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현수 役 이선균 인터뷰
오는 9월 6일 개봉
오는 9월 6일 개봉
코미디, 스릴러, 로맨스 장르에 가리지 않고 매번 새로운 연기 변신하는 배우 이선균. 동굴 같은 목소리와 푸근한 미소까지. '이선균이 곧 장르다'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그는 '잠'을 통해 신혼부부로서 다정한 모습과 잠에서 깨어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현수' 역으로 분했다. 벌써 네 번째 호흡을 맞춘 정유미와 찰떡같은 케미를 자랑한 그는 앞으로도 주어지는데로 열심히 하며 도전하고 싶다고. 특히 디즈니 플러스 '무빙'과 같은 히어로물을 도전하고픈 마음을 비치기도 했다.
배우 이선균은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잠' 인터뷰에 나섰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이선균은 자기도 모르게 벌어지는 ‘수면 중 이상행동’으로 인해 잠들기 두려운 남편인 '현수' 역을 맡았다. “누가 들어왔어”라는 낯선 목소리와 함께 초점 없는 눈빛으로 공포를 자아낸다. '잠'은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초청된 소감에 관해 이선균은 "떨렸다. 신인 감독 유재선의 데뷔작이지 않나. 칸 영화제까지 가서 좋은 기운을 가지고 개봉하게 된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해외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느냐고 묻자 "'기생충'의 반응이 너무 크다 보니 부담이 됐다. 비평가주간 섹션은 신인 감독들이 많이 오르는 부문이라서 그런지 응원해주는 느낌이었다. 해외 관객들이 볼 때,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임과 동시에 힘든 것을 극복하는 부부의 멜로로도 볼 수 있어서 코믹적인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아마 색다르게 느끼신 것이 아닐까"라고 답했다.
가족들과 함께 칸 영화제를 방문했다는 이선균은 "큰아이는 너무 놀라더라. 아마 이 장르를 모르고 인생 처음으로 봐서 그런 것 같다. 울먹이더라. 솔직히 어린 나이에 이렇게 보는 것 힘들지 않나.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두 작품으로 칸 영화제에 가게 돼서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선균은 '잠'을 포함해 김태곤 감독의 '탈출: PROJECT SILENCE'로 칸 영화제를 방문한 바 있다. 극 중에서 이선균은 단역 배우로 등장하지만 수진(정유미)의 응원을 많이 받기도 한다. 자신의 연기 활동을 회상하며 이선균은 "그 장면에 대해서는 자세히 적혀있지 않았는데 내 경험이었다. 신인 시절에 모니터링이 겁났다. 극 중에서 수진이 '너무 잘한다'고 하지 않나. 지금도 딱히 즐겨보지는 않는다. 민망하지 않나"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나한테 박한 편인 것 같다. 그만큼 동력을 내서 배우들 대부분 거의 다 박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1999년 비쥬의 '괜찮아' 뮤직비디오로 데뷔해 24주년을 맞이한 이선균은 배우로서의 갈증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갈증과 고민 모두 있다. 내가 하는 표현이나 생각하는 것이 고여있으면 안 될 텐데, 정체되지 않고 흘러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큰 변화를 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타이밍 좋게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그런 배우가 되고픈 것이 소망이다. 어떤 연기를 단정 짓기 시작하면 소홀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짜증계의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별명과 함께 짜증 연기의 신흥강자로 떠오른 박정민의 연기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선균은 "박정민은 학교 후배인데 큰 친분은 없다. 요즘 좋아하는 배우 중의 한 명이다. '지옥'을 볼 때의 짜증은 놀라웠다. 그 당시에 '짜증연기'는 '끝까지 간다'나 '화차' 같은 캐릭터가 극한에 몰리는 역할들이 많다 보니 그런 별명을 얻은 것 같다. 이제 '짜증연기'를 다시 해야 하나(웃음)"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동안 다양한 장르를 캐릭터를 연기한 바 있는 이선균. 