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주종혁 종영 인터뷰
주종혁, 700대 1 오디션 뚫고 '카카오M 액터스' 1기 발탁 "최고점 받고 울어"
"양세찬 닮은꼴? 똑같다고 본다" 너스레
"손석구와 알바 시절부터 알던 사이, 'D.P.'서 만나 좋았다"
"발리 포상 휴가서 매일 수영, 꿈 같은 시간이었다"
"SNS 팔로워 32배 증가, 인기 실감은 아직"
'우영우' 배우 주종혁./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우영우' 배우 주종혁./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최수연 변호사와는 갑작스러운 로맨스요? 제주도라는 장소가 주는 힘이 있었던 것 같아요. 사건 해결을 위해 갔지만, 바람을 쐬러 가기도 했으니까요. 권민우 자체는 나쁘지 않은 인간이라 그런 배려가 나온 것 같아요. 최수연은 그런 배려에 호감을 느낀 것 같고요. 러브라인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 역시 작품을 향한 관심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는 흐름에 있어 이해하고 연기했습니다."


지난 18일 종영한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서 우영우(박은빈 분)의 얄미운 라이벌이자 법무법인 한바다의 신입 변호사 권민우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주종혁이 최수연(하윤경 분)과 열린 로맨스 결말에 대해 "더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않는 열린 결말에 만족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우영우(박은빈 분)가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하며 진정한 변호사로 성장하는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담은 작품.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배가본드', '자이언트' 등을 연출한 유인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영화 '증인'의 문지원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주종혁은 "감독님부터 작가님, 스태프들, 배우들 모두 너무 좋았다. 현장에 가는 순간이 너무 재밌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많은 사랑을 받아서 꿈같고 기적 같은 작품이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우영우'는 그야말로 신드롬적인 인기를 얻었다. 지난달 29일 0.9%로 처음 방송된 이후 9회 만에 15% 돌파라는 비약적인 시청률 상승 폭을 그렸고, 7주 연속 TV 화제성 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주연 배우 강태오, 박은빈 역시 출연자 부문 화제성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강기영, 주종혁, 하윤경 역시 순위권에 이름 올렸다.
'우영우' 배우 주종혁./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우영우' 배우 주종혁./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주종혁은 권민우 캐릭터를 통해 '권모술수'라는 별명을 얻으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에 주종혁은 "작가님이 최고인 것 같다. 처음 대본에 권모술수라는 단어를 쓴 걸 봤을 때 어떻게 이런 단어를 쓸 수 있지 싶었다. 살면서 들어본 적 없는 말인데 그 단어 하나로 인물이 표현돼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인기를 실감하냐고 묻자 주종혁은 "아직 그런 건 없다. 식당에서 밥 먹을 때 몇 분 알아보기는 하더라. 혼자 마스크 끼고 돌아다닐 때는 많이 알아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모님과 지인들의 반응은 폭발적. 주종혁은 "아버지가 체육관을 하시는데 학부모님들이 너무 좋아해 준다더라. 아버지가 나보다 더 연예인처럼 하고 다닌다"며 웃었다. 이어 "친구들은 만나면 한 대씩 때리고 시작한다. 주변 사람들이 (캐릭터가 얄미워서) 나를 때려달라고 했다더라. 연락도 너무 많이 왔다"고 고마워했다.

SNS 팔로워 수도 32배나 상승했다. "'우영우' 시작 전에는 1만이었는데, 어느덧 32만이 넘었더라고요. 하하."
'우영우' 배우 주종혁./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우영우' 배우 주종혁./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권민우는 '우영우' 속 가장 얄미운 캐릭터이기도 하다. 사내 익명 커뮤니티에 우영우를 부정 취업이라고 고발하고, 우영우의 친모이자 법무법인 태산 대표인 태수미(진경 분)까지 찾아가 친딸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우영우를 한바다에서 내보내기 위해 한바다가 미르 생명에게 보낸 법률 자문 의견서를 우영우가 제보하는 것처럼 꾸며 류재숙(이봉련 분) 변호사에게 보내기도.

주종혁은 이러한 권민우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권민우는 일인자가 되고 싶은, 이인자 콤플렉스가 있는 인물이다. 모차르트를 보며 시기 질투하는 살리에리 같은 감정이 권민우한테는 계속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권민우의 입장에서 충분히 억울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부분도 있었다. 우영우가 생각지도 않은 변론으로 재판의 방향성을 어긋나게 하는데 상사인 정명석(강기영 분) 변호사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지 않나. 재판이 끝나가는데 상대의 편지 한 통을 받고 다시 재판하자고 하는 행동들도 납득이 가지 않았을 거다. 권민우 역시 열심히 일하려고 하는 사람 중 한 명일 뿐이라는 생각에 조금은 이해가 갔다"고 말했다.

