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YG, MLD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YG, MLD엔터테인먼트


신인 보이 그룹 트레저와 T1419가 일본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요소의 장점만을 합친 하이브리드(hybrid)처럼 한일 국적 멤버들로 구성한 기획사의 영리한 기획력과 멤버들의 케미가 시너지를 일으켜 새로운 유형의 아이돌로 재탄생했다. '하이브리드 그룹' 트레저와 T1419의 활약이 기대된다.

K팝이 세계화를 이루면서 자연스럽게 글로벌 시장도 함께 노리는 것이 '국룰'(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정해진 규칙)이 된 가운데 특정 시장을 노리고 멤버를 구성해 데뷔한 아이돌들이 흥미를 유발한다. 그중에서도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한국인과 일본인 멤버의 비율을 적절하게 맞춘 그룹이 가장 눈에 띈다.

그 시작은 트와이스다. 트와이스는 일본인 사나, 모모, 미나를 영입해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인 멤버들과 일본인 멤버들의 서로 다른 매력들이 시너지를 일으켜 한국와 일본 양국에서 '트둥이 열풍'을 이끌었고, K팝 원톱 걸그룹으로 자리잡았다. Mnet '프로듀스 48'로 탄생한 아이즈원 역시 이 절차를 그대로 밟았다. 약간의 차별점이라면 아이즈원은 대놓고 일본 아이돌 시스템을 영입해 K팝 아이돌이지만, J팝의 느낌을 더했다는 것. 아이즈원의 일본인 멤버들은 일본 앨범 작사까지 참여하면서 영리한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트와이스와 아이즈원은 국내는 물론 일본 음원 음반 시장까지 접수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룹 트와이스, 아이즈원 / 사진제공=JYP, 스윙엔터테인먼트
그룹 트와이스, 아이즈원 / 사진제공=JYP, 스윙엔터테인먼트
한국와 일본 국적 멤버로 이뤄진 보이그룹도 나오기 시작했다. 'YG 보석함'이라고 불리는 트레저와 '모모랜드 남동생' MLD엔터테인먼트의 T1419다. 트레저는 12명 멤버 중 4명이 일본인, T1419는 9명 중 4명이 일본인 멤버다.

한일 국적의 멤버로 이뤄진 트레저는 일찌감치 일본 현지 미디어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8월 데뷔 당시 일본 6대 스포츠지와 지상파 방송에서 집중 조명했고, 음반 판매량에서도 높은 지분을 차지했다. 트레저의 'THE FIRST STEP' 시리즈 앨범 국가별 누적 판매량을 살펴보면 국내와 일본 모두 26%로 전체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비중을 나타냈다.
그룹 트레저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그룹 트레저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일본에서 정식 데뷔도 하지 않은 트레저가 이만큼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12명 멤버 중 4명의 일본인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4대 대형 기획사 중 한 곳인 YG엔터테인먼트에서 처음으로 데뷔시킨 일본인이라는 점은 트레저의 현지 인기에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

트레저는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오는 3월 31일 일본에서 정식 데뷔한다. 앨범은 전곡 일본어로 수록된다. 이미 일본에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기에 향후 트레저의 성장세는 더욱 폭발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멤버 마시호는 "일본 데뷔를 통해 더 많은 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할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T1419는 MLD엔터테인먼트가 일본의 소니뮤직와 손을 잡고 선보인 그룹이다. 처음부터 한국와 일본 동시 데뷔를 노리고 기획한 그룹으로 언어부터 노래, 춤까지 양국의 문화에 맞춰 체계적으로 키워졌다. 프리 데뷔곡 '드라큘라(Dracula)'와 데뷔곡 '아수라발발타(ASURABALBALTA)' 모두 한국어와 일본어 두 버전으로 발매했고, 자체 유튜브 채널에 올린 웹예능 '데일리 어스(Daily Us)'도 일본어 자막을 제공해 거리감을 좁혔다.
그룹 T1419 / 사진제공=MLD엔터테인먼트
그룹 T1419 / 사진제공=MLD엔터테인먼트
갓 데뷔한 팀의 멤버들이 한국어와 일본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한다는 점은 양국 팬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다가온다. 데뷔쇼 역시 각 국의 정서에 맞게 기획했다. 국내 데뷔쇼에서는 멤버 전원이 한국어를, 일본 데뷔쇼에서는 일본어를 사용했다. 국내 데뷔쇼는 5만 명이 시청했고, 일본 데뷔쇼는 25만 명이 넘는 팬들이 몰리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물론 보아, 동방신기, 카라, 방탄소년단 등 전원 한국인 멤버들로 이뤄진 그룹이 K팝의 위상을 드높였으나 자국민 멤버가 있다는 건 해외 시장에서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특히나 집단주의적이고 폐쇄적인 일본의 특성상 다국적이 아니라 한일 국적의 멤버로만 이뤄져 있는 팀에겐 처음부터 호감을 보인다. 일본에서는 더 이상 스타성을 가진 아이돌이 나오지 않기에 K팝 아이돌 중 일본인 멤버가 속한 팀에게 '올인'하는 경향이 있다.

트레저와 T1419가 향후 일본에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정할 수 없는 K팝 아이돌이지만 언어부터 스타일링까지 일본 시장에선 마치 J팝 아이돌 같은 느낌을 주도록 기획됐다. 노래와 춤 실력은 이미 갖춰졌고 외국어 교육까지 더해 진입장벽을 낮췄다. 이미 K팝 아이돌이 휩쓴 일본 시장이지만, 기획사들의 똑똑한 기획력이 더해진 아이돌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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