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엔플라잉의 서동성(왼쪽부터), 김재현, 이승협, 유회승, 차훈 /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밴드 엔플라잉의 서동성(왼쪽부터), 김재현, 이승협, 유회승, 차훈 /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풋풋함과 설렘, 사랑과 이별 등 청춘의 다양한 감정을 풀어내며 '청춘 밴드'라고 불리는 엔플라잉이 이번에는 소통과 공감으로 돌아왔다. 신곡 '아 진짜요. (Oh really.)'는 승협이 작곡·작사에 참여한 곡으로 "아 진짜요"라는 영혼 없는 대답보다는 진짜 속마음을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담은 노래. 통통 튀는 악기 연주부터 신나는 멜로디, 속이 뻥 뚫리는 보컬에 재치와 공감 둘 다 놓치지 않는 가사까지 외로움과 공허함을 풀어내는 방법도 엔플라잉스럽다. 유쾌하고 맑음이 넘친다.

엔플라잉이 오는 10일 오후 6시 발표하는 미니 7집 'So, 通 (소통)'에는 타이틀곡 '아 진짜요'를 비롯해 '플라워 판타지(FLOWER FANTASY)' '꽃바람(YOUTH)' '아무거나(I'M GONNA)' '마지막 무대' '에요(E-YO)' 등 6곡이 수록됐다. 발매에 앞서 서울 청담동 FNC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난 엔플라잉은 활동에 대한 자신감과 기대감으로 환한 얼굴이었다.

10. 지난해 10월 발표한 '굿밤 (GOOD BAM)' 이후 8개월 만에 컴백한다. 지난 1일 컴백한 트와이스를 비롯해 6월에는 레드벨벳 유닛, 아이즈원 등 대형 아이돌들이 컴백을 앞뒀다. 컴백 대전에 합류하게 된 소감이 어떤가.
유회승 :
사실 우리 앨범을 준비하면서 어떤 가수들이 컴백을 하는지 몰랐다. 확실한 건 나를 비롯한 모든 멤버들이 좋은 음악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싶었다는 거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시국이 좋지 않지만 팬들이 긴 시간동안 우리를 기다려줬기 때문에 팬들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컴백이 정해지고 우리끼리 '진짜 재밌겠다', '빨리 만나고 싶다'라는 말들을 일상에서도 계속했다. 활동을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이승협 : 가수가 팬들과 소통하는 방법은 음악뿐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19로 힘든 시기에 가수로서 어떻게 함께 소통할 수 있을까 깊은 고민 끝에 이번 앨범을 준비했다. '아 진짜요'를 만들고 멤버들에게 '이번에 느낌 좋지 않아요?'라고 하더라. 멤버들도 나처럼 빨리 활동하고 싶다는 걸 느꼈다. 쟁쟁한 가수들이 나온다고 해서 부담은 없다. 자신감이라기보다는 팬들과 재밌게 또 추억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다. 코로나 19로 무관중 음악방송을 해야 하니까 카메라와 싸워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하하.

10. 타이틀곡명이 '아 진짜요'다. '아 진짜요'라는 말은 아이돌들이 팬사인회에서 하는 영혼 없는 멘트 중 하나로 꼽힌다. 제목을 지을 때 노린 부분도 있었나?
이승협 :
'아 진짜요'가 영혼 없는 멘트로 꼽힌다는 걸 티저가 나간 후에 알았다. (웃음) 나는 이 노래의 영감을 프로듀서, 엔지니어 두 분의 대화에서 얻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두 분이 대화하는 걸 보는데 '아 진짜요'라는 말을 많이 쓰더라. 그 어색한 사이에서 나는 외로운 감정을 느꼈다. 그때 느낀 외로운 감정을 형식적인 소통보다는 진짜 속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가사로 풀어썼다.

