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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팔방미인이었다. 춤을 출 땐 마이클 잭슨처럼 날렵했고, 기타를 칠 땐 마이클 제이 폭스처럼 귀여웠다. 브루노 마스가 “사랑해요”라고 말할 때면 여성 관객들의 눈은 하트로 변했다. 그럴 만 했다. 브루노 마스는 정말로 관객을 데리고 놀 줄 알았으니까. 열정적인 댄스로 춤을 추게 만들다가, 적당한 때에 감미로운 노래로 귀를 간질였다. 매순간 위트까지 발휘하니 관객이 빠져들지 않고 못 배길 정도였다. 마치 관객들이 자기 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것처럼 마음껏 주무르는 것 같았다. 마지막 앵콜 곡 ‘고릴라(Gorilla)’에서 브루노 마스가 셔츠 단추를 푸를 때는 여성들이 자지러지다시피 비명을 질러 귀가 아플 정도였다.

8일 브루노 마스의 첫 내한공연이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은 1만 2,000 명의 관객이 몰렸다. 2층까지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고 여성 관객이 70% 정도는 돼 보였다. 눈짐작으로는 최근 체조경기장 내한공연 중 이글스 내한 때만큼 객석이 가득 찬 것으로 보였다. 공연을 주관한 액세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요 몇 년 사이 내한공연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매진된 공연”이라고 말했다.

8시 20분경 암전이 되자 야광 봉이 체조경기장을 무지갯빛으로 물들임과 동시에 우레와 같은 함성이 들려왔다. ‘웰컴 투 더 문샤인 투어(Welcome to The Moonshine tour)’라는 멘트와 함께 마치 밀림에 온 듯 아프리카를 연상케 하는 북소리가 들려왔다. 브루노 마스는 사진에서 보던 것처럼 모자를 쓰고 시원한 복장으로 무대에 나왔다. 첫 곡 ‘문샤인(Moonshine)’부터 객석이 난리가 났다. 브라스와 코러스를 포함한 8인조 밴드의 연주가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냈으나, 체조경기장인 관계로 소리는 조금 뭉개졌다. 허나 그런 건 관객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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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곡 ‘나탈리(Natalie)’부터 합창이 시작됐다. 열성 팬이 상당한 듯 보였다. 마스가 “헬로 서울 코리아! 기분이 어떠냐? 마음껏 춤추고 흔들어!”라고 외치자 뒷자리까지 관객들이 일어나면서 공연장 전체가 초장부터 스탠딩으로 돌변했다. ‘트레져(Treasure)’가 나오자 댄서블한 리듬에 관객들이 방방 뛰기 시작했다. 흑인 연주자들이 중심이 된 밴드가 흥겨운 안무를 곁들이자 마치 잭슨 파이브를 보는 것 같았다. 여성들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춤을 춰댔다.

‘머니 댓츠 왓 아이 원트(Money That’s What I Want)’부터 브루노 마스는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로큰롤을 연주하자 마치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척 베리를 흉내 내는 마이클 제이 폭스의 재기발랄한 모습이 떠올랐다. 브루노 마스는 여러 곡에서 기타 솔로까지 소화해내는 등 연주에도 욕심을 보였다.

브루느 마스가 ‘공연 선수’인 것은 완급조절에서 명확히 알 수 있었다. 가령 레게리듬의 ‘빌리어네어(Billionaire)’와 ‘쇼 미(Show Me)’를 메들리로 이어가다가 갑자기 ‘아워 퍼스트 타임(Our First Time)’의 섹시한 발라드로 반전을 가하는 순간은 가히 압권이었다. 한껏 흥분시킨 뒤 사르르 녹이는 그야말로 선수였다. 관객들의 반응도 대단했다. 10초 이상 함성이 이어지자 브루노 마스는 중간에 노래를 멈추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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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에서는 원곡과 다른 편곡으로 색다른 매력도 선보였다. 가령 ‘매리 유(Marry You)’ 앞에는 두왑 풍의 인트로를 삽입해 재미를 줬다. ‘러너웨이 베이비(Runaway Baby)’에서는 밴드와 함께 강렬한 연주로 관객을 들었다 놨다 했다. 방방 뛰던 한 남성 관객은 “공연은 브루노 마스가 하는데 내가 죽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공연 막바지에는 ‘낫씽 온 유(Nothing On You)’ ‘그리네이드(Grenade)’ ‘저스트 더 웨이 유아(Just the Way You Are)’ 등의 히트곡이 연달아 흘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연을 즐긴 탓인지 ‘저스트 더 웨이 유아’가 마지막곡이라는 멘트가 나올 때는 벌써 공연이 끝났나 싶어 어안이 벙벙할 정도였다. 막판에는 관객들에게 사진을 찍으라며 밴드와 함께 포즈를 취해주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했다. 앵콜이 시작될 무렵 브루노 마스는 드럼솔로까지 직접 연주하며 관객을 흥분시켰다. 이제 막 다시 공연이 시작된 것 같은 에너지였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액세스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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