인생작을 꼽는다면 어떤 것이냐고 묻자 "그런 질문을 받으면 어렵다. 다 소중한 작품들이다. 그나마 칭찬해주고 싶은 것은 '필모그래피를 다 쌓아오고 있구나'인 것 같다. 최근에는 '나의 아저씨'가 좋은 것 같다. 나의 40대를 대변하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고마운 작품이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첩첩산중'(2009), '옥희의 영화'(2010), '우리 선희'(2013)에 이어 네 번째로 맞춘 정유미와의 호흡에 관해 이선균은 "홍상수 감독님 영화는 원테이크이다 보니 현실적인 연기를 하다 보니 서로 간의 훈련이 많이 된 것 같다. 사실 신혼부부라는 것이 이 시나리오에서 주저한 것이 있다. '나는 40대에 늦게 장가를 연극배우 설정으로 가겠다'는 마음으로 해야 편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보면 부끄러움을 많이 타지만 연기할 때만큼은 어떤 배우보다 과감하고 용감한 것 같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배우로서 유미의 얼굴이 너무 좋다. 깊이도 있다. '수진'이 캐릭터가 '82년생 김지영' 때도 좋았지만 '잠' 역시 필모에 좋게 남을 작품이지 않을까. 10년 전부터 작품을 같이 하자고 했는데 그것도 너무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에서 이선균이 연기한 현수는 1막에서는 남편으로 2막과 3막에서는 아버지로서의 부성애를 느끼면서 변화를 줘야 하는 캐릭터. 이선균은 "정유미 배우가 그 경계를 너무 잘 해줬다. 현수는 무딘 부분도 있지 않나. 감독님하고 의견을 많이 나눴다. 아버지이자 남편으로. 대본에 표현되었던 것도 애써 표현을 안 하기도 했다. 그래야 감정적으로 3막에서 솔직하고 감정적인 리액션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고민했던 부분을 이야기했다.
배우 전혜진과 연예계 대표 부부인 이선균. 앞서 전혜진은 '남남' 인터뷰를 통해 이선균이 자신에게 '연기 좀 해. 평소 모습이랑 비슷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이선균은 "서로 깊게 이야기를 하는 편은 아니다. '남남'은 처음에 웹툰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관계가 재밌지 않나. 이전에 강한 캐릭터만 하다 보니 나만 알고 있는 혜진의 모습이 있어서. 마지막 화는 본방송으로 잘 봤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잠'에 대해선 "칸에 가서 같이 영화를 봤다. 처음 공개되다 보니 걱정이 됐는데, '다 잘 나온 것 같다'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라고 덧붙였다. 아내 전혜진에 대해 "임무를 함께 수행하는 군대 동기 같다"는 이선균은 '잠'을 준비하면서 "몰랐는데 결혼 준비할 때의 모습이 투영된 것 같다. 같은 임무를 해야 하는 것도 그렇지 않나. 지금 10년 넘어서 알콩달콩하기보다 같은 숙제를 가지고 살고 어떻게 행복하게 살 것인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그렇지 않나. 잘살고 있다"라고 답했다.
영화 '킬링 로맨스', '기생충'에서 가족을 지키거나 붕괴하는 역할을 많이 맡아온 바 있는 이선균은 이번 작품의 차별점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선균은 "작품마다 어떤 포지션으로 연기할지 공부했다. '잠'의 경우, 정유미 배우가 변하는 과정이 중심이 되는 영화라서 촉매제 역할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킬링 로맨스'에서는 이하늬 배우를 힘들게 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선균은 기자간담회에서 '잠'을 선택한 이유가 "군더더기 없는 시나리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추가로 그는 "'잠'의 러닝타임도 별로 길지 않지만, 거의 90퍼센트 이상 담겼다. 욕심을 내고 결정하지 못하는 것보다 되게 일상적인 심플한 재미를 넣으신 것 같다. 촬영할 때도 정확한 콘티를 가지고 쭉 가는 것으로 진행하다 보니 버릴 것이 활용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유재선 감독은 소위 '봉준호 키드'라고 불리면서 '옥자'의 연출부로 일하기도 하고 푸근한 외모까지 닮아있다. 이에 관해 이선균은 "'정말 닮고 싶어 하는구나'가 많이 느껴졌다. 유재선 감독이 좋았던 부분은 솔직하고 자신의 포장이나 방어막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꾸밈이 있는 것보다 솔직하게 장르적으로 녹여내려는 부분이 비슷하다. 촬영장 마지막에 봉준호 감독이 오셨다. 너무 큰 힘이 되어주셨다"라며 존경심을 표했다.
