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김남길 '해적' 촬영현장 공개..."우리 영화는 해적 영화의 시작점"
산적과 해적이 만나 ‘귀신고래’를 사냥하러 떠나는 모험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이하 해적). 드라마 ‘상어’에 이어 김남길과 손예진이 다시 한 번 뭉쳐 바다를 누비고 상상을 초월하는 귀신고래의 실체를 파헤친다. 그들의 촬영현장은 어땠을까.

‘해적’은 옥새를 삼켜버린 귀신고래를 잡으면 어마어마한 현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진 조선 건국 초기를 배경으로 산적단을 이끌고 있는 장사정과 그의 산적단이 바다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장사정은 신분 상승을 위해, 여월은 해적단을 지키기 위해 귀신 고래를 잡아야만 한다. 그래서 각자의 필요에 의해 힘을 합친다. 산속에 칩거하며 산적단을 이끌고 있는 장사정 역할에는 김남길, 카리스마 넘치는 해적단 대단주 여월 역할엔 손예진이 분했다. 이 외에도 배우 설리, 유해진, 박철민, 조달환, 이경영, 신정근, 이이경 등이 출연한다.
손예진 김남길 '해적' 촬영현장 공개..."우리 영화는 해적 영화의 시작점"
12일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남양주종합촬영소에 설치된 ‘해적’의 세트장이 베일을 벗었다. 직접 가보니 짐벌(Gimbal) 위에 앉혀진 배는 실제 물 위에 출렁이듯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짐벌은 물체가 움직이도록 중심축을 가진 지지틀을 말한다. 그 규모는 상당했다. 배의 길이는 32미터, 짐벌의 높이는 9미터. 움직이는 배 한 척 만드는데 약 3억이 들어갔다.

이날 출연 배우들은 리허설을 통해 영화의 한 장면을 맛보기로 보여줬다. 눈이 펑펑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손예진, 김남길, 설리, 유해진 등은 밧줄에 묶인 채 몸부림을 치며 실감 나는 연기를 보였다. 여월의 해적단과 장사정의 산적단이 소마(이경영)와 처음 맞서 싸우지만 결국 소마에게 붙잡히는 장면이다. 소마는 해적단의 대단주였지만 여월에게 밀려 앙심을 품은 인물. 짧지만 인상적인 연기로 배우들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조달환은 리허설로 향하면서 “오늘은 짧은 리허설이기 때문에 안에 내복은 입지 않았지만 밤샘 촬영에는 꼭 입어야 한다(웃음)”고 귀띔해주기도 했다.

촬영현장의 꽃은 뭐니뭐니 해도 김남길의 팬들이 준비한 따뜻한 오뎅국물이었다. 너무 추운 날씨 때문에 더욱 그랬다. 김남길의 팬들은 배우들과 스태프를 위해 오뎅국물을 비롯해 순대, 떡볶이, 튀김 등을 푸짐하게 마련해 놓았다.
손예진 김남길 '해적' 촬영현장 공개..."우리 영화는 해적 영화의 시작점"
이번 작품에는 고래가 등장하고 바다 위를 배경으로 한 만큼 CG가 많이 들어간 작품이다. 때문에 배우들은 파란 매트 위에서 연기를 펼쳐야 할때가 많았다. 김남길은 현장공개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CG가 많다 보니까 지금 이게 어떤 장면이고 내가 어떤 연기를 하고 있는지 헷갈린다. 그래서 어떻게 영화가 완성될지 많이 궁금하다. 영화를 보면서 ‘아, 저 장면 때문에 파란 매트 위에서 그런 연기를 했구나’라고 할 거 같다”고 전했다. 조선 시대의 산적 분장을 한 김남길의 모습은 드라마 ‘선덕여왕’ 속 비담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그는 “장사정은 유쾌하면서도 진지할 땐 진지한 인물이다. 비담은 싸이코패스 같았다(웃음). 그리고 장사정을 깊이 있게 보여주기 위해 박철민 선배님, 감독님 등에게 도움을 많이 받고 연구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해적은 한국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소재다. 그래서 한국판 ‘캐리비안의 해적’이라는 별명을 네티즌 사이에서 얻고 있다. 이에 손예진은 “한국에서 흔히 없는 해적이라는 소재이기 때문에 해적의 외형적인 모습을 위해 ’캐리비안의 해적’을 참조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한국적인 미와 함께 만들어 갔다. 해적을 소재로 한 한국 영화가 다시 만들어진다면 우리 영화가 참조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우리 영화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경영은 “장르의 다양성에 있어서 ‘해적’은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한 설리는 바다 위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씩씩한 흠뇨 역할을 맡았다. 그는 “처음에는 부담도 많이 됐었지만 선배님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열심히 하고 있다”는 씩씩한 소감을 전했다.
손예진 김남길 '해적' 촬영현장 공개..."우리 영화는 해적 영화의 시작점"
내년에는 ‘군도’, ‘역린’ ‘협녀: 칼의 기억’ 등 많은 사극이 스크린을 찾아갈 예정이다. 이에 반한 ‘해적’만의 매력에 대해서 연출을 맡은 이석훈 감독은 “차별성은 역시나 바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점이고 판타지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모험극”이라고 강조했다. ’해적’은 지난 8월 촬영을 시작해 이번 달 말 마무리 짓고 내년 여름 개봉할 예정이다.

글. 이은아 domino@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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