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기·류현경·염혜란 주연 '아이' 2월 10일 개봉
김향기 "나와 닮은 것 같아 흥미로웠던 캐릭터"
김향기X류현경, 연기 호흡+애정 과시
류현경 "나는 김향기 1호팬, 짤 '줍줍'"
배우 김향기(왼쪽부터), 김현탁 감독, 류현경이 영화 '아이'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향기(왼쪽부터), 김현탁 감독, 류현경이 영화 '아이'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향기, 류현경이 영화 '아이'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되어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아이'는 일찍 어른이 돼버린 아이 아영(김향기 분)이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류현경 분)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일을 그린 작품. '아이'의 제작보고회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21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렸다. 김현탁 감독과 배우 김향기, 류현경이 참석했다.

김 감독은 "가족의 형태,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 이런 캐릭터와 시나리오를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결핍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보듬어주고 손을 내밀어주길 바랐다. 둘의 선택을 세상이 응원하고 보는 분들이 치유되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극 중 아영은 보호종료아동.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이 친구들이 영화로 소비되지만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논문 자료나 인터뷰 등을 통해 이 친구들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에 집중했다.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려고 했다"고 전했다.
배우 김향기가 영화 '아이'의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향기가 영화 '아이'의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김향기는 아동학과 졸업을 앞둔 대학생 아영 역을 맡았다. 그는 "대본 읽으며 아영 캐릭터와 제가 닮았다고 느껴져 흥미로웠다. 대본에서 아영에 대해 나와 있던 표현들에 어떤 의문도 없었다. 나와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는데 비슷하게 느껴진다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다. 또한 "아영은 본인이 노력해도 그 안에 채울 수 없는 공백이 저보다는 크다고 생각했다. 자기방어가 늘 깔려있는 친구라고 생각했고 안정적 선택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강박이 좀 있다. 감정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게 어색한 친구 같았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김향기가 아영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순간에 대해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걸음걸이나 손짓, 눈빛 등 동선이 많은 영화인데 내가 언제 컷을 해야 하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제가 계속 보고 싶은 마음에 컷을 안 해서 좀 힘들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김향기의 연기를 칭찬했다.

김향기는 '우아한 거짓말'의 천지, '증인'의 지우에 이어 '아이'의 아영으로 또 한 번 힐링을 선사할 전망이다. 김향기는 '치유 3부작인 것 같다'는 말에 "정말 좋은 것 같다"며 호응했다. 세 캐릭터의 닮은 점에 대해 묻자 "내면이 성장해나가는 친구들이다. '성장'이라는 걸 찾으려고 노력하는 작품들이다. 사람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담아내는 캐릭터들"이라고 답했다.
배우 류현경이 영화 '아이'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류현경이 영화 '아이'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류현경은 미혼모 영채를 연기했다. 그는 "영채가 사회와 자신에 대한 혐오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쓰러웠다. 아영을 만나고 교감하면서 성숙해지는 내용의 시나리오여서 영화를 찍으며 저도 인간적으로 성숙해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극 중 엄마로서 아이에게는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영채라는 본인 스스로에게는 '미안해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말을 되뇌었던 촬영장이었다. 가보지 않은 길 앞에 첫 발을 디디는 막막함과 영채 스스로 세상의 편견 속에 꿋꿋이 잘 살아내려는 정서를 닮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향기와 류현경은 연기 호흡을 자랑하며 서로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류현경은 "나의 사랑 너의 사랑 김향기가 아니겠나"며 "촬영 끝나고 너무 보고 싶어서 전작을 다시 봤다. '덕질'을 했다. 요즘 짤이 많은데 '짤 줍줍'했다"며 폭소케 했다.

김향기는 "'짤 줍줍'하는 건 몰랐다"며 쑥스러워 했다. 이어 류현경에 대해 "밝고 생기 있는 에너지가 좋았다. 제가 표현이 적은 편이고 '아이' 촬영 당시 에너지가 조금 떨어져있는 느낌이었는데 류현경 씨가 컷하고 대화하면서 주는 에너지가 행복했다. 해피 바이러스 같았다. 편했다. 사람을 기분 좋게 해주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이에 류현경은 "저는 1호팬이고 감독님은 2호팬이다. 감독님과 '김향기가 너무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하자'고도 했다"고 화답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배우 김향기(왼쪽), 류현경이 영화 '아이'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향기(왼쪽), 류현경이 영화 '아이'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날 제작보고회에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신스틸러 배우 염혜란도 이번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칠 전망이다. 염혜란은 가게 종업원 영채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는 사장님 미자 역을 맡았다.

류현경은 염혜란의 연기에 대해 "경이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공책, 펜을 들고 다니면서 감정 같은 걸 기록하면서 연기 연습하는 걸 보면서, 이렇게 존경할 만한 선배님과 작업하게 돼 뭉클했다. 나도 선배님처럼 집중력 잃지 않고 마음을 담아서 꿋꿋이 연기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극 중 염혜란이 김향기의 뺨을 때리는 신이 있다. 김향기는 "저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선배님이 너무 미안해하면서 '어우 어떡해' 하더라"며 촬영 에피소드를 전했다.

극 중 영채 아이의 이름은 혁. 쌍둥이 형제 지안·지온이 번갈아가며 연기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낯선 환경에 아이들의 리듬이 깨지면 힘드니까 최대한 해치지 않는 방향을 고려했다"며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음을 밝혔다.

김향기는 "처음에는 둘을 구별하지 못 했는데 촬영할수록 뚜렷하게 구분 되고 쌍둥이도 이목구비가 더 또렷해지더라. 짧은 시간인데도 달라지는 구나 느꼈다"며 "갓난아기들인데도 무던한 친구들이었다. 고맙고 귀여웠다"고 전했다.

극 중 베이비시터로 아기와의 연기 호흡을 묻자 김향기는 "노하우는 없다. 쌍둥이가 너무 잘해줬다. 제가 크게 케어해줄 게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베이비시터 제안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에 "아이를 돌보는 것도 좋지만 전 연기를 더 하고 싶다"며 웃었다.

류현경은 가수 조정치·정인 부부로부터 캐릭터 연구에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는 "부부의 아이가 혁이와 비슷한 또래다. 그래서 그 집에 가서 아이들 정서나 육아 등을 살펴봤다. 육아가 일상적인 게 아니라 오히려 위대하고 특별한 일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향기는 "극장에서 소소하지만 일상 속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는 인사말로 마무리했다. 류현경은 "모두가 힘든 시기 개봉하게 됐는데 안전하게 봐주시면 좋겠다. 활력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감독 역시 "최근에 많이 힘든데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영화관을 찾아주실 관객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아이'는 오는 2월 10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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