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중국영화제 개막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CJ E&M 정태성 부문장, 김의석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정홍썬 광전총국 영화국 국장, 왕가위 감독, 양조위, 장쯔이, 천정명(왼쪽부터) 등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3중국영화제 개막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CJ E&M 정태성 부문장, 김의석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정홍썬 광전총국 영화국 국장, 왕가위 감독, 양조위, 장쯔이, 천정명(왼쪽부터) 등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3중국영화제 개막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CJ E&M 정태성 부문장, 김의석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정홍썬 광전총국 영화국 국장, 왕가위 감독, 양조위, 장쯔이, 천정명(왼쪽부터) 등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중국영화를 대표하는 최고의 얼굴을 만나다. ‘2013 중국영화제’가 내건 슬로건이다. 이 슬로건에 걸맞게 한국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중국의 대표배우 양조위, 장쯔이 등이 주연을 맡은 영화 <일대종사>가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중국을 대표하는 왕가위 감독 작품이기도 하다. 더욱이 송혜교가 출연하기도도 했다. 개막에 맞춰 한국을 찾은 이들 덕분에 중국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16일 개막식이 열리는 서울 CGV여의도는 취재진은 물론 대중들로 가득찼다. 또 이날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는 장동건 정우성 송혜교 지성 박신혜 한예리 등 스타들이 대거 참여했다. 영화제 슬로건에 어울리는 환대였다.

중국영화제는 언제부터 개최됐나요?

중국영화제는 올해로 다섯 번째. 올해가 처음이 아니지만 올해만큼 관심을 보였던 적도 드물다. 취재진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올해 중국영화제가 화려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국영화제는 2006년 ‘중국영화 100년 속으로’라는 주제로 처음 시작됐다. 이후부터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개최되고 있다. 2007년엔 ‘워샹니! 젊은 중국’이란 주제로 한국에서 중국영화제가, 2008년엔 베이징, 상해, 쿤밍 등 3개 도시에서 제1회 한국영화제가 열렸다. 그리고 2009년엔 다시 한국에서, 2010년엔 다시 중국에서 각각 열리고 있는 중이다. 한국과 중국을 넘나들며 열리는 뜻깊은 영화제다. 올해는 지난 2년간 중국 박스오피스와 영화제를 석권한 11편의 작품이 ‘거장의 얼굴’, ‘배우의 얼굴’, ‘새로운 얼굴’ 등 세가지 섹션으로 소개된다. 서울 CGV여의도와 부산 CGV센텀시티 등에서 20일까지 진행된다. 놓치지 말고 한 번 찾아보길 바란다.

이번 영화제를 주관한 CJ E&M 정태성 영화사업부문 부문장은 “단순히 중국 영화를 한국에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양국의 영화계가 서로 만나고, 소통하는 장을 만들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아시아 영화의 세계화를 위해 초석을 같이 닦아 나가는데 힘을 쓸 것”이라고 영화제의 의미를 되새겼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영화국 장홍썬 국장은 “지난 10년간 양국 영화계가 발전을 해 왔다”며 “이번 영화제를 통해 한국 관객들이 중국 영화에 대해 좀 더 깊은 이해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013중국영화제’, 한중 영화계의 ‘만남’ 그리고 ‘소통’의 장
왕가위 감독, 양조위, 장쯔이(왼쪽부터)" /><일대종사> 왕가위 감독, 양조위, 장쯔이(왼쪽부터)

개막작 <일대종사>는?

<일대종사>는 이소룡의 스승이자 영춘권이 고수로 알려진 엽문의 무협 일대기를 그린 작품. 1930년대 혼란스러운 정세 속 중국 무예의 세대교체라는 주제를 왕가위 감독 특유의 영상미로 표현했다. 양조위가 엽문 역을 맡았고, 장쯔이가 문파 궁가의 딸이자 고수인 궁이를 연기했다. 또 송혜교는 엽문의 아내 장영성으로 분해 짧은 출연 속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영화는 제63회 베를린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고, 올초 중국 개봉돼 왕가위 감독 작품 중 가장 큰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