이어 "(촬영 당시가) 감독님이 결혼 준비하실 때였다. 영화 끝나고 3개월 후에 결혼하셨다. 예의 바르시고 침착하시다. 굉장히 다정하고 스윗하게 표현하고 싶어 하셔서 닭살이 돋아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 어떤 생각하는 것이 부딪힘이 있지 않나. 저의 고충도 들어간 관계를 설정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에서 유재선 감독은 "이선균 배우는 연구를 많이 해오시는 편"이라고 언급하며 준비성 철저한 모습을 칭찬하기도 했다. 이 말을 들은 이선균은 "유미는 의견을 내는 편이 아니다. 내가 더 나이가 많다 보니 신인 감독이 눈치 보지 않고 원할 때까지 테이크를 많이 가달라고 했다. 리액션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니, 이 장면에 계획적으로 낭비 없이 영화를 잘 만든 것 같다. 촬영의 90퍼센트 이상 담았으니 플랜을 잘 짠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시나리오 안에서 그려진 '현수'를 어떤 식으로 해석했냐고 묻자 "대본에는 '현수'가 심한 이상행동을 한다. 노력은 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잠을 자는 캐릭터이지 않나. 그런 행동들이 '수진'에게 영향을 주는 것 같지만 생각 없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하려는 노력이 아닌가라는 생각했다. '만약 현수라면 이렇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제안했던 것 같다. 정유미 배우와 연기를 할 때, 그런 부분이 감정적으로 변하게 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홍상수, 봉준호 등 거장 감독들과 작업을 해온 이선균에게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느냐고 묻자 "더 만나고 싶은 감독들 많다. 만난 것 자체가 너무 운이 좋았다. 좋아하는 작품을 연출하는 감독과 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다른 감독님하고도 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어떤 감독님과 하고 싶다는 욕심보다는 지금처럼 잘하고 싶다. 이걸 해내면 어떤 것이 주어지는 것 같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선균은 작품마다 팔색조처럼 변신하며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 배우. '끝까지 간다', '화차', '내 아내의 모든 것', '킬링 로맨스', '나의 아저씨' 등에서 각기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바 있다. 앞으로 도전해보고픈 장르에 관해 "원한다고 주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방향이나 목표는 잘 안 정했다. 디즈니 플러스 '무빙'을 보다가 히어로물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엑스 맨' 같은 것도 좋아한다. 너무 재밌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무빙' 중에서 어떤 캐릭터를 해보고 싶냐고 묻자 "별거 없어 보이는 능력을 갖춘 역을 해보고 싶다. 마블보다는 엑스맨을 좋아한다. 너무 있어 보이지 않나"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잠'은 오는 9월 6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배우 이선균은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잠' 인터뷰에 나섰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이선균은 자기도 모르게 벌어지는 ‘수면 중 이상행동’으로 인해 잠들기 두려운 남편인 '현수' 역을 맡았다. “누가 들어왔어”라는 낯선 목소리와 함께 초점 없는 눈빛으로 공포를 자아낸다. '잠'은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초청된 소감에 관해 이선균은 "떨렸다. 신인 감독 유재선의 데뷔작이지 않나. 칸 영화제까지 가서 좋은 기운을 가지고 개봉하게 된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해외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느냐고 묻자 "'기생충'의 반응이 너무 크다 보니 부담이 됐다. 비평가주간 섹션은 신인 감독들이 많이 오르는 부문이라서 그런지 응원해주는 느낌이었다. 해외 관객들이 볼 때,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임과 동시에 힘든 것을 극복하는 부부의 멜로로도 볼 수 있어서 코믹적인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아마 색다르게 느끼신 것이 아닐까"라고 답했다.
