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스물하나' 보나 종영 인터뷰
"고유림 사망설? 추측 재밌어"
"김태리 보며 저런 배우이자 어른 되고 싶다 생각"
"남주혁의 귀화 단독 보도, 실제 나라면 서운할 것 같아"
배우 김지연(보나)./사진제공=킹콩by스타쉽
배우 김지연(보나)./사진제공=킹콩by스타쉽
"배우들도 그런 말을 했어요. 너무 슬픈 엔딩 아니냐고. 근데 작가님이 그게 '현실'이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진짜 애절하게 사랑했던 커플도 헤어질 수 있고, 풋사랑 같은 사랑도 결혼까지 할 수 있다는 걸 표현하려던 게 아닐까요?"


배우 김지연(보나)이 tvN 토일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결말에 만족하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31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김지연을 만났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1998년 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담은 작품. 극 중 김지연(보나)는 힘든 상황에도 펜싱에 대한 굳은 의지와 열정을 빛낸 고유림 역을 맡아 열연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백이진(남주혁 분)과 나희도(김태리 분)의 이별이라는 새드엔딩으로 충격을 안겼다. 반대로 문지웅(최현욱 분)과 고유림은 결혼으로 해피엔딩을 맞았다. 이에 김지연은 "엄마도 첫사랑과 결혼한 사람은 드물다고, 나도 저렇게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연락이 안 돼서 갑자기 생각난다고 하더라. 그렇게 생각하니 이런 결말도 좋은 것 같다"며 "나는 유림이가 더는 불행하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고유림 사망설 등의 추측도 나왔던 상황. 김지연은 "주위 분들이 내가 죽냐고 물어보더라. 사람들은 유림이가 죽는 줄 안다고 생각했다. 엔딩은 1화부터 민채 성이 백 씨가 아니었는데 여러 추측을 해서 재밌었다"며 웃었다.
배우 김지연(보나)./사진제공=킹콩by스타쉽
배우 김지연(보나)./사진제공=킹콩by스타쉽
김지연은 이번 작품에서 우주소녀 보나가 아닌 본명을 사용했다. 김지연은 "나를 아는 분들도 유림이와 나를 매치 못 시키는 경우가 많아서 신기했다. 아이돌 할 때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봐주시는 게 좋다. 요즘 어디 가면 고유림 닮았다는 말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된 김지연. 그는 "작가님이 예전에 내가 출연한 '란제리 소녀시대'를 보면서 언젠가 같이 해보고 싶다고 했다더라. 오디션을 보러 와달라고 연락받고 갔는데 배우들이 많이 와 있어서 기대를 안 하다 캐스팅돼서 너무 좋았다. 바로 펜싱부터 배우고 촬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펜싱 국가대표 선수 역할인 만큼 펜싱 연습도 만만치 않았다. 김지연은 "내가 캐스팅이 됐을 때 이미 태리 언니는 출연을 확정하고 4개월 정도 펜싱을 배우고 있었다"며 "뒤늦게 시작한 만큼 빨리 따라가야 하니까 3개월 정도 매일 연습했다. 태리 언니 먼저 2시간 레슨하고, 나 2시간 레슨하고, 경기도 같이하면서 열심히 배웠다. 다들 운동선수 할 거냐고 물어볼 정도"라고 말했다.

촬영 역시 펜싱 장면이 제일 힘들었다고. 김지연은 "경기 장면은 일주일씩 찍었다. 이렇게 오래 찍을 줄 몰랐다. 경기 찍으면서 중간중간 레슨받고, 자세 교정하느라 힘들면서도 재밌었다"며 "대부분 마스크를 벗어야 하다 보니 대역이 할 때도 있고 우리가 할 때도 있었다. 최대한 선수처럼 보이고 싶어서 같은 동작도 자세를 다르게 여러 테이크를 찍었다. 진짜 선수가 된 기분도 들었다"고 회상했다.

