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11│장근석, 해운대를 들어다 놨다
BIFF 2011│장근석, 해운대를 들어다 놨다
영화 의 로건 레먼과 장근석이 각각 와 으로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를 찾았다. 어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한 배우들이라는 공통점 하나를 빼면, 이들은 좋아하는 영화인부터 패션에 대한 생각까지 너무나 달랐다. 9일 라는 주제로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두 배우의 오픈토크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던 건 바로 그 때문이었다. 셔츠에 타이를 한 로건 레먼과 편한 티셔츠를 입은 장근석. 입은 옷만큼이나 달라 더욱 재미있었던 이들의 이야기 중 엑기스를 뽑아 소개한다.

장근석 “음악은 감정을 스케일링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눈을 떴어도 감정은 아직 깨어나지 않는데, 그럴 때 자연스럽게 머리를 풀어주는 게 음악이잖아요. 저도 학교 가는 길에 차 안에서 클래식 채널을 틀어놓고 들어요. 그런데 그것으로도 감정이 깨어나지 않으면 셔플음악을 듣죠. 파뤼(Party)! ?(Rock)! 이러면서. (웃음) 참, 저 어제 해운대 바닷가에서 기타 쳤는데 혹시 본 사람? 15만 5백 원 벌었어요. (웃음) 로건 레먼도 음악을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제가 부른 노래들을 전부 USB에 담아서 줄 생각입니다. (웃음)
– ‘음악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 특히 장근석이 로건 레먼에게 자신의 노래를 선물하는 이유는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좀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근짱’의 애교를 들은 팬들의 탄성은 그칠 줄을 몰랐다.

로건 레먼 “를 만드신 박찬욱 감독을 좋아해요.”
영화를 하시는 분들 중 대단하신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보면서 영감을 받기도 해요. 특히 한국 감독들 중에서는 를 만드신 박찬욱 감독을 좋아하는데, 그 분의 영화를 보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그렇게 한 가지 주제로 일관성을 갖고 영화를 만드시면서도, 다양한 방법들로 이야기를 전개하시는 분들을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아, 마틴 스콜세지 감독도 좋아해요. 제일 처음으로 좋아했던 감독은 스탠리 큐브릭이고, 웨스 앤더슨이나 데이비드 핀처 감독도 좋아합니다.
– 좋아하는 영화인에 대한 로건 레먼의 확고한 대답. 이때 장근석은 영어로 “어떤 잡지에서 당신의 인터뷰를 봤는데,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좋아한다고 밝혔던데요”라고 질문해 그에게서 더 풍부한 이야기를 끌어내기도 했다.
BIFF 2011│장근석, 해운대를 들어다 놨다
BIFF 2011│장근석, 해운대를 들어다 놨다
장근석 “그저께 해운대에서 누가 절 보고 웬 거지인가 했대요.”
옷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지만, 연기할 때는 장근석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를 보여줘야 하니까 잘 입어야 하겠다거나 멋있게 보여야만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스타일리스트와 상의한 다음 그 역에 어울릴 것 같은 옷을 쭉 뽑아서 감독님께 보여 드려요. 재미있는 게, 그저께 제가 일본에서 부산으로 바로 넘어와서 해운대 바닷가를 혼자 걷고 있었더니 여고생 50명 정도가 우르르 따라왔거든요. 그런데 그날 밤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봤더니 누가 “웬 거지인가 했더니 장근석이었다”는 글을. (웃음) 어디서든 신경을 좀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작품 속 캐릭터와 패션’에 대한 장근석의 생각. 특히 트위터에 올라왔다는 그의 패션에 대한 이야기는 야외무대에 모인 관객들을 그야말로 ‘빵 터지게’ 만들었다.

장근석 “올해 첫 단편영화를 찍을 거예요.”
영화학도다 보니까 시나리오를 종종 끄적이는데, 13개 정도 썼더라고요. 이제는 연출에도 도전해볼 만할 것 같아서 올해는 단편을, 내년에는 중편을 만들 생각입니다. 조만간 중화권에서 ‘Team H’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내는데, 그 앨범의 뮤직비디오도 직접 찍을 거예요. 사실 스스로 뭘 잘 하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어요.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막 던지잖아요. (웃음)
– 오픈토크의 막바지, “잠깐! 로건 레먼에게 꼭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요”라며 입을 연 장근석은 관객들로부터 받은 쪽지에서 ‘앞으로 영화를 직접 연출할 생각도 있나요?’라는 질문을 골랐다. 로건 레먼으로부터 “언젠가는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대답을 듣긴 했지만, 사실은 본인의 첫 단편영화 제작소식을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사진제공. 부산국제영화제

글. 부산=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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