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스트레이 키즈, 블랙핑크 / 사진제공=빅히트, JYP, YG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 스트레이 키즈, 블랙핑크 / 사진제공=빅히트, JYP, YG엔터테인먼트
≪우빈의 리듬파워≫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K팝이 먹을 파이가 또 커졌다.

중국이 한한령(한류 제한령)을 완화·해제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의 문화 독식 체제가 완성되고 있는 것. 한한령의 해제로 중국에 진출할 수 있다는 건 더는 의미가 없다. 시진핑이 중국 시장의 문을 걸어 잠근 지난 6년간 한국은 글로벌 문화를 선도하고 조망하는 위치로 올라섰기 때문.

위기인 줄 알았던 한한령은 시진핑이 한국에게 준 선물이었다. K팝을 소비하는 거대 시장이 폐쇄되면서 연예계는 미국과 유럽으로 눈을 돌렸다.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긴 했지만, 방탄소년단이라는 '글로벌 1위 그룹'도 생겼고 많은 가수들이 빌보드에 오르는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과거 K팝은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에만 집중했다. 미국은 꿈의 무대이긴 했지만 위험부담이 컸다. 일본, 중국 등에서 누리는 영광이 달콤했기에 도전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려 했다. 무엇보다 중국은 문화적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았기에 한류에 열광했고 동경했다.

특히 아이돌의 인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면서 'K팝 아이돌 모시기'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 중국의 출연료와 광고비는 국내보다 최소 10배 이상이었기에 중국은 그 어느 국가보다 매력적인 시장이었다.

중국이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서 K팝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했고 도전해야했다. 미국 진출은 중국의 한류 금지로 인한 기회였던 셈. 아시아에만 머물렀던 시선은 더 넓은 시장으로 옮겨갔고, 실패를 거듭하며 성공 공식을 만들어냈다. 창조적 파괴를 통해 세계로 나아간 한국은 문화 강국이 됐다. 전 세계인이 누리는 K팝을 중국은 숨어서 들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K팝의 커진 영향력을 어찌 막을까. 중국이 단속에 나선다해도 K팝을 향한 자국민의 충성을 막을 순 없었다.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의 중국 팬들이 거금을 모아 지민의 사진으로 뒤덮은 항공기를 띄웠다가 웨이보의 계정이 정지됐다.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 엑소, 아이유 등 21개의 팬클럽 계정이 정지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M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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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한중일 합작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 플래닛'과 '보이즈 플래닛'만 보더라도 한국에서 K팝 그룹으로 데뷔하고 싶어 하는 중국인이 수십만이다. 중국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QQ뮤직에선 K팝 그룹의 앨범과 노래가 1위를 차지하고 틱톡에서도 핫한 콘텐츠는 늘 K팝과 아이돌이었다.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기 연예인은 죄다 K팝 아이돌 출신이다.

한한령의 해제로 활동의 폭이 넓어진다 해도 중국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다. K팝은 이미 북미와 남미, 유럽에서 자리 잡았다. 중국이 수익적으로 매력적인 시장인 건 맞지만 과거에 비해 주력 시장은 아니다. 문을 활짝 연 다해도 경유지 중 한 곳일 뿐 정착할 곳은 아니란 이야기다.

아이돌 회사에서도 한한령이 해제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2023년 계획에 큰 변동은 없다. 열리면 열리는 대로 닫혀있다면 닫혀있는 대로 탄력적으로 접근하겠다는 것.

지난 6년 K팝은 글로벌 공연 시장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코로나 팬데믹엔 그에 맞춰 온라인 콘서트로 언택트(비대면) 공연을 발전시켰다. 세계는 K팝에 환호했고 한국은 문화의 중심이 됐다.

중국은 K팝이 정복할 시장 중 하나일 뿐이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이제 중국에 도달한 K팝. K팝으로 하나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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