영화 <중경삼림> <동사서독>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등 수많은 명작을 선보인 왕가위 감독은 “한국 대중들이 쿵푸영화를 즐겨본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일대종사>는 기존 무림 영화와는 많이 다르다”며 “엽문이란 인물이 중국의 무림을 어떻게 지켜냈고, 중국 민족이 어려운 시기에 무림 문화를 어떻게 지켜냈는지에 대해 그리고 있다. 기존과 다른 무림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Q. 굉장히 오랜 기획과 제작 기간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
왕가위 감독 : 지난 20년 동안 중국은 굉장한 변화를 겪었다. 그 과정의 한 면만 보여지는 게 바람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민족 역시 지난 과거를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통해서 더 많은 발전을 이뤄야 한다. 그리고 중국 영화가 지금은 많은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일대종사>는 1998년부터 만들고 싶었으나 2008년에서야 실질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예산이 많아 1998년엔 가능하지 않았다. 2008년에는 중국 시장이 우리가 원하는 예산을 용납할 만큼 커졌다.
장쯔이 : 촬영 기간이 3년이다. 3년 동안 힘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영화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에 대한, 왕가위 감독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 여기까지 못 왔을거다. 그리고 영화 속 액션은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그 안에서 감정을 보여준다. 영화를 본다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2013중국영화제’, 한중 영화계의 ‘만남’ 그리고 ‘소통’의 장
스틸" /><일대종사> 스틸

Q. 과거 연출했던 <동사서독>도 무협영화다. 이와는 어떻게 다른가.
왕가위 감독 : <동사서독>은 <신조영웅전>이란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무협영화다. 또 무협영화에 대해 두 가지 정의를 내린다면, 완전히 상상력을 토대로 만든 무협영화가 있고, <일대종사>처럼 정확한 시대배경과 실존 인물을 다루는 무협이 있다. 이 영화는 ‘무공’이 아닌 ‘무림’을 다루고 있다. 무림에는 철학, 이치, 인간의 관계 등이 담겨 있다. 그래서 다른 무협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분위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Q. 장쯔이는 장동건, 소지섭 등 한국 배우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또 어떤 배우와 하고 싶은가.
장쯔이 : 원빈씨를 참 좋아합니다. 둘이 연기를 할 수 있게 좋은 시나리오 좀 써달라 (웃음).

Q. 엽문의 일생을 연기했다.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본인은 배우로서 ‘일대종사’의 위치에 올랐다고 생각하는가.
양조위 : 엽문은 진중하면서도 의지력이 강하고, 용감하고 낙관적인 남자다. 그리고 내 스스로는 아직 일대종사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렇게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과정이다.

Q. 극 중 송혜교가 엽문의 아내로 나온다. 같이 연기해 보니 어떤 배우던가.
양조위 : 같이 작품을 하기 전 송혜교 씨가 출연한 드라마를 보면서 예쁘고, 소녀 같은 느낌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 연기를 해 보니 굉장히 다른 모습이었다. 굉장히 성숙하고, 영화 속 시대 상황에 맞는 중국 귀족적인 모습을 발견했다. 또 다른 매력이었다.

한편, <일대종사>에 출연한 장쯔이는 천정명과 함께 영화제 홍보대사로도 선정됐다. 중국영화제는 1회 김희선을 시작으로 매회 유명 스타를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손요(2007), 정우성(2009), 주진모(2011) 등이 홍보대사를 거쳐갔다. 올해는 한국배우 천정명과 중국배우 장쯔이, 두 배우를 선정했다. 장쯔이는 “중국 배우로 한국의 감독, 배우 등과 함께 작품 할 기회가 많았다. 한국 영화인들의 세심함과 프로정신에 많은 것을 배웠다”며 “앞으로도 좋은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폐막작 <이별계약> 등 눈에 띄는 작품은

‘2013중국영화제’, 한중 영화계의 ‘만남’ 그리고 ‘소통’의 장
, <실연 33일>, <해양천국>, <수색>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스틸" />영화 <이별계약>, <실연 33일>, <해양천국>, <수색>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스틸

폐막작으로 선정된 <이별계약>은 올 봄, 중국 박스오피스를 휩쓴 감성 멜로. 이보다 더 눈에 띄는 건 중국 현지 제작사와 CJ E&M이 함께 만든 한중 합작영화란 점이다. <선물> <작업의 정석> 등으로 알려진 오기환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김영호 촬영 감독, 이지수 음악 감독 등 한국 스태프가 대거 참여했다. 출연진으로는 중화권 청춘 스타 펑위옌과 떠오르는 샛별 바이바이허다. 바이바이허는 <이별계약> 외에 <실연 33일>을 통해서도 국내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이들은 폐막에 맞춰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거장의 얼굴’ 섹션에서는 영화 <패왕별희> <투게더> 등으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던 중국 5세대 감독인 천카이거 감독의 2012년 작 <수색>이 공개된다. 현대 중국을 바라보는 천카이거 감독의 시선과 메시지가 눈에 띄는 작품이다. ‘배우의 얼굴’ 섹션에서는 이연결 변신이 눈에 띄는 2010년 작 <해양천국>이 상영된다. 액션배우로 잘 알려진 이연걸의 휴먼드라마 도전작. 자폐아 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삶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쳐나가며 조용히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연결의 부성애가 진한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사진. 구혜정photonine@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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