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넷추리》
'더 글로리'로 인해 높아진 학폭에 대한 경각심
학폭 가해자 처벌 미약
'더 글로리' 송혜교 역시 직접 복수
법적·제도적 보완 필요
'더 글로리'로 인해 높아진 학폭에 대한 경각심
학폭 가해자 처벌 미약
'더 글로리' 송혜교 역시 직접 복수
법적·제도적 보완 필요
《김지원의 넷추리》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수많은 콘텐츠로 가득한 넷플릭스, 티빙 등 OTT 속 알맹이만 골라드립니다. 꼭 봐야 할 명작부터 기대되는 신작까지 방구석 1열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합니다.
'더 글로리'로 인해 학교 폭력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많은 '문동은'은 상처입은 채 살아가는 반면, 많은 '박연진'은 뻔뻔한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이 고통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점은 더욱 분노를 자아낸다.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할 법적·제도적 장치도 부족하다. 문동은 역시 이 때문에 스스로 복수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으로 인해 영혼마저 부서진 문동은(송혜교 분)이 성인이 되어 박연진(임지연 분)을 비롯한 학폭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넷플릭스가 공식 집계해 매주 발표하는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3월 둘째주(6~12일) 시청 시간 1억 2446만 시간을 기록하며 비영어권 TV 부문 1위에 올랐다. 이는 영어권 TV 부문 1위 '너의 모든 것' 시즌4 시청 시간 7581만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 10일 공개된 파트2는 고조되는 사건, 통쾌한 복수로 파트1보다 더욱 높은 몰입도를 자랑한다. 문동은이 놓아둔 치밀한 덫에 빠져들어 서로를 파멸시키는 학폭 가해자들의 모습은 짜릿함을 선사한다.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배우들의 호연, 그리고 학폭에 대한 문제 의식을 담았다는 점이 '더 글로리'가 극찬 받는 이유다. 하지만 현실에선 여전히 수많은 학폭 피해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세월이 지나도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의 언어적, 물리적 폭력을 잊지 못한다. 드라마로 인해 학교 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피해자들을 구제할 현실적 방안은 많지 않다.
'더 글로리'를 비롯해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에서도 주인공들이 직접 가해자들 응징에 나선다. 통쾌하면서도 씁쓸한 이유다. '약한영웅 Class 1'(2022) | 웨이브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이들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액션 성장 드라마. 넷플릭스 'D.P.'의 한준희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기획에 참여했다. 연출을 맡은 유수민 감독은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경력이 있다. 배우 박지훈, 최현욱, 홍경, 이연이 주연했다.
주인공 연시은은 피지컬적으로는 유약하다. 그의 복수는 지능적이다. 연시은은 타고난 두뇌와 도구를 이용해 전략적이고 독창적인 싸움의 기술을 발전시켜 학교 안팎의 폭력을 제압해나간다. 학폭 가해자들을 향한 지능적 응징이 쾌감을 자아낸다. '돼지의 왕'(2022) | 티빙 '돼지의 왕'은 연쇄살인 사건 현장에 남겨진 20년 전 친구의 메시지로부터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 배우 김동욱, 김성규, 채정안이 주연을 맡았다. 원작은 연상호 감독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돼지의 왕'은 중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폭력과 권력에 순응하는 약자들을 돼지로 표현하며, 그들이 얻게 되는 열등 의식과 비굴함, 그리고 저항하는 돼지들의 절망과 부조리를 다룬다. 학교 폭력 등 사회적 문제와 초자연적 현상을 추적 스릴러로 풀어냈다는 점이 다른 학교 폭력 고발물과 차별점이다. '3인칭 복수'(2022) | 디즈니+ '3인칭 복수'는 쌍둥이 오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 나선 옥찬미(신예은 분)와 불공평한 세상에 맞서 복수 대행을 시작한 지수헌(로몬 분)이 인생을 뒤흔든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하이틴 복수 스릴러. 옥찬미는 쌍둥이 오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 나섰다가 쌍둥이 오빠가 사실 학폭 가해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수헌은 돈을 벌기 위해 학폭 가해자들을 향한 복수를 대행해주는 '다크히어로'의 역할을 한다.
