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 안드레아스’ 드웨인 존슨, 칼라 구기노, 브래드 페이튼 감독
‘샌 안드레아스’ 드웨인 존슨, 칼라 구기노, 브래드 페이튼 감독
‘샌 안드레아스’ 드웨인 존슨, 칼라 구기노, 브래드 페이튼 감독

[텐아시아=정시우 기자]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이 불 구경, 물 구경, 싸움 구경이라 했던가. 많은 관객들이 스펙터클한 재난영화를 찾는 이유일 것이다.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스펙터클과 스릴감을 만끽하고 싶은 심리. 드웨인 존슨 주연의 재난 영화 ‘샌 안드레아스’는 지구를 멸망시킬 수도 있는 규모 9의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모든 것이 무너지는 상황을 다룬 초대형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의 제목이자 배경이 되는 ‘샌 안드레아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관통하는 지층으로 1906년 약 1,400명의 사상자를 낸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등 지진이 잦은 곳이다.

지난 28일 오후 중국 북경 파크 하야트(Park Hyatt) 호텔에서 브래드 페이튼 감독과 배우 드웨인 존슨, 칼라 구기노가 참석한 가운데 ‘샌 안드레아스’ 아시아 프레스 정킷이 열렸다. 중국 필리핀 대만 한국 홍콩이 함께한 이번 행사에는 200여명의 기자가 참석했다. 그 곳에서 오간 만들을 전한다.

Q 인사 부탁한다.
드웨인 존슨:
한국에 직접 가서 영화를 알리고자 했다. 거듭 스케줄을 조율했지만 마지막에 성사되지 않아 아쉽다. 이렇게 직접 와 주셔서 감사하다.
칼라 구기노: 한국 영화의 수준이 높다고 들었다. 특히 한국엔 뛰어난 감독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그래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Q. ‘샌 안드레아스’와 기존 재난영화와의 차별점은 뭔가.
브래드 페이튼 감독:
물량 공세만 퍼붓는 영화는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 일반 재난영화와 달리 우리 영화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등장인물이 서로 교감하며 갈등을 풀어가는 게 짙게 깔려있다. 관객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여 배우가 실제 느끼는 감정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Q. 소방국 구조대장 레이를 연기하기 위해 특별히 훈련한 게 있는가.
드웨인 존슨:
전문 구조대 훈련을 받았다. 배우로서 전문적인 구조 스킬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훈련을 받으면서 개인적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 심지어 인생의 시각이 바뀌는 개인적인 경험을 했다.

드웨인 존슨
드웨인 존슨

Q. 최근 발생한 네팔 지진 때문에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데, 감정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드웨인 존슨:
공교롭게도 네팔 대지진이 발생했던 시점이 ‘샌 안드레아스’ 촬영을 마치고 홍보를 막 시작하려던 때였다. 모두가 모여 홍보에 대한 논의를 거쳤고 잠정적으로 휴식 기간을 갖자고 결정 내렸다. 이후 네팔 지진 구호 활동을 위해 많은 기부를 하기도 했다. 네팔 지진 외에도 기타 지진 관련 기부금을 많이 냈다. 그런데 이번 영화로 인해 감사하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들었다. 미국 지진학 관련학자들이 이번 영화로 인해 일반 사람들이 지진에 대해 많이 알게 되고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알릴 수 있다며 감사하다고 했다.
브래드 페이튼 감독: 맞다. 이 영화는 교육적 효과를 많이 준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사람들의 인내와 참고 견딤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진을 피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진이 일어난 후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 돕고, 대처하고, 참고 견디며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인가. 그런 부분을 영화적으로 부각하고 싶었다.