10. 멤버들은 이승협이 쓴 노래를 듣고 어땠나?
김재현 :
경쾌하고 신나는 곡인줄 알았는데 형의 설명을 듣고 나니까 '아 진짜요'가 외롭게 느껴졌다. 서로 소통을 함에도 불구하고 외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드럼 연주와 퍼포먼스를 외로움이 최대한 표현될 수 있게 준비했다.
서동성 : 나도 처음에 들었을 땐 신나는 곡이라고 생각했는데, 노래에 대한 배경을 듣고 보니까 신나는 노래가 아니었다. (이승협) 형이 담은 감정을 생각하면서 연주에서도 그러한 느낌을 내기위해 노력했다.
차훈 : 차에서 처음 이 곡을 들었는데 '아 진짜요'가 유회승 헌정곡인 줄 알았다. (유)회승이가 '아 진짜요'라는 말에 영혼을 담아서 잘 한다. (웃음) 음악적으로 보자면 기타를 이렇게도 연주하고 싶고 저렇게도 연주하고 싶게 한 노래였다. 어떤 트랙으로 연주하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하게 했다.
유회승 : 첫 느낌부터 좋았다. 내가 보컬이기 때문에 보컬적으로 표현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었다. 기승전결이 확실히 있는 노래이기 때문에 듣는 분들이 마냥 높기만 한 노래가 아니라 스토리를 느끼며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10. 이번 앨범은 객원 베이시스트였던 서동성이 정식 멤버로 합류 처음으로 발매하는 앨범이라 더 뜻깊을 것 같다. 정식 멤버가 된 서동성과 나머지 멤버들의 소감을 듣고 싶다.
서동성 :
객원 멤버로 함께 공연을 했지만, 음악방송 활동은 처음이라 긴장이 많이 된다. 형들이 잘 가르쳐 주고 있어서 걱정보다는 기대가 크다. 형들에게 전수받은 것들을 어떻게 녹여내서 무대에 서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집에선 장남인데 엔플라잉에선 막내다. 늘 챙기다가 챙김을 받으니 색다르더라. 객원 멤버였을 때부터 친하게 지냈고 가족 같은 멤버들이다. 형들이 내게 좋은 기회를 준 거라 생각해서 잘하고 싶다. 처음 겪는 감정이라 말로 설명이 잘 안된다. 형 4명이 생겨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차훈 : 원래도 친했다. 팬들에게 '서동성은 내 친동생'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서)동성이가 아기 같은 면이 있는 친구가 아니었는데 팀에 들어오고 나서 귀여움과 애교가 상승하더라. '이것이 바로 막내 효과인가'라고 생각하는 중이다.
이승협 : 지금까지는 엔플라잉에 베이스가 없어서 가슴을 치는 울림이 없었다. (서)동성의 합류 후 묵직하고 풍부한 사운드를 낼 수 있어서 좋다. 또 막내가 들어오니까 확실히 팀에 흥이 많아지고 밝은 느낌이다. 애교가 없던 친구가 애교를 부리고 있는데, 그렇게 노력해주는 막내 덕분에 더 화기애애해진 것 같다.
밴드 엔플라잉의 서동성(왼쪽부터), 김재현, 이승협, 유회승, 차훈 /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밴드 엔플라잉의 서동성(왼쪽부터), 김재현, 이승협, 유회승, 차훈 /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10. 지난해 이승협의 자작곡 '옥탑방'이 역주행 인기를 누리면서 데뷔 4년 만에 빛을 봤다. 처음으로 대중의 반응을 얻게 해준 감사한 곡이지만, '옥탑방' 성적을 넘어야한다는 부담감과 초조함도 있을 것 같다.
이승협 :
'옥탑방'을 이길 노래를 만들자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히트곡에 대한 부담감도 없다. 멤버들끼리 (대중의) 반응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예전의 마음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그때의 우리는 더 이상은 할 수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열심히 했다. 그렇게 노래를 한다면 또 한 번 대중들이 공감해주지 않을까 한다.
김재현 : 활동을 하면서 힘든 순간이 여러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멤버들과 함께 우리가 했던 방송을 찾아보면서 '엔플라잉 진짜 멋있다'는 생각으로 에너지를 얻었다. '옥탑방' 전에도 이후에도 힘든 적이 있었지만, 그 시기를 이기며 엔플라잉이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 '옥탑방'은 대중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고 또 우리를 알린 노래다. 저는 감히 '아 진짜요’가 '옥탑방'보다 더 센 공감력을 지녔다고 말해본다. (웃음)

10. 역주행 인기와 더불어 유회승이 KBS2 '불후의 명곡'에서 시원시원한 가창력으로 '슈퍼루키'로 떴고, 엔플라잉도 밴드 매력을 한껏 살린 무대로 세대를 아우른다는 호평과 함께 '불명의 슈퍼루키'가 됐다.
유회승 :
'불후의 명곡'에 나가면서 '내가 이런 곡도 하게 되는 구나'했다. 엔플라잉 보컬로서 해보지 못 한 장르를 빨리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 관객들이 내 진심을 알아주셨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영광스러운 출연이었다.
이승협 : '불후의 명곡' 제작진 분들과 선배님들도 다 우리를 잘 챙겨주시는 걸 보고 (유)회승이가 길을 잘 닦아놓았다고 느꼈다. 정말 기특했다. 혼자서도 잘했기 때문에 우리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공연에 임했다. 팬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은 노래가 많다. 훗날 팬들을 위한 '불후의 명곡'도 하면 좋을 것 같다.