펜싱이 리듬감이 중요한 스포츠인 만큼, 걸그룹 활동이 도움이 됐을까. 김지연은 "도움이 많이 됐다. 몸을 써왔던 직업이다 보니 빨리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운동 신경은 태리 언니가 더 좋고 잘한다. 나는 게임 요령이 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김지연(보나)./사진제공=킹콩by스타쉽
배우 김지연(보나)./사진제공=킹콩by스타쉽
김지연은 대본을 읽으며 고유림 캐릭터에 공감도 많이 갔다고. 그는 "마음과 달리 말을 내뱉을 때가 많아서 촬영할 때 많이 울기도 했다. 유림이가 좋았다"며 "초반에 희도(김태리 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날카로운 말들을 내뱉을 때는 내 성격이 그렇지 않아서 표현하기가 어렵기도 했다. 어느 정도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이 정도까지 표현할 수 있을까 많이 생각했다"고 밝혔다.

"희도를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 혼자 적어봤어요. 김태리 언니와도 이야기를 많이 해보면서 고민되는 지점들을 풀어냈습니다."

패션이나 헤어스타일 등 외형적으로 신경을 부분을 묻자 김지연은 "유림이는 패션에 관심이 없는 친구라 당시 유행하던 액세서리를 못 차는 경우가 많았다. 의상은 흰 티에 셔츠, 청바지 등 무채색에 정석인 느낌을 내려고 노력했다. 뒤로 갈수록 조금 밝은 느낌을 시도하긴 했는데, 어두운색의 운동복과 셔츠를 돌아가면서 입었다"며 "유림이가 항상 손목에 까만색 머리 끈을 가지고 다니는데 실제로 내 머리 끈이다. 머리도 깔끔하게 내 손으로 묶고. 화장은 최대한 덜어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김지연은 고유림과 비슷한 점으로 '승부욕'을 꼽았다. 그는 "나도 승부욕이 진짜 세다. 나는 약간 악으로 깡으로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유림이 대사 중에 공감 가는 것도 많았고, 13부 대사 중에 희도가 오랜만에 하는 경기가 떨리지 않냐고 하니까 '떨리는 게 아니라 설레는 거야'라고 말하는 대사가 내가 실제로 했던 말이라 너무 신기했다. 뭐지 싶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지연(보나)./사진제공=킹콩by스타쉽
배우 김지연(보나)./사진제공=킹콩by스타쉽
김태리를 보며 '저런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했다는 김지연. 그는 "태리 언니의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호흡도 너무 좋았고, 태리 언니 덕분에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며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태리 언니를 보고 지금 내가 최선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만큼 너무 좋은 선배였다. 말하지 않아도 눈으로 감정이 전달되는 배우라는 게 멋있었고, 연기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 챙기는 거나 최선을 다하는 거나, 그런 것들이 멋있는 사람"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남주혁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너무 잘 도와줘서 끌어주는 대로 갔던 것 같다"며 "초반에 둘 관계가 연인 관계로 보이지 않게, 친남매 같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누가 봐도 이성의 느낌이 나지 않지만, 그 속에 애틋함을 섞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극 중 백이진은 고유림의 귀화를 단독 보도해 상처를 안기기도 했다. 현실에서 이런 상황을 겪게 된다면 이해해 줄 수 있을 것 같냐고 묻자 김지연은 "잘 모르겠다. 머릿속으로는 이해하면서도 서운할 것 같기도 하다"며 " 극 중 유림이는 상처받지 않았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배우 김지연(보나)./사진제공=킹콩by스타쉽
배우 김지연(보나)./사진제공=킹콩by스타쉽
다섯 배우가 함께 부른 '스물다섯 스물하나' OST 'with'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김지연은 "우주소녀 앨범 녹음할 때와 다른 분위기였다. 정말 빨리 끝났다. 통째로 몇 번 안 부르고 끝나니 이렇게 끝내도 되나 걱정이 됐다"며 "나 혼자 가수다 보니 부끄러웠다. 내가 녹음하면서 '더 불러도 될까요?' 하니까 언니 오빠들이 놀리더라. 잘 불러야 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고 털어놨다.

우주소녀로 데뷔한 지 올해로 7년 차가 된 김지연. 그는 "진짜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당장 주어진 미래를 위해 노력했고, 좀 더 단단해진 것 같아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연습생 시절을 하느라 고등학교 때 학교 기억이 많이 없었는데 이번 드라마 때문에 채워진 것 같아요. 내 학창 시절인 것 같은 기억 조작도 있는 것 같고, 오랫동안 첫사랑 같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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