Q. 최근 출연작을 보면 예전보다 현실적이고 자상한 영웅 캐릭터가 많아진 것 같다. 캐릭터를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진 것인가. 혹시 이전 프로레슬링 출신 이미지를 지우고 싶은 것은 아닌지.
드웨인 존슨:
이전 영화 속 영웅 캐릭터가 현실감이 없었다면 ‘샌 안드레아스’의 레이는 현실적인 캐릭터다. 물론 다른 사람에 비해 업무능력이 뛰어나지만 그럼에도 그는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등 현실성이 뛰어나다. 그는 아내와 결별 중이고 갈등을 겪고 있다. 나 역시 레이처럼 이혼을 했고 딸이 있다. 인간에게는 모두 약점이 있다. 그런 레이의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면과 갈등을 해소해가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실제 상황에서도 영화처럼, 나는 딸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못할 일이 없다.

Q. SNS에서 무하마드 알리만을 팔로우 하고 있는 이유는?
드웨인 존슨:
어렸을 적 무하마드 알리는 나의 영웅이었다. 그래서 그처럼 영웅이 되고 싶었다. 6살 때 처음 그를 만났고, 8살 때 복싱을 시작했다. 24살 때도 만날 기회가 있었다. 20대 중반에 알리를 다시 만났을 때 그가 나에게 ‘우리들의 챔피언’ 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 별명은 원래 알리의 것이었다. 그래서 더욱 영광스러웠다. 물론 내가 알리만 팔로우 한다고 해서 다른 팬들이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웃음)

Q. 근육질 몸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다면.
드웨인 존슨:
매일 같이 운동해야 한다. 아주 열심히 해야 한다. 그리고 근육질 몸매가 중요하냐고? 물론이다. 특히 대형 스크린에 최적의 몸매라 생각한다. 3D로 보는 내 몸매가 자랑스럽다.

Q. 극중 엠마는 남편 레이와 재벌남 남자 친구를 두고 있는데, 만약 재난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누굴 선택할 것인가.
칼라 구기노:
엠마는 남편 레이와 관계가 소원한 상태지만, 굉장히 사랑하는 사이다. 상처 입은 영혼일 뿐이다. 인생을 살다보면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기는데 선택이 쉽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재난이 없었다면 엠마와 레이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없어 헤어졌을 것 같다.

Q. 극중 후버댐이 무너질 때 한국계 배우 윌윤리가 연기하는 지진 연구원 킴 파크가 한 소녀를 구하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 인상 깊다.
브래드 페이튼 감독:
사람들의 뇌리에 오래 남을 장면이라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영웅적인 일을 할 수 있고, 그 규모가 크든 작든 선행을 하며 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이기적이기보다 이타적으로 남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점을 할리우드 영화에 끌어들이고 싶었다.
드웨인 존슨: 윌윤리가 희생하는 장면은 개인적으로도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라 “내가 하면 안 되냐고”까지 물어봤다. 영화에서 그런 아름다운 장면을 그린다는 것은 인간에게 우리가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게 할 수 있는 영감이 된다고 믿는다.

Q. 한국 재난 영화 중 ‘해운대’라는 게 있는데 혹시 알고 있나. 그리고 영화를 만들면서 참고한 작품이 있다면.
브래드 페이튼 감독: ‘
해운대’라는 작품이 있다고는 들었는데 아쉽게도 보지는 못했다. 이 영화는 순수한 창조물이다. 참고한 영화는 없다. 기획을 시작하면서 모든 영화를 끊었다. 개인적으로 ‘타이타닉’이 최고의 재난 영화라고 생각한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칠드런 오브 맨’도 좋아한다. 특히 ‘타이타닉’은 대규모 영화이고, 일종의 액션이 있는데 그 중심에 또 사랑이 있다. 감정라인이 살아 있기 때문에 최고라고 생각한다.

Q. 다시 태어난다면 영화배우와 레스링 선수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나.
드웨인 존슨:
배우가 좋다고 생각한다. 프로 레슬러는 매우 힘들다 150킬로가 넘는 사람이 덮치면 힘들다.(웃음) 프로레슬러로서 인생에 대해 많이 배웠지만 다음 생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배우를 하고 싶다.

Q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드웨인 존슨: 그냥 연기만 잘 하는 배우가 아니라, 마음을 다해서 진실함과 강인함을 가지고 연기를 하는 배우로 기억에 남고 싶다.

베이징(중국)=정시우 siwoorain@
사진. 워너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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