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유령' 인터뷰, 무라야마 쥰지 役

설경구 "'유령' 속 韓·日 혼혈 쥰지에 연민 느껴"
배우 설경구 /사진 = CJ E&M
배우 설경구 /사진 = CJ E&M
배우 설경구(56)가 '유령' 속 자신의 역할인 쥰지 캐릭터에 대해 밝혔다.

설경구는 12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인터뷰에서 작품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설경구는 "어제 시사회에서 영화를 처음 봤다"며 "다른 사람들은 안 보고 저만 봤다. 손 끝까지 봤다"고 웃었다.

이어 자신의 캐릭터 쥰지에 대해 "기능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했다. 여성 캐릭터들이 잘 나타나야 했기 때문에 기능적으로 했다"며 "그래서 이름을 뒤로 빼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제 이름을 앞에 두는 것이 그 자체로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그대로 뒀다"고 말했다.
배우 설경구 /사진 = CJ E&M
배우 설경구 /사진 = CJ E&M
설경구는 극중 무라야마 쥰지 역을 맡았다. 명문 무라야마 가문 7대로 일본인 아버지와 조선인 어머니 사이 태어난 인물. 성공가도를 달리던 엘리트 군인이었으나 좌천돼 통신과 감독관으로 파견된 후 '유령' 검거에 성공해 경무국으로 복귀를 꿈꾼다.

이 캐릭터와 관련 설경구는 "쥰지는 반전이 없이 한결같이 가는 게 반전"이라며 "연민의 감정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설경구는 자신이 가장 연민을 가지고 접했던 캐릭터에 대한 질문에 영화 '박하사탕'(감독 이창동, 2000)의 김영호 역을 꼽았다. 설경구는 "촬영 이후에도 한참 동안 영호를 못 떨쳤다. 다른 현장에 가서도 괴로웠다. 애증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촬영장에서도 감독님이나 스태프들이 있으면 피해서 삥 둘러가고 그랬다"며 "아마 원하는 걸 제대로 못한다는 미안함 때문이었던 거 같다"고 돌아봤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이야기.

1월 18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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