3인칭 복수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집단 폭행, 왕따, 성폭행, 자살시도 등 수위 높은 에피소드들이 담겨있어 보기 거북스러울 장면들도 있기 때문. 한편으로는 이러한 자극적 요소가 장르적 재미를 높이기도 한다. 다소 늘어지는 전개로 인해 복수극으로서 아쉬운 점은 있으나, 관계 없는 듯한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학폭으로 점철된다는 점에서 추리극으로서 매력은 높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수많은 콘텐츠로 가득한 넷플릭스, 티빙 등 OTT 속 알맹이만 골라드립니다. 꼭 봐야 할 명작부터 기대되는 신작까지 방구석 1열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합니다.
'더 글로리'로 인해 학교 폭력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많은 '문동은'은 상처입은 채 살아가는 반면, 많은 '박연진'은 뻔뻔한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이 고통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점은 더욱 분노를 자아낸다.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할 법적·제도적 장치도 부족하다. 문동은 역시 이 때문에 스스로 복수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으로 인해 영혼마저 부서진 문동은(송혜교 분)이 성인이 되어 박연진(임지연 분)을 비롯한 학폭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넷플릭스가 공식 집계해 매주 발표하는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3월 둘째주(6~12일) 시청 시간 1억 2446만 시간을 기록하며 비영어권 TV 부문 1위에 올랐다. 이는 영어권 TV 부문 1위 '너의 모든 것' 시즌4 시청 시간 7581만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 10일 공개된 파트2는 고조되는 사건, 통쾌한 복수로 파트1보다 더욱 높은 몰입도를 자랑한다. 문동은이 놓아둔 치밀한 덫에 빠져들어 서로를 파멸시키는 학폭 가해자들의 모습은 짜릿함을 선사한다.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배우들의 호연, 그리고 학폭에 대한 문제 의식을 담았다는 점이 '더 글로리'가 극찬 받는 이유다. 하지만 현실에선 여전히 수많은 학폭 피해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세월이 지나도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의 언어적, 물리적 폭력을 잊지 못한다. 드라마로 인해 학교 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피해자들을 구제할 현실적 방안은 많지 않다.
'더 글로리'를 비롯해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에서도 주인공들이 직접 가해자들 응징에 나선다. 통쾌하면서도 씁쓸한 이유다. '약한영웅 Class 1'(2022) | 웨이브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이들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액션 성장 드라마. 넷플릭스 'D.P.'의 한준희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기획에 참여했다. 연출을 맡은 유수민 감독은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경력이 있다. 배우 박지훈, 최현욱, 홍경, 이연이 주연했다.
주인공 연시은은 피지컬적으로는 유약하다. 그의 복수는 지능적이다. 연시은은 타고난 두뇌와 도구를 이용해 전략적이고 독창적인 싸움의 기술을 발전시켜 학교 안팎의 폭력을 제압해나간다. 학폭 가해자들을 향한 지능적 응징이 쾌감을 자아낸다. '돼지의 왕'(2022) | 티빙 '돼지의 왕'은 연쇄살인 사건 현장에 남겨진 20년 전 친구의 메시지로부터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 배우 김동욱, 김성규, 채정안이 주연을 맡았다. 원작은 연상호 감독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돼지의 왕'은 중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폭력과 권력에 순응하는 약자들을 돼지로 표현하며, 그들이 얻게 되는 열등 의식과 비굴함, 그리고 저항하는 돼지들의 절망과 부조리를 다룬다. 학교 폭력 등 사회적 문제와 초자연적 현상을 추적 스릴러로 풀어냈다는 점이 다른 학교 폭력 고발물과 차별점이다. '3인칭 복수'(2022) | 디즈니+ '3인칭 복수'는 쌍둥이 오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 나선 옥찬미(신예은 분)와 불공평한 세상에 맞서 복수 대행을 시작한 지수헌(로몬 분)이 인생을 뒤흔든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하이틴 복수 스릴러. 옥찬미는 쌍둥이 오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 나섰다가 쌍둥이 오빠가 사실 학폭 가해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수헌은 돈을 벌기 위해 학폭 가해자들을 향한 복수를 대행해주는 '다크히어로'의 역할을 한다.
3인칭 복수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집단 폭행, 왕따, 성폭행, 자살시도 등 수위 높은 에피소드들이 담겨있어 보기 거북스러울 장면들도 있기 때문. 한편으로는 이러한 자극적 요소가 장르적 재미를 높이기도 한다. 다소 늘어지는 전개로 인해 복수극으로서 아쉬운 점은 있으나, 관계 없는 듯한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학폭으로 점철된다는 점에서 추리극으로서 매력은 높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