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영화 ‘주토피아’에서 나무늘보를 처음 접했어요. 대부분의 하루를 나무에 매달려 있는데, 용변을 볼 때만 나무에서 내려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움직임이 없는 동물이라는 걸 느꼈고, 연기할 때 인내심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최대한 움직임을 줄이고 뭘 하려고 하지 말아야겠다고 느꼈어요.”10. 개봉을 앞두고 주위 반응은 어떤가?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남친바라기 사육사 해경과 자이언트 나무늘보로 열연한 배우 전여빈의 말이다. 2015년 영화 ‘간신’으로 데뷔한 전여빈은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 ‘죄 많은 소녀’ ‘천문: 하늘에 묻는다’와 드라마 ‘구해줘’ ‘멜로가 체질’ 등에서 개성 있는 마스크와 신선한 연기력으로 주목받았다. ‘해치지않아’에서 생애 첫 동물 연기에 도전한 전여빈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전여빈: 아직 잘 모르겠다. 지난 9일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2000명의 관객과 함께 시네마 콘서트를 진행했다. 사람들이 재밌게 봐줄까 긴장됐는데, 다행히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고 관객들이 웃어줄 때 고마웠다.
10.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전여빈: ‘해치지않아’는 영화 ‘죄 많은 소녀’의 개봉을 앞두고 출연을 제안받았다. 손재곤 감독님은 내가 출연했던 단편영화의 감독님 친구였는데, 우연히 사석에서 차를 함께 마신 적 있다. 감독님께서 ‘구해줘’와 ‘여배우는 오늘도’를 재밌게 봤다고 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작품 속 나의 이미지와 달라서 인상적이라고 했다. 배우로서 좋게 봐주신 거 같아 감사했다. 그 후 감독님께서 나에게 어울리는 역할이 있다면서 만나자고 했고,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절해도 괜찮으니 편하게 말해달라고 하셨다. 감독님에게 어떤 역할이냐고 물어보니까 나무늘보라고 했다. 처음에는 장난인지 진심인지 헷갈려서 당황스러웠다. 시나리오를 읽고 난 후 재밌을 것 같아서 감독님에게 바로 하겠다고 했다. 이번 작품은 나에게 있어 나름의 도전이었다.
10. 동물 슈트를 처음 봤을 때 무슨 생각을 했나?
전여빈: 처음 나무늘보 슈트를 봤을 때 영화 ‘스타워즈’의 츄바카를 떠올렸다. 그래서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모인 자리에서 츄바카를 닮지 않았느냐고 이야기했다. 그걸 감독님이 듣고 극 중 탈을 처음 받았을 때 그 대사를 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걸 듣고 빵 터져서 ‘저걸 저렇게 활용하시다니…’ 싶었다. 나중에는 슈트를 만든 실장님에게 죄송했다. 공을 들여서 만든 건데, 놀리는 것처럼 보였을 것 같다.
10. 동물 슈트를 입어보니 어땠나?
전여빈: 현장에서 슈트를 처음 입었는데, 그야말로 나무늘보에 최적화된 슈트라고 생각했다. 스태프들은 슈트의 무게가 10~15kg 정도 된다고 했다. 나무늘보의 발톱이 굉장히 길어서 걸을 때나 행동할 때 제한이 있었다.
10. 극 중 나무에 매달리는 시간이 많던데.
전여빈: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감독님이 오케이 사인을 할 때까지만 매달리면 됐고, 제작진이 배우들의 컨디션과 움직임을 고려해서 모션 감독님을 따로 섭외해줬다. 그래서 무리한 동작은 감독님들과 번갈아 가면서 했다.
전여빈: 연기할 때 긴밀하게 소통했다. 고릴라를 연기한 (김)성오 선배님의 등에 업혀서 동물원을 거니는 장면이 있다. 당시 탈을 쓴 상태에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고개 움직임이나 걸음걸이 등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신경 썼다. 극 중 가장 우아한 장면이 아닌가 싶다.
10. 극 중 남친바라기로 등장한다.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전여빈: 편한 연애를 추구한다. 해경은 남자친구한테 심적으로 많이 매달려 있었다. 나는 무엇을 하든 간에 스스로에게 맡기는 편이다. 친구, 동료, 연인, 부모님 등 사람 간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지만, 웬만하면 독립적으로 움직이려고 한다.
10. 촬영 분위기는 어땠나?
전여빈: 함께 출연했던 선배님들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무언가를 보여주기보다는 출연진과의 조화를 우선시했다. 어릴 때 TV에서만 보던 박영규 선배님을 실제로 보니까 신기하고 놀라웠다. 선배님의 성향이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현장에서 노래도 불러주고, 예전에 출연했던 영화의 성대모사를 하는 등 뿜어내는 에너지가 엄청났다. 선배님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촬영하는 내내 현장이 너무 편해서 제작사 대표님에게 돈 받고 촬영하는 것 같지가 않다고 했다. 각지에 있는 동물원을 돌아다니면서 노는 기분이 들었고, 촬영할 당시 가을이라 단풍나무가 빨갛게 물들어서 눈 호강도 했다.