가족들과 함께 칸 영화제를 방문했다는 이선균은 "큰아이는 너무 놀라더라. 아마 이 장르를 모르고 인생 처음으로 봐서 그런 것 같다. 울먹이더라. 솔직히 어린 나이에 이렇게 보는 것 힘들지 않나.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두 작품으로 칸 영화제에 가게 돼서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선균은 '잠'을 포함해 김태곤 감독의 '탈출: PROJECT SILENCE'로 칸 영화제를 방문한 바 있다. 극 중에서 이선균은 단역 배우로 등장하지만 수진(정유미)의 응원을 많이 받기도 한다. 자신의 연기 활동을 회상하며 이선균은 "그 장면에 대해서는 자세히 적혀있지 않았는데 내 경험이었다. 신인 시절에 모니터링이 겁났다. 극 중에서 수진이 '너무 잘한다'고 하지 않나. 지금도 딱히 즐겨보지는 않는다. 민망하지 않나"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나한테 박한 편인 것 같다. 그만큼 동력을 내서 배우들 대부분 거의 다 박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1999년 비쥬의 '괜찮아' 뮤직비디오로 데뷔해 24주년을 맞이한 이선균은 배우로서의 갈증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갈증과 고민 모두 있다. 내가 하는 표현이나 생각하는 것이 고여있으면 안 될 텐데, 정체되지 않고 흘러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큰 변화를 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타이밍 좋게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그런 배우가 되고픈 것이 소망이다. 어떤 연기를 단정 짓기 시작하면 소홀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짜증계의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별명과 함께 짜증 연기의 신흥강자로 떠오른 박정민의 연기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선균은 "박정민은 학교 후배인데 큰 친분은 없다. 요즘 좋아하는 배우 중의 한 명이다. '지옥'을 볼 때의 짜증은 놀라웠다. 그 당시에 '짜증연기'는 '끝까지 간다'나 '화차' 같은 캐릭터가 극한에 몰리는 역할들이 많다 보니 그런 별명을 얻은 것 같다. 이제 '짜증연기'를 다시 해야 하나(웃음)"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동안 다양한 장르를 캐릭터를 연기한 바 있는 이선균. 인생작을 꼽는다면 어떤 것이냐고 묻자 "그런 질문을 받으면 어렵다. 다 소중한 작품들이다. 그나마 칭찬해주고 싶은 것은 '필모그래피를 다 쌓아오고 있구나'인 것 같다. 최근에는 '나의 아저씨'가 좋은 것 같다. 나의 40대를 대변하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고마운 작품이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첩첩산중'(2009), '옥희의 영화'(2010), '우리 선희'(2013)에 이어 네 번째로 맞춘 정유미와의 호흡에 관해 이선균은 "홍상수 감독님 영화는 원테이크이다 보니 현실적인 연기를 하다 보니 서로 간의 훈련이 많이 된 것 같다. 사실 신혼부부라는 것이 이 시나리오에서 주저한 것이 있다. '나는 40대에 늦게 장가를 연극배우 설정으로 가겠다'는 마음으로 해야 편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보면 부끄러움을 많이 타지만 연기할 때만큼은 어떤 배우보다 과감하고 용감한 것 같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배우로서 유미의 얼굴이 너무 좋다. 깊이도 있다. '수진'이 캐릭터가 '82년생 김지영' 때도 좋았지만 '잠' 역시 필모에 좋게 남을 작품이지 않을까. 10년 전부터 작품을 같이 하자고 했는데 그것도 너무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에서 이선균이 연기한 현수는 1막에서는 남편으로 2막과 3막에서는 아버지로서의 부성애를 느끼면서 변화를 줘야 하는 캐릭터. 이선균은 "정유미 배우가 그 경계를 너무 잘 해줬다. 현수는 무딘 부분도 있지 않나. 감독님하고 의견을 많이 나눴다. 아버지이자 남편으로. 대본에 표현되었던 것도 애써 표현을 안 하기도 했다. 그래야 감정적으로 3막에서 솔직하고 감정적인 리액션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고민했던 부분을 이야기했다.
배우 전혜진과 연예계 대표 부부인 이선균. 앞서 전혜진은 '남남' 인터뷰를 통해 이선균이 자신에게 '연기 좀 해. 평소 모습이랑 비슷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이선균은 "서로 깊게 이야기를 하는 편은 아니다. '남남'은 처음에 웹툰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관계가 재밌지 않나. 이전에 강한 캐릭터만 하다 보니 나만 알고 있는 혜진의 모습이 있어서. 마지막 화는 본방송으로 잘 봤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잠'에 대해선 "칸에 가서 같이 영화를 봤다. 처음 공개되다 보니 걱정이 됐는데, '다 잘 나온 것 같다'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라고 덧붙였다. 아내 전혜진에 대해 "임무를 함께 수행하는 군대 동기 같다"는 이선균은 '잠'을 준비하면서 "몰랐는데 결혼 준비할 때의 모습이 투영된 것 같다. 같은 임무를 해야 하는 것도 그렇지 않나. 지금 10년 넘어서 알콩달콩하기보다 같은 숙제를 가지고 살고 어떻게 행복하게 살 것인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그렇지 않나. 잘살고 있다"라고 답했다.
