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여름을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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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영화제나 비슷비슷한 개회사보다 앞선 조촐한 공연. 제 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 기자회견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13일 열린 JIMFF의 상영작 발표는 작년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아서라이그의 라이브로 시작됐다. 국내 유일의 음악영화제인 JIMFF는 지난 5회에서 상영작 수를 늘리고, 영화제의 몸집을 불렸다면 올해는 JIMFF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해 국제적으로 알리는 것에 집중했다. 영화제 기간 동안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프로듀서 네트워크 총회에 발 맞춰 “100% 음악영화 특히 아시아 지역의 음악영화”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또 단순 교류를 넘어 트리트먼트를 기반으로 한 투자 유치나 제작 협력 등의 피칭까지도 준비하고 있다.

뮤지션에 의한 뮤지션들을 위한 뮤지션의 음악영화들
당신의 여름을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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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의 얼굴이기도 한 개막작은 로 이름을 알린 멜라니 로랑 주연의 . 연출을 맡은 루마니아의 라두 미하일레아누 감독은 구소련에서 억압받았던 음악인들이 과거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폐막작은 경쟁부문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의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다. 상영작 라인업에서는 시대의 아이콘이 된 뮤지션들을 엿볼 수 있는 영화들이 특히 눈길을 끈다. ‘주제와 변주’ 섹션에서는 ‘명예의 전당’이라는 이름 아래 1970년대와 80년대 록과 팝을 대표하는 명반들의 탄생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소개한다. 핑크 플로이드, 퀸, U2, 도어스 등의 멤버들의 개별 인터뷰와 콘서트 영상, 오리지널 데모 녹음 현장 등 전설이 탄생한 순간을 함께 할 기회다. 이밖에도 ‘뮤직 인사이트’에서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았던 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또 올해 제천영화음악상을 수상한 김수철 음악감독의 특별전에서는 시리즈와 , 최근 타계한 곽지균 감독의 처럼 80년대 한국영화계에 자취를 남긴 작품들과 함께 록에서 국악까지 다양한 시도를 했던 김수철의 영화음악을 짚어볼 수 있다. JIMFF의 히트상품이라 할 수 있는 시네마 콘서트에서는 버스터 키튼 특유의 스펙터클함과 위트가 돋보이는 무성영화 에 프랑스 DJ그룹 라디오멘탈이 협연한다.

JIMFF가 ‘음악’영화제일 수 있는 이유
당신의 여름을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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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FF가 무엇보다도 다른 영화제들과 구별될 수 있는 강점은 음악이고, 그 음악을 맛있게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은 짜임새 있는 공연 프로그램이다. 축제의 분위기 띄우기나 구색 맞추기가 아닌 중량감 있는 뮤지션들의 공연은 제천의 밤을 책임진다. 메인 스테이지라 할 수 있는 ‘원 썸머 나잇’에서는 김수철, 양희은, 이문세와 장기하와 얼굴들, 슈프림 팀, 하우스 룰즈 등이 넓은 세대를 아우르는 한편, 영화음악가이자 기타리스트 이병우와 아이리쉬 음악을 선보이는 프로젝트 밴드 바드, 일렉트로닉 퍼포먼스 팀 EE 등이 장르 또한 아우르며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여름밤을 기대하게 만든다. 물론 인디 신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지원군이 되고 있는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이나 EBS 헬로루키들과 함께 하는 ‘헬로루키 초이스’ 또한 올해도 계속된다.

허진호 감독이 만든 JIMFF 공식 트레일러에서 록커 김창완은 소리를 낚았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호수에 놓인 록커는 음소거의 공간에서 기어이 소리를 찾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요리했다. JIMFF 또한 조용히 흐르는 호수처럼 나만의 소리를 발견할 당신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8월 12일부터 17일까지 펼쳐지는 JIMFF의 예매는 7월 29일부터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사진제공. JIMFF

글.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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