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자' 5월 29일 개봉
이요섭 감독 "인물의 이면 찾는 재미 있을 것"
강동원 "신선하고 새로웠다"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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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이 '흑미남'으로 돌아온다. 영화 '설계자'에서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인물을 연기하며 차갑고 건조한 면모를 드러낸다.

29일 서울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에서 영화 '설계자'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요섭 감독과 배우 강동원, 이무생, 이미숙, 김신록, 이현욱, 정은채, 탕준상이 참석했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요섭 감독은 감개무량하다"며 떨리는 마음에 작품 소개도 버벅대 웃음을 자아냈다. 이 감독은 다른 케이퍼물과 차별점에 대해 "모든 인물에 이면이 감춰져있다. 인물들이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변한다. 감춰놓은 걸 찾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설계자'의 원작은 영화 '엑시던트'. 이 감독은 "원작을 좋아했다. 이 작품 들어오면 하겠다고 평소에도 얘기했는데 때마침 저한테 왔다. 덥썩 물어야겠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 보통 내공으로 쓸 수 없구나 싶어서 오랫동안 공들여서 썼다"고 밝혔다. 원작과의 차이에 대해서는 "원작이 2009년 작품이라 시대적 배경을 반영해야 했다. 홍콩과 한국이라는 지리적 배경도 다르다. '이 작품 안에 한국을 어떻게 녹아들게 하지', 이 2가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설계자' 강동원 포스터. / 사진제공=영화사 집, NEW
'설계자' 강동원 포스터. / 사진제공=영화사 집, NEW
강동원은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 역을 맡았다. 삼광보안 팀을 이끄는 영일은 어떤 기록도 세상에 남아있지 않아 일명 깡통으로 불린다. 강동원은 "신선함에 끌렸다.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로 조작하는 조직의 리더를 맡았다. 소재가 신선했고 세계관이 새로웠다"고 밝혔다. 강동원은 영일과 "비슷한 점이 있다. 연기하면서 '나였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또한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 중에 가장 차갑고 건조한 인물"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강동원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지루할 정도로 많이 듣는 말이겠지만 얼굴이 완벽하다. 실제로 이런 분을 내 눈으로 볼 줄 몰랐다. 가문의 영광이다"고 말했다. 이어 "강동원은 만화같이 어두운 매력이 있다. 제 표현으로 하자면 흑미남이다. 흑미남의 매력과 인간적인 눈동자가 있다. 카메라를 보면 '나 복 받았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고 칭찬했다. 강동원은 "'흑미'남이냐 '흑'미남이냐. 흑미남이라는 말은 처음이다"며 웃음을 안겼다. 이 감독은 "다크한 미남"이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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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광보안 팀원으로는 이무생, 이미숙, 이현욱, 탕준상이 출연한다. 이무생은 사고 처리를 맡은 보험 전문가 이치현을 연기했다. 이미숙은 영일과 가장 오래 호흡을 맞춰 온 삼광보안 베테랑 팀원 재키로 분했다. 이현욱은 위장의 귀재 월천 역을 맡았다. 탕준상은 소심한 막내 신입 점만을 연기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매번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이무생은 "프로페셔널하면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는 인물이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무생은 "이무생로랑이 아닌 '무생채' 같은 역할, 어떤 역할도 하겠다"며 연기 열의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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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은 이번 작품과 캐릭터가 "신선했다. 기존에 해왔던 역할과는 상반됐다. 내가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싶었다. 잘해내고 싶었다. 욕심만 앞섰을 수도 있다. 새로운 역할이었다.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아직 영화를 한 번도 못봤다. 저도 기대하고 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드라마 '눈물의 여왕' 흥행에 이어 6년 만에 스크린 컴백하는 이미숙은 "영화는 사랑하는 장르다. 연기한 걸 보고 '나는 저거밖에 안 되나' 고민하게 하는 게 영화 작업이다. 작업의 디테일이 연기자에 맞춰져있다. 너무 좋다. 이번에 감회가 새로웠다"며 "그냥 배우로 늙고 싶다"고 말했다.

다양한 변신과 위장을 거듭한 이현욱은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하기 어려운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저한테는 엄청난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설계자' 촬영 중 '성년'을 맞은 탕준상은 "19살에 시작해서 20살 성인이 돼서 촬영이 끝났다. 첫 성인이 돼서 촬영한 작품이기도 하고 배우로서 현장에서 선배님들과 같이 연기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전했다. 포부 한 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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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호흡을 묻자 이미숙은 "다 말을 잘 들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제가 원래 강동원 팬이지만 너무 좋을 걸 갖고 있어서 화나더라. '어떻게 하면 흠 잡을까' 동료들과 얘기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현욱도 색다른 느낌으로 연기했다. 좋았다"고 칭찬했다. 또한 "탕준상은 저희가 곱게 잘 키웠다. 김신록도 정은채도 내가 좋아한다. 내가 연기를 배워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후배들을 칭찬했다.