영화 '킬링 로맨스', '기생충'에서 가족을 지키거나 붕괴하는 역할을 많이 맡아온 바 있는 이선균은 이번 작품의 차별점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선균은 "작품마다 어떤 포지션으로 연기할지 공부했다. '잠'의 경우, 정유미 배우가 변하는 과정이 중심이 되는 영화라서 촉매제 역할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킬링 로맨스'에서는 이하늬 배우를 힘들게 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선균은 기자간담회에서 '잠'을 선택한 이유가 "군더더기 없는 시나리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추가로 그는 "'잠'의 러닝타임도 별로 길지 않지만, 거의 90퍼센트 이상 담겼다. 욕심을 내고 결정하지 못하는 것보다 되게 일상적인 심플한 재미를 넣으신 것 같다. 촬영할 때도 정확한 콘티를 가지고 쭉 가는 것으로 진행하다 보니 버릴 것이 활용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유재선 감독은 소위 '봉준호 키드'라고 불리면서 '옥자'의 연출부로 일하기도 하고 푸근한 외모까지 닮아있다. 이에 관해 이선균은 "'정말 닮고 싶어 하는구나'가 많이 느껴졌다. 유재선 감독이 좋았던 부분은 솔직하고 자신의 포장이나 방어막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꾸밈이 있는 것보다 솔직하게 장르적으로 녹여내려는 부분이 비슷하다. 촬영장 마지막에 봉준호 감독이 오셨다. 너무 큰 힘이 되어주셨다"라며 존경심을 표했다.
이어 "(촬영 당시가) 감독님이 결혼 준비하실 때였다. 영화 끝나고 3개월 후에 결혼하셨다. 예의 바르시고 침착하시다. 굉장히 다정하고 스윗하게 표현하고 싶어 하셔서 닭살이 돋아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 어떤 생각하는 것이 부딪힘이 있지 않나. 저의 고충도 들어간 관계를 설정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에서 유재선 감독은 "이선균 배우는 연구를 많이 해오시는 편"이라고 언급하며 준비성 철저한 모습을 칭찬하기도 했다. 이 말을 들은 이선균은 "유미는 의견을 내는 편이 아니다. 내가 더 나이가 많다 보니 신인 감독이 눈치 보지 않고 원할 때까지 테이크를 많이 가달라고 했다. 리액션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니, 이 장면에 계획적으로 낭비 없이 영화를 잘 만든 것 같다. 촬영의 90퍼센트 이상 담았으니 플랜을 잘 짠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시나리오 안에서 그려진 '현수'를 어떤 식으로 해석했냐고 묻자 "대본에는 '현수'가 심한 이상행동을 한다. 노력은 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잠을 자는 캐릭터이지 않나. 그런 행동들이 '수진'에게 영향을 주는 것 같지만 생각 없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하려는 노력이 아닌가라는 생각했다. '만약 현수라면 이렇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제안했던 것 같다. 정유미 배우와 연기를 할 때, 그런 부분이 감정적으로 변하게 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홍상수, 봉준호 등 거장 감독들과 작업을 해온 이선균에게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느냐고 묻자 "더 만나고 싶은 감독들 많다. 만난 것 자체가 너무 운이 좋았다. 좋아하는 작품을 연출하는 감독과 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다른 감독님하고도 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어떤 감독님과 하고 싶다는 욕심보다는 지금처럼 잘하고 싶다. 이걸 해내면 어떤 것이 주어지는 것 같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선균은 작품마다 팔색조처럼 변신하며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 배우. '끝까지 간다', '화차', '내 아내의 모든 것', '킬링 로맨스', '나의 아저씨' 등에서 각기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바 있다. 앞으로 도전해보고픈 장르에 관해 "원한다고 주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방향이나 목표는 잘 안 정했다. 디즈니 플러스 '무빙'을 보다가 히어로물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엑스 맨' 같은 것도 좋아한다. 너무 재밌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무빙' 중에서 어떤 캐릭터를 해보고 싶냐고 묻자 "별거 없어 보이는 능력을 갖춘 역을 해보고 싶다. 마블보다는 엑스맨을 좋아한다. 너무 있어 보이지 않나"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잠'은 오는 9월 6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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