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 홀로 집에', '러브 액추얼리', '러브레터' 포스터./ 사진=네이버 무비
영화 '나 홀로 집에', '러브 액추얼리', '러브레터' 포스터./ 사진=네이버 무비
괜히 들뜨고, 길거리를 거닐고 싶을 때다. 그러나 올해는 참아야겠다. 반짝반짝 빛나는 트리도 눈에 안 띄고, 흥겨운 캐럴로 들리질 않는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5인 이상 모임'도 금지됐다. 올해 유행처럼 번진 말인데 이불 밖은 위험하다. '집콕'이 답이다. 따뜻한 집 안에서 가족, 연인과 함께 볼만한 '크리스마스 명작'을 소개한다. 물론 '홀로족'을 위한 영화도 있다.

특히나 혈기 왕성한 MZ 세대들이 굳이 나가지 않고도 기억에 남을만한 X, Y세대 영화에 주목하자. 명작이라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나 홀로 집에1' 스틸./
'나 홀로 집에1' 스틸./
#온 가족이 함께
수십 번을 봐도 또 보게 되는 '미쿡' 어린이의 크리스마스 소동기 '나 홀로 집에1'

아마 단 한 번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이 영화가 방송되지 않은 날은 없을 것이다. '나 홀로 집에'는 1990년 개봉한 1편과 1992년 개봉한 2편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3, 4, 5편이 꾸준하게 제작됐다. 그러나 재미와 감동, 짙은 여운을 모두 남기며 '명작'으로 손꼽히는 시리즈는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연출하고 맥컬리 컬킨이 주연을 맡은 '나 홀로 집에' 1편이다. 개봉 이후 30여 년 동안 크리스마스 시즌엔 어김없이 TV에서 방송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의 미국 시카고. 8살 케빈(맥컬리 컬킨)은 말썽꾸러기라 집안 가족들로부터 늘 욕을 듣고 따돌림을 당한다. 케빈은 그런 가족들이 밉다. 늘 자신은 혼자 살 거라면서 가족들이 모두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게 현실이 될 줄이야. 크리스마스 연휴를 이용해 프랑스 친척 집으로 떠날 준비를 하던 케빈네 가족과 손님들은 전기선이 끊겨 늦잠을 자게 됐고, 비행기 시간을 맞추기 위해 허둥대다 3층 다락방에서 잠이 든 케빈을 미처 챙기지 못하고 떠난다. 케빈의 가족들은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그 사실을 인지하고, 발을 동동 구른다. 잠에서 깬 케빈은 잠시 당황했지만,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졌다며 기뻐했고, 그동안 온전하게 누리지 못했던 모든 것들을 실행에 옮긴다. 그러던 중 케빈은 빈집털이 2인조 도둑이 자신의 집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이를 대비하게 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케빈이 2인조 도둑에 맞서는 장면. 기발한 아이디어로 대담하게 도둑들을 상대하는 모습은 묘한 쾌감과 폭소를 안긴다. 케빈이 아빠 스킨을 여린 피부에 바른 후 따가워서 소리를 지르는 장면부터, 도둑들이 케빈에게 골탕 먹는 장면까지 그동안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영화의 명장면들이 패러디되기도 했다.

올해 안방에서도 '나 홀로 집에'를 시청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밤 11시 40분 OCN에서 방송한다. 크리스마스인 25일 낮 12시 30분에도 볼 수 있다.
'러브 액츄얼리' 스틸./
'러브 액츄얼리' 스틸./
#연인과 함께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선물 같은 영화 '러브 액츄얼리'

2003년 12월 개봉한 이 영화는 눈과 귀 모두를 사로잡으며 크리스마스 시즌에 따뜻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리차드 커티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당대 최고의 인기 배우인 휴 그랜트, 리암 니슨, 콜린 퍼스, 로라리니, 엠마 톰슨, 앨런 릭먼, 키이라 나이틀리, 마틴 맥커친, 빌 나이 등이 출연했다. 많은 명장면과 명대사, 그리고 이 시즌에 정말 잘 어울리는 OST까지, 안 본 사람은 있어도 노래와 장면은 누구나 기억한다는 바로 그 영화다.

'러브 액츄얼리'는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여러 남녀들이 서로 얽히면서 만나고 헤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 영화다. 사랑의 아름다운 면만 담은 것이 아니라 이루지 못한 사랑도 그리면서 현실적인 이야기로 많은 공감을 안긴다. 특히 OST 중 비틀스의 '올 유 니드 이즈 러브'(All you need is love)는 어디서 들어도 이 영화를 떠 올리게 하는, 크리스마스와 찰떡인 음악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플레이 리스트에 이 노래가 담길 것이다. 또 친구의 연인을 사랑하는 에피소드 속 프러포즈는 대표적인 명장면으로, 실제 커플들이 프러포즈할 때 직접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개봉 이후 여러 차례 재개봉한 '러브 액츄얼리'는 지난 16일 또 한 번 재개봉해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인 25일 밤 10시 40분에는 OCN Movies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러브레터' 스틸./
'러브레터' 스틸./
#따뜻한 이불 속에서 나 홀로
잃어버렸던 추억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러브레터'

따뜻한 방 안에서 홀로 맥주 한 잔 마시며 감상하기 제격인 영화다. 하얀 설원이 저절로 연상되는 작품이기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러브레터'는 일본 영화감독 이와이 슌지가 자신의 소설을 기반으로 직접 각본, 연출을 맡아 제작한 로맨스물로 1995년 일본에서 개봉한 이후 1999년 개봉 나카야마 미호가 주연으로 열연해 국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짙은 여운을 남겼다.

'러브레터'는 주인공 와타나베 히로코가 죽은 약혼자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여성과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그의 어린 시절 첫사랑의 비밀을 알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편지를 주고받는 두 여성을 나카아먀 미호가 1인 2역 연기로 그려내 더욱 흥미롭다.

아름다운 설원의 롱테이크 영상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절대 지루하지 않다. 90년대 일본의 아날로그 감성이 그대로 담긴 영상과 눈을 뗄 수 없는 전개로 몰입감을 높인다. 특히 주인공이 하얀 설원 위에서 죽은 약혼자를 향해 안부 인사를 외치는 장면, 그리고 그 대사 '오겡키데스까! 아타시와 겡키데스!'(잘 지내나요! 저는 잘 지내요!). X, Y세대 뿐만 아니라 MZ 세대에게도 가슴 찡한 한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러브레터' 역시 수차례 국내에서 재개봉했다. 올해도 지난 23일 재개봉해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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