이미숙에 대해 이무생은 "영광이다. 제가 배우고 자란 선배인데, 그런 말씀을 들으니 무릎이라도 꿇어야할 것 같다"고 했다. 김신록은 "현장에서 편하게 해주신다. 노력한다기보다 선배님 자체가 그런 분이다. 아까 대기실에서도 먼저 저희를 아우르며 말도 걸어주시더라. '나도 저런 선배가 돼야지' 했다. 분장차에서 제가 '조작'을 많이 당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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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욱은 촬영 중 탕준상에게 "제가 겁을 좀 줬다. 성인이 됐으니 이제 이병헌 선배님과 경쟁해야 한다. 정신 차리라고 했다"며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멘탈을 잡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다"며 후배 사랑을 드러냈다.

탕준상은 "첫 촬영뿐만 아니라 매 촬영 가기 전에는 항상 떨렸다. 하지만 기분 좋은 긴장감이었다. 형들, 선배님들과 만나서 현장에 모여서 같이 장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대기 시간에도 이야기 나눴다. 편하게 촬영하도록 도와주셨다. 제가 막내로서 흠 잡을 데 없이 좋은 선배님들만 있어서 많이 배웠다"고 화답했다.

탕준상은 이번 작품에서 "인물들이 의심을 받는다. 저마저도 진실인지 거짓인지 헷갈리도록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연기 포인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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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채는 영일에게 청부 살인을 의뢰한 주영선으로 분했다. 정은채는 "주영선은 사건의 시작점이 되는 인물이다. 살인 청부 의뢰인이다. 제가 지금까지는 감정이나 연기적으로 어떻게 표현해낼까가 숙제였다면 '설계자'에서는 표정, 행동 등 연기를 오히려 최소화시켰다. 색채가 빠진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내가 타깃을 설정했지만 제가 타깃이 된 느낌이었다. 현장에서도 계속 긴장감을 갖고 있었다"며 "팀원들이 있는데 저는 없어서 섬 같았다. 촬영 때 말고는 편하게 있었다"면서 캐릭터에 몰입한 순간을 떠올렸다.

김신록은 영일이 조작한 사건을 담당하게 된 사고조사과 형사 양경진 역으로 출연한다. '형사록'에서도 진실을 쫓는 형사를 연기했던 김신록은 "전작에서는 개인사가 강했다면 이번에는 사건의 가장 외곽에 있는 인물이다. 가장 바깥에서 조망하면서 직업인으로서 무심하지만 열심히 진실이 아닌 '사실'을 쫓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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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은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정은채는 극 중에서 플래시 세례를 받는 신이 있다. 이에 대해 "영화에서도 중요한 장면이다. 이렇게 플래시 세례를 받으면 지금은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플래시와 같이 호흡해야 했다. 테크닉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절했다. 플래시 세례를 하는 쪽에 있었던 탕준상은 "배우 일을 하면서 보통은 플래시를 받는 자리에 있는데 직접 현장 안에 있어보니 인파와 열기 속에 힘들더라"고 회상했다.

이무생은 "혼자 있는 신이 많았고 통화하는 신이 많았다. 그래서 상대 배우와 있는 신이 반가웠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김신록은 "저는 대부분 2인신이었다. 밀도 있어서 좋았다. 언제 이런 배우들과 해보겠나. 만족도 높은 촬영이자 설정이었다"며 흡족해했다.

강동원은 빗속에서 우산 쓴 스틸을 보곤 "이번에는 제가 브레인 담당이라 많은 액션이 있진 않았다. 제가 우산 쓴 영화들이 대부분 잘 됐는데 이번에도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어 "너무 추웠다"고 기억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윤여정이 강동원에서 '힘들다'고 하소연했는데 강동원도 '힘들다'고 했다는 일화를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강동원은 "이거 찍고 있을 때다. 빗속에서 뛰어다니고 구르고 그럴 때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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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배우들이 노력해서 만든 작품이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다.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 정은채는 "좋은 배우들, 선배님들과 같이 작업해서 개인적으로 영광이다. 즐겁게 봐달라"고 말했다.

이무생은 "모든 캐릭터가 마치 '내 편인듯, 내 편 아닌, 내 편 같은 너'라는 생각이 든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강동원은 "제가 맡은 영일 캐릭터에서 보면 하나도 믿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그걸 보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계자'는 오는 5월 29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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