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세븐틴 /사진 =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그룹 세븐틴 /사진 =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금요일 먼지 쌓인 외장하드에서 과거 인터뷰를 샅샅히 텁니다. 지금 당신이 입덕한 그 가수, 그 아이돌과의 옛 대화를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고진감래(苦盡甘來).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란 뜻으로, 쉽게 풀면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다. 고진감래라는 말에는 '기다림'이란 선제조건이 따라붙는다. 기다림은 누구에게나 힘들다. 특히, 간절하고 절박한 꿈을 앞에 둔 기다림은 더욱더 그렇다.

그룹 세븐틴의 역사를 '고진감래'로 표현할 수 있다. 고된 시간을 버티고 기다려온 세븐틴에게 오늘날의 달콤한 결실이 필연적이었다는 것을 2015년 7월, 세븐틴의 인터뷰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고진(苦盡) : 세븐틴은 본격 데뷔까지 기다림이 길었던 그룹이다. 개인의 연습생 기간은 다 제각각이겠고, 일단 팀 자체로 데뷔 무대에 서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2012년 12월부터 '세븐틴TV'를 통해 프리 데뷔해 2년 이상 입지를 다졌다. 말이 좋아 프리 데뷔지, 실상은 연습생의 연장선과 다름없었다.
그룹 세븐틴 /사진 =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그룹 세븐틴 /사진 =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2012년부터 저희는 '데뷔 임박'이었어요. 주변에서 '왜 데뷔 안 하냐'는 말을 정말 많이 듣고, 데뷔를 기다리는 게 참 힘들었어요. 데뷔가 밀리다 보니까 스트레스도 많이 쌓였고, 지치기도 했었죠.

그래도 그 기다리는 시간을 거쳐서 저희가 직접 노래와 춤을 자체 제작하게 됐어요. 이렇게 기다리느니 '우리가 직접 만든다'는 생각이었죠. 장비도 하나 없는 상태였는데 노래를 만들고, 멤버들과 안무도 짰어요. 1년 전부터 쓴 곡이 벌써 여러 곡 쌓여 있었습니다."


손에 닿을 듯 닿지 않는 데뷔였다. 멤버에게는 쓰고 고된 날들이었겠지만, 의미 없는 시간은 없었다. 아니, 세븐틴이 그 쓴 시간을 달게 이겨냈다는 표현이 적합한 것 같다.

직접 만든 음악과 안무는 소속사 한성수 대표를 비롯한 A&R팀, 안무팀의 눈에 들었다. 당시만 해도 스타 작곡가나 프로듀서에게 의지해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게 공식이었는데, 데뷔도 하지 않은 그룹 멤버들이 만든 곡을 앨범으로 꾸리는 것은 대단히 모험적인 결정이었다.

"회사에 노래와 안무를 보여드렸더니 '오히려 이런 음악과 무대가 너희들의 이미지를 더 잘 보이 거 같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쪽으로 더 연습을 많이 했고, 더 파게 됐어요. 이런 시간을 거쳐 데뷔하는 좋은 방면으로 발전된 거 같아요. 1년 이상 쓰고 만들어온 곡 중에서 세븐틴에 맞는 색깔을 가진 5곡을 추려서 이번 앨범을 만들었어요."

2015년 5월 26일. 세븐틴은 드디어 정식 데뷔 무대에 올랐다. 미니 1집 '17 CARAT'(17캐럿)은 멤버 우지가 3번 트랙 'Ah Yeah'(아 예)를 제외한 전곡에 작사-작곡-편곡 참여했다. 나머지 멤버들 역시 모든 곡에 작사 참여했다. 쓴 약이 몸에 좋았던 덕일까. 이 앨범으로 세븐틴은 데뷔 첫 주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 9위에 올랐다. '자체 제작 아이돌'이란 수식어로 이뤄낸 놀라운 성과였다.

"끝까지 자체 제작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가고 싶어요. 많은 분이 다른 사람이 만들어준 것보다 우리가 직접 만든 무대가 저희에게 더 어울린다는 평을 해주셨어요. 회사가 믿어주신 만큼 저희도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우리가 직접 만든다는 자부심도 있고요."
그룹 세븐틴 /사진 =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그룹 세븐틴 /사진 =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감래(甘來) : 세븐틴은 그렇게 꾸준히 성장했다. 데뷔 7년 차를 맞은 세븐틴은 어느덧 무럭무럭 자라 '아시아 최고 그룹'이란 수식어를 넘볼 수 있는 자리에 올랐다. 고된 시간을 작사-작곡과 안무 연습으로 채워낸 세븐틴에게 달콤한 열매가 열린 것이다.

'자체 제작 아이돌' 세븐틴은 지난해 연간 음반 판매량 2위에 빛났다. 세븐틴 미니 7집 '헹가래'와 스페셜 앨범 '; [Semicolon]'(세미콜론)에 이어 정규 3집 'An Ode'(언 오드)까지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트리플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컴백 무대 스케일도 달라지며 그룹의 글로벌 위상도 높아졌다. 18일 오후 6시 컴백하는 세븐틴은 오는 23일(현지 시간) 방송되는 미국 ABC 간판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에 첫 출연해 이번 타이틀곡 'Ready to love'(레디 투 러브) 무대에 오른다.

세븐틴은 앞서, 미국 유명 프로그램 '제임스 코든쇼', '켈리 클락슨 쇼', '엘렌 드제너러스 쇼' 등에 출연해 글로벌 팬들에게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이 무대 영상은 최다 조회 수를 기록하며 '핫'한 반응을 얻고 있다.
그룹 세븐틴 /사진 =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그룹 세븐틴 /사진 =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끝까지 자체 제작돌이란 타이틀을 이어가겠다"는 세븐틴의 바람도 잘 지켜져 가고 있다. 이번 세븐틴의 미니 8집 'Your Choice'(유어 초이스) 타이틀곡 'Ready to love' 역시 세븐틴의 대표 프로듀서라고 할 수 있는 멤버 우지를 비롯해 범주 원더키드 등이 프로듀싱에 나섰다. 특히, 방시혁 빅히트 뮤직 대표 프로듀서가 처음으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며 세븐틴의 컴백에 힘을 실었다.

세븐틴은 국내를 넘어서 아시아,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해 뻗어 나가며 날로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미 많은 글로벌 K팝 팬들의 시선이 세븐틴을 향하고 있다.

누군가는 지쳐 포기했을 수도, 또 누군가는 그대로 멈춰있을 수도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러나 세븐틴은 끝없는 도전과 노력으로 기꺼이 그 시간을 감내했다. "데뷔를 기다리다 지쳐 자체 제작돌이 됐다"던 세븐틴이 앞으로 맛보게 될 '달콤한 맛'이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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