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42회 청룡영화상 생중계 캡처
사진=제42회 청룡영화상 생중계 캡처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제4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배우 김혜수와 유연석이 진행을 맡았다.

영화 '미나리'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이 이날 행사의 2부 오프닝 무대에 섰다. 객석의 많은 후배들과 영화인들은 기립박수와 존경의 눈빛으로 윤여정을 환영했다.

윤여정은 "노배우 윤여정이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만해라. 무슨 기립박수까지. 고맙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는 객석의 많은 후배들이 계속해서 서있자 "(이)성민 씨 안 앉을 거냐"고 너스레를 떨며 후배들을 자리에 앉혔다.

윤여정은 앞서 자신의 필모그래피 영상 상영에 대해 "저는 텔레비전 일을 많이 했는데 지금 보니 영화도 조금씩 한 거 같다. 어느덧 제가 이제 바라볼 것 보다는 돌아볼 게 많은 나이가 됐다. 그런데 또 돌아보게 해준다. 올해 한 해는 어리둥절한 한 해 였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며칠 전에 영국 가디언지와 인터뷰를 했는데 기자가 묻더라"며 "BTS,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한국 대중예술이 갑자기 각광 받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하길래 우리는 언제나 늘 좋은 영화, 좋은 드라마가 있었다, 단지 세계가 갑자기 우릴 주목할 뿐이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말에 책임을 지게 해주셔야 한다. 앞으로 바라볼 게 많은 영화들이 좋은 얘기들, 많은 얘기들을 영화로 만들어서 세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 바람이다. 제가 영화를 책임지게 될 사람은 아닌데 이런 말을 하게 된다"며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윤여정은 "오늘은 여러분께 너무 감사해서 인사드리러 나오게 됐다"며 "특히 평창동 주민들께 감사드린다. 제가 행사 마치고 도착하니 동네 어귀에 주민 여러분들이 '자랑스러운 우리 동네 주민 윤여정'이라고 육교 위에 플랜카드를 붙여주셨더라. 그걸 보니 뭉클하고 조국의 품에 안겼구나 싶었다. 이제 영어 안 해도 되는구나 싶었다. 우리말로 하니까 너무 좋다. 잘 못하는 영어 하느라 힘들었다. 세종대왕님께도 한글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특유의 유머러스한 면모를 뽐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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