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에 비해 흥행력 부족한 김강우
상대역 서예지 가스라이팅설·김소혜 학폭 논란
공포영화 도전작 '귀문'은 산만한 스토리
영화 '귀문'에 출연한 배우 김강우. / 사진제공=CJ CGV
영화 '귀문'에 출연한 배우 김강우. / 사진제공=CJ CGV
≪김지원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목요일 오후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연기도 되고 비주얼도 갖췄는데 유독 작품 복 없는 배우들이 있다. 그 중에 한 명이 배우 김강우다.

김강우는 코로나19 상황 속에 올해만 출연 영화 세 편을 선보였다. 지난 2월에는 로맨틱 코미디 '새해전야', 4월에는 스릴러 '내일의 기억'이 개봉했고, 이달 25일에는 공포물 '귀문'이 상영을 시작한다.

'새해전야'에서 김강우는 이혼남 지호 역을 맡았다. 형사인 지호는 차도녀 효영(유인나 분)의 신변 보호를 맡게 된 뒤 효영에게 점점 호감을 느끼게 되는 인물이다.

옴니버스 영화 '새해전야'는 한국의 '러브 액츄얼리'를 꿈꿨지만 어수선하고 산만했다. 메인 커플 김강우-유인나의 이야기는 흐지부지 표현됐고, 그 탓에 김강우 캐릭터도 흐릿해졌다. 친근하고 수더분한 형사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김강우는 머리를 뽀글뽀글하게 파마도 했다. 허술하고 궁상맞은, 그러면서 새로운 사랑을 아직은 두려워하는 이혼남의 모습을 유쾌하게 보여주고 싶었던 노력은 엿보였지만 많은 캐릭터들 가운데 눈에 띄진 못했다.
영화 '내일의 기억' 스틸 /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내일의 기억' 스틸 /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내일의 기억' 때는 뜻하지 않은 풍파를 만났다. 상대 배우인 서예지가 '김정현 가스라이팅' 논란에 휩싸이면서 불똥을 맞은 것. 당시 언론시사회를 앞두고 서예지의 가스라이팅설이 불거졌고 서예지는 개인 사유를 핑계로 시사회에도 불참했다.

'내일의 기억'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는 서예지의 가스라이팅설로 인해 관심 밖의 일이 돼버렸다. 선악을 유려하게 오가는 연기를 보여준 김강우였지만 대중의 관심사는 여전히 서예지의 가스라이팅 여부였다. 작품을 본 관객들은 의외로 잘 만든 작품, 훌륭한 연기라는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워했다.
영화 '귀문' 스틸 / 사진제공=CJ CGV
영화 '귀문' 스틸 / 사진제공=CJ CGV
오는 25일 개봉하는 '귀문'은 김강우의 공포물 첫 도전작이다. 이번 영화는 한국영화 최초로 기획 단계부터 촬영까지 2D를 비롯해 4DX, 스크린X 등 특수 포맷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김강우는 "이 영화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하나의 기준점이었다. 새로운 시도에 참여한다는 의의가 컸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김강우의 의욕와 기대만큼 훌륭한 작품이 나오진 못했다. 일반적으로 촬영해 2D를 특수 포맷에 맞게 바꾼 기존 영화들보다 '귀문'이 좀 더 생동감 있고 체험적인 요소가 많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체험 콘텐츠'가 빠진 일반 2D만 놓고 본다면 이 영화는 흐름이 뒤죽박죽, 혼란스럽고 어수선하다. 추운 겨울 폐건물에서 고생하며 촬영했다는 김강우지만, 그의 연기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만큼 영화의 스토리가 산만하다.

게다가 개봉을 앞두고 '귀문'의 출연자인 배우 김소혜가 학폭 논란에 휩싸여 또 한 번 타격을 입게 됐다. 영화를 이끌고 가야하는 주연이자 선배 배우인 김강우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일 것이다.
배우 김강우가 3일 열린 영화 '귀문'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CJ CGV
배우 김강우가 3일 열린 영화 '귀문'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CJ CGV
김강우의 영화 최대 흥행작은 296만 명을 모은 '식객'(2007)이라 할 수 있다. 김강우라는 명성에 비하면 의아함을 자아내는 낮은 기록이다. 네티즌들이 오죽하면 그에게 '충무로의 대표적 국밥배우'라고 별명을 붙였을까. 그 만큼 김강우가 흥행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객관적 수치로 배우의 모든 것을 평가할 순 없다. 하지만 대중문화예술을 하는 배우가 대중에게 외면 받는 작품만 계속해서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물론 김강우에게 상대배우 논란이나 팬데믹 상황 같은 불운이 따랐던 것도 맞다. 이런 요소는 그가 통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통제할 수 있는 요소 내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도전을 멈추지는 않되, 좀 더 짜임새 있는 작품을 선택해야 하고 자신의 연기력을 제대로 발산할 수 있는 캐릭터를 찾아내야 한다. 선악을 모두 갖춘 이미지로 20년 연기 생활 동안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온 김강우가 '국밥배우'라는 오명을 벗을 날이 오길 바라 본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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