10. 현장에서 박영규가 사랑 전도사였다고 들었다.
전여빈: 촬영 당시 배우들에게 사랑을 해야 한다고 그랬다. 외국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을 거론하면서 사람이 늙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마음이 늙는 건 조심해야 한다고 그러더라. 또 영화 ‘인턴’의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 분)처럼 멋있게 나이 들고 싶다고 했다. 박영규 선배님이 시네마 콘서트에서 가곡과 트로트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는 선배님의 뒷모습을 보면서 약간 울컥했다. 이 순간을 즐기는 선배님의 모습이 멋있어서 감동받았다.
10. 박영규의 결혼 소식은 언제 접했나?
전여빈: 기사로 접했다. 당시 ‘해치지않아’를 홍보할 때였다. 기사를 보고 선배님에게 연락을 드리고 싶었는데, 한창 악플 때문에 예민한 상황이라 하지 못했다. 나중에 ‘해치지않아’ 무대 인사를 다닐 때 출연진과 함께 축하한다고 했다.
10.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전여빈: 미어캣 방사장에서 청소하던 중 우는 장면이 있었다. 촬영 당시 눈물을 흘리던 중 내 뒤편으로 실제 미어캣이 타이밍에 맞게 벌떡 일어났다. 미어캣이 내 모습을 보고 함께 호흡해줬던 게 기억에 남는다.
10. 지난 5일 방영된 SBS ‘런닝맨’을 통해 예능에 처음 출연했던데.
전여빈: 처음이라 너무 긴장됐다. 예능에 출연할 거라는 생각을 안 했는데, 이번에 ‘해치지않아’를 홍보하면서 ‘런닝맨’과 JTBC ‘아는형님’에 출연하게 됐다. 다행히 긴장한 것에 비해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다. 내가 너무 재미없는 응답을 해도 선배님들이 아주 재밌게 만들어줬다. 이번에 예능에 출연하면서 많이 놀랐다. 짧게는 7시간, 길게는 12시간을 쉬는 시간 없이 촬영하는데, 에너지가 떨어지지 않는 걸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다. 다음에도 예능에 출연할 기회가 주어지면 좀 더 자연스럽고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전여빈: (강)소라 씨를 처음 만났을 때 선배님이라고 불러서 당연히 나를 동생이라고 생각한 거 같다. 나도 소라 씨가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언니인 줄 알았다. 그래봤자 한 살 차이인데, 어쩌다 보니 서로 존대하면서 호칭이 애매해졌다. 소라 씨는 ‘죄 많은 소녀’ 때문에 나를 20대 초반으로 봤다고 그랬다. 영화 촬영을 마친 후 소라 씨가 말을 편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근데 막상 만나면 또 존대하고 그랬다. 지금은 편하게 언니, 동생 하기로 했다.
10. ‘천문’에 나온다고 기대한 관객들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분량이 적어 아쉽다는 반응이다.
전여빈: 후시 녹음을 하러 갔을 때 편집이 많이 됐다는 걸 감독님에게 들었다. 세종과 장영실의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고, 상업 영화로 나오는데 러닝타임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감독님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가 됐다. 나는 극 중 장영실의 수제자이자 수양딸로 나온다. 노비 출신인데도 장영실이 수양딸로 삼아서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인물이다. (분량이) 편집된 건 아쉽지만,’천문’을 보고 너무 좋았다. 상영된 그 날 영화 자체의 완성도나 선배님들의 호연, 감독님의 노고에 좋은 영화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연락을 드렸다. 대단한 선배님들과 함께 호흡한 것에 의의를 뒀다.
10. 펭수의 열렬한 팬이라고 들었다.
전여빈: 펭수를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처음 보고 ‘입덕’했다. 당시 너무 희한한 존재가 등장했다고 사람들에게 말한 적 있다. (내가 생각하는) 펭수는 펭귄의 탈을 쓴 사람이 아니다. 큰 꿈을 품고 연습생으로 온 펭귄이다. 펭수가 영화 ‘백두산’ 쇼케이스에 출연한 것을 봤다. 속으로 ‘해치지않아’를 통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무엇보다 펭수가 너무 바빠져서 힘들까 봐 걱정된다. 건강을 해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10.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전여빈: 정해놓은 건 없다. 구체적이지 않지만, 어떤 작품을 만났을 때 인물보다는 상황에 중점을 둔다.
10. 앞으로 활동 계획은?
전여빈: 내가 출연한 영화 ‘낙원의 밤’이 하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지난해 열심히 달렸으니 조금만 쉬어야지 했는데,‘해치지않아’를 홍보하러 다니면서 연기하고 싶어졌다. 좋은 작품을 빨리 만나고 싶다.
10. 영화를 보게 될 관객들에게 한 마디.
전여빈: ‘해치지않아’는 재밌는데 착하기까지 한 영화다. 관객들에게 물음표를 던지고 함께 답을 만들어나간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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