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명량
2011년 여름 극장가의 다크호스는 단연 ‘최종병기 활’이었다. ‘고지전’ ‘퀵’ ‘7광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최종병기 활’은 전국 747만 명의 심장에 과녁을 꽂으며 그 해 여름 극장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당시 영화가 선사한 쾌감을 기억하는 관객들에게 ‘명량’은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영화다. 김한민 감독과 류승룡이 ‘최종병기 활’에 이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영화는, 최민식이라는 또 하나의 강력한 병기를 장착해 관객을 유혹한다. 김한민 감독의 흥행 신화는 2014년 여름 극장가에서도 쓰여 질까. 이를 가늠할 수 있는 ‘명량’ 제작보고회가 김한민 감독과 배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이정현, 권율, 노민우, 박보검이 참석한 가운데 26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렸다.

# 기대요소1 : 해상 전투 장면만 무려 61분
해상
해상


‘최종병기 활’의 일등공신은 제목 그래도 활이었다. 활이 날아갈 때 내는 소리와 속도감, 그리고 과녁을 맞히는 타격감이 관객의 쾌감을 증폭시켰다. 활을 대신하는 ‘명량’의 주무기는 보나마나 해상 액션신 일게다. 놀라운 것은 이 액션 장면만 무려 61분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는 할리우드 기준에서 생각해도 적지 않은 분량. 전투를 사실감 있는 그려내야 하는 것 못지않게, 전투의 속도를 효율적으로 조율해 내는 것이 관건이다. 자칫 잘못하면 전투 자체가 늘어질 수 있으니 말이다.

이에 대해 김한민 감독은 “울돌목이란 곳에서 이순신 장군이 조류를 이용해 어떻게 전투를 치렀는지에 대한 리얼리티와 개연성, 그곳에서 330척의 왜선을 마주했을 때 이순신 장군이 느꼈을 두려움과 고독함, 열악한 조선 수군의 상황을 표현하려 했다”며 “치고 받기만 하는 전투신이 아니라 드라마가 녹아 있는 해상전투신이다”고 설명했다.

김한민 감독은 실감나는 전투를 표현하기 위해 CG에 많은 공을 들였다. 여기에 진도와 해남 지역에서 이들 전투를 바라보는 민초들의 모습을 통해 관객의 쾌감을 끌어올리겠다는 심사다. 승리의 감동과 울림을 후손들이 되새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 기대요소2 : 조선판 슈퍼히어로, 최민식
최민식판
최민식판


12척 대 133척. 계란으로 바위를 부숴야 하는 일생일대의 전투를 앞두고 누구보다 고독하고 고통스러웠을 이순신의 내면을 담아낼 배우가 최민식이라는 점은 ‘명량’을 기대하게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어떤 배역을 맡든 허투루 하는 법이 없는 최민식은 “이순신 장군은 한국인이라면 어릴 때부터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제대로 알기보다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신화 같은 존재다. 그런 성웅 이순신에 대한 영화를 현재 영화 산업에서 영화로 제작한다는 이야기에 그 의도가 궁금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한민 감독의 역사관, 그리고 인물에 대한 영화적 표현에 대한 소신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고 ‘명량’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역사적으로 높게 평가받는 실존인물을 연기해야 한다는 것은 최민식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그는 “신화와 같은 존재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태산 같았다. 교과서나 책에서 접할 수 있는 인물의 모습이 아닌, 우리가 알고 있는 영웅 이면에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인간 이순신에 접근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분에 대해 알려고 할수록 나 자신이 초라해졌다. 거대한 존재감에 부딪혀 막막함이 들었다”는 말에서 이순신 캐릭터 앞에서 고민한 최민식의 진중한 마음이 읽혔다.

# 기대요소 3 : 악역이라고 다 같은 악역이 아니다

‘구루지마’ 류승룡, 구르지마?
‘구루지마’ 류승룡, 구르지마?
‘구루지마’ 류승룡, 구르지마?

‘최종병기 활’에 등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청나라 정예부대 수장 ‘쥬신타’. 이 캐릭터를 류승룡이 아닌 다른 배우가 연기했다면 어땠을까. 쥬신타는 그저 그런 악역에 머무르지 않았을까. 당시 류승룡은 전 세계를 통틀어 사용 인구가 몇 십 명밖에 되지 않는 사어(死語)인 만주어를 구사해 호평 받았다. 류승룡은 만주어 습득을 위해 촬영 두 달 전부터 어법, 발음, 단어 등을 하루 8시간씩 전문가에게 지도받은 것으로 알려지는데, 그렇게 해서 탄생한 “‘워이훈자파~’(산 채로 잡아라) 같은 구문 대사들이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는데 일조했다.

그런 류승룡이기에 일본 장수 ‘구루지마’로 분한 ‘명량’에서는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더욱 기대를 모은다. 작품에 들어가기 전, 캐릭터 분석을 치열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진 류승룡인 만큼 일본어 공부에도 상당시간을 쏟았을 터. 류승룡은 “만주어는 전 세계에서 100여명 밖에 안 쓰는 언어라 검증할 방법이 없어 편했는데 일본어는 조금 부담이 있었다”며 구루지마를 임하며 느꼈던 고충을 드러냈다.

구루지마에 대해서는 “일본에서는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빈틈없는 강한 인물로 그려내서, 상대적으로 이순신 장군이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주안점을 두었다. ‘이 사람을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싶도록 만들고 싶었다”는 말로 매력적인 악역의 등장을 예고했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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