물론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 가지 않는 행동들도 있었다. 주종혁은 "블라인드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건 하수적인 행동이었다. 류재숙 변호사에게 법륜 자문 의견서를 거짓으로 꾸며 보낸 건 선 넘은 행동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변호사' 권민우와 '인간' 권민우의 차이를 두고 싶었다는 주종혁. 그는 "사회 속에서는 각박한 삶을 살아가지만, 회사를 벗어나 룸메이트인 이준호(강태오 분)와 사는 권민우는 꽤 괜찮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영우' 배우 주종혁./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우영우' 배우 주종혁./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주종혁은 오디션을 통해 권민우 역에 캐스팅됐다. 그는 "권민우 역과 에피소드에 나오는 인물로 오디션을 봤다. 권민우 역할은 한 장면만 받았는데, 단정하게 꾸밀 줄 아는 사람이겠다 싶어서 깔끔한 슈트에 머리를 올린 모습으로 오디션장에 갔다. 나중에 듣기로는 감독님, 작가님이 내가 권민우 그 자체였다고 피드백했다더라"고 회상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20%'라고 강조했다. 주종혁은 "집에서의 권민우 모습은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나도 룸메이트가 있고, 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있다. 또 권민우가 회사 생활은 열심히 하지 않나. 나도 내 삶을 열심히 산다"면서 "나였다면 우영우 변호사를 곁에 두고 같이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8년째 배우 장재호와 같이 살고 있다는 주종혁. 그는 "형과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 같이 아르바이트하다가 만난 사이다. 홍보영상을 찍으면서 연기에 관심이 생겼을 때 내게 먼저 같이 살자고 해줬고, 같이 독립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우영우' 배우 주종혁./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우영우' 배우 주종혁./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현장에서의 좋은 분위기가 따듯한 드라마와 잘 맞물린 게 인기 이유인 것 같다"는 주종혁. 그는 "첫 촬영부터 빠른 속도로 친해졌다. 첫 장면을 찍었는데 몇 개월 함께한 팀 같았다. 이렇게 좋은 분위기의 팀을 만나기 어려운데 복 받은 것 같다"며 팀워크를 자랑했다.

주종혁은 '우영우'의 주역인 박은빈을 '대단한 배우'라고 칭했다. 그는 "나이는 또래지만, 경력으로는 대선배님이지 않나. 대사량부터가 엄청나다. 우영우 캐릭터 특성상 대사를 생각하고 말하는 게 아니라 내뱉어야 하는데 어려움에 휘둘리지 않고 강단 있고 여유 있게 해나가는 모습들이 멋있었다. 이런 사람이 주인공을 하는구나 깨달았다"고 감탄했다.

'우영우'의 인기에 주종혁의 전작들까지 소환될 정도. 'D.P.'부터 '유미의 세포들', '해피니스'까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주종혁 역시 이러한 관심에 감사를 표하며 "그 작품들에서 나를 뽑아준 감독님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 사람이 이 사람이야?'라며 못 알아보는 게 너무 좋은 칭찬인 것 같다"고 말했다.

'D.P.'에서 경계 근무 중 기본적인 업무인 신분증 점검과 신원을 확인하지 않아 임지섭 대위(손석구 분)에게 크게 질책당하고 휴가를 반납 당한 이효상 일병으로 잠깐 출연한 주종혁.

그는 손석구를 카페 아르바이트 시절부터 알던 사이였다고 밝히며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친한 형의 지인이어서 내가 알바하는 카페에 몇 번 왔었다. 'D.P.' 촬영 때 먼저 인사드리면 부담스러울까 봐 주저했는데 먼저 인사를 해주더라. '멜로가 체질' 때부터 너무나 좋아했던 배우다. 추앙한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우영우' 배우 주종혁./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우영우' 배우 주종혁./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무엇보다 주종혁은 2019년 카카오M이 개최한 오디션에서 700 대 1의 경쟁률도 뚫고 최고점을 받은 주인공. 주종혁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며 "당시 한창 독립 영화를 찍으면서 카페 아르바이트하는 삶에 행복해하는 29살이었다. 그러던 중 내 연기를 관계자들은 어떻게 보는지 평가받고 싶어서 지원하게 됐다. 붙을 거라는 생각을 안 해서 편하게 연기했는데, 그 편안함을 좋아해 줬던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최고점을 받고 펑펑 울었다는 주종혁은 "엄마 아빠한테 눈에 보이는 결과를 보여준 것 같았다. 신기한 눈물이었다. 그동안 잘 못 하고 있진 않았다는 마음에 울었던 것 같기도 하다"고 회상했다.

주종혁은 양세찬 닮은꼴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주종혁은 "똑같다고 본다"고 웃으며 "'유미의 세포들' 할 때도 한두 번 들은 적이 있다. 그때는 '에이~' 그랬는데, 이번에는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진이 만들어졌더라. 너무 재밌고 신기했다" 말했다.
'우영우' 배우 주종혁./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우영우' 배우 주종혁./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8월 초 박은빈, 하윤경 등과 함께 발리로 포상 휴가도 다녀온 주종혁. 강기영은 코로나19 확진으로 아쉽게 함께하지 못했다. 그는 "발리에서 엄청나게 탔다. 그만큼 내려놓고 놀았다. 가만히 있는 것조차 좋은 꿈 같은 시간이었다"며 "매일 수영을 했다. 올여름 수영은 거기서 다 한 것 같다. 스노클링도 하고, 본토에서 먹는 나시고랭도 맛있더라"고 밝혔다.

주종혁은 '우영우'를 할 수 있어 행운이었다며 "내 인생에 두 번 다시 없을 수도. 있을 수도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어떤 작품이든 캐릭터든 권모술수 같은 별명을 얻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과분한 사랑을 받은 거 같아서, 주종혁이라는 이름을 기억해줘서 감사합니다. 또 다른 별명으로 찾아뵙고 싶어요."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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