10. 지난해 팬 수가 급증했다. 과거와 비교해 공연장 규모도 커졌고 서울과 부산뿐만 아니라 홍콩, 마카오, 파리 등 아시아, 유럽 5개 도시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투어도 열었다. 책임감도 커지고 더 높은 목표도 생겼을 것 같다.
김재현 :
커진 공연장, 더 많아진 팬들을 보면서 '와, 우리 성공했다'가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우리의 음악을 들려줄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드러머라 무대 위에서 멤버들의 뒷모습과 팬을 바라보는 유일한 위치에 있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다. 멤버들과 팬이 함께 놀 때 타이밍이 딱 맞을 때가 있는데 그때 전율이 대단하다. 모든 공연마다 받는 에너지도 다르고 추억도 다르다. 기회가 된다면 전 세계 엔피아(엔플라잉 팬클럽명)를 만나고 싶다. 80살까지 밴드를 할 거라서 건강 관리하면서 함께 놀고 싶다.
차훈 : 공연장이 점점 넓어졌다는 건 책임져야 할 팬들도 늘어났다는 거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 더 많은 사람을 책임질 수 있고 위로를 줄 수 있는 밴드가 되자는 깊은 생각을 한 것 같다. 팬들이 내어주는 환호가 짜릿하다. 우리가 더 열심히 해서 전국에 계신 팬들, 또 해외 팬들을 만족시킬 밴드로 빨리 성장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유회승 : 팬들을 직접 만나면 그 사랑이 더 와 닿는다. 팬미팅 혹은 공연으로 팬들을 만날 때 우리를 보는 눈빛과 또 애정 가득한 마음이 느껴질 때 우리가 많은 사랑을 받게 됐다는 걸 실감한다. 그래서 서울과 부산뿐만 아니라 가지 않은 지역에서 콘서트를 열고 팬들을 자주 뵙고 싶다.
밴드 엔플라잉의 서동성(왼쪽부터), 김재현, 이승협, 유회승, 차훈 /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밴드 엔플라잉의 서동성(왼쪽부터), 김재현, 이승협, 유회승, 차훈 /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10. 올해 데뷔 6년 차에 접어들었다. 팀보다는 형제 같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엔플라잉인데, 끈끈하게 지낼 수 있던 비결이 있다면?
이승협 :
예전에는 진짜 많이 싸웠는데 요즘에는 안 싸운다. 이젠 싸우지 않고 사소한 걸로 삐진다. 가족 식사라는 명분으로 같이 밥을 먹는데, 밥을 먹다 누구 한 명이 섭섭했던 걸 말하기 시작하면 다들 서운했던 순간을 말하고 푼다.
김재현 :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잘 알아서 조심할 부분은 조심하고 배려할 부분은 배려하면서 지내고 있다. 이게 팀워크의 비결이라면 비결 아닐까.
유회승 : 마음 공유를 많이 하는 것 같다. 기쁜 일과 슬픈 일 모두 털어놓고 함께 축하하고 위로한다. 가족처럼 끈끈한 정이 있다.

10. 엔플라잉은 '옥탑방' '굿밤(GOOD BAM)' 등의 음악으로 청춘을 대변하는 밴드로 자리 잡았다. 앨범의 주제를 청춘에서 소통으로 넓혀가면서 스펙트럼도 확장이 된 것 같은데 엔플라잉이 하는 음악의 정의를 직접 내려본다면?
이승협 :
우리가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만은 아닌데 많은 분들이 그렇게 봐주시더라. 우리만의 이야기를 담아보자고 해서 담는 곡들이 우리의 색깔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 같다. '아 진짜요'도 소통에 대한 노래지만 사실 청춘들이 느끼는 외로움도 있다. 마냥 밝지만은 않고 그렇다고 슬프진 않은 우리의 이야기. 그게 엔플라잉의 노래 아닐까.
김재현 : 엔플라잉의 노래에는 기승전결이 있다. 연주를 하고 가사를 쓰면서 그때그때 아이디어를 내고 생각을 나누기 때문에 엔딩이 달라질 때도 있고 연주의 방향성이 바뀔 때도 있다. 갑자기 떠오른 영감 혹은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에 따라 음악을 만들어 가고 있는데, 대중들이 그 음악을 청춘이라고 느껴주시면 청춘인 거고 새로운 분위기를 느낀다면 그게 또 엔플라잉의 음악인 것 같다.

10. 코로나19로 인해 음악방송도 무관중이고 팬 사인회나 공연 등을 열지 못해 팬들을 직접적으로 만날 창구가 줄어들었다. 이번 활동 팬들과의 소통 계획은?
김재현 :
8개월 만에 컴백하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팬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멤버들이 개인적으로 하는 것도 있고 함께 하는 것도 있다. 랜선 버스킹도 좋고 랜선 팬미팅도 좋다. 최대한 소통하고 싶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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