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경찰수업'
차태현X진영X정수정 케미스트리 기대 이상
올드한 감성+연출이 재미 반감
'경찰수업' 티저 포스터/ 사진=KBS2 제공
'경찰수업' 티저 포스터/ 사진=KBS2 제공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에 만나요.
"생각 없이 재미로 볼 수 있어요. 깊은 메시지는 없습니다"

KBS2 새 월화드라마 '경찰수업' 제작발표회에서 유관모 감독이 언급한 말은 이러한 뜻이었을까. 익숙한 이야기에 진부한 클리셰들의 향연이다. 좋게 보자면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볼 수 있지만, 올드한 극본과 연출이 드라마의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경찰수업'은 온몸 다 바쳐 범인을 때려잡는 형사와 똑똑한 머리로 모든 일을 해결하는 해커 출신 범죄자 학생이 경찰대학교에서 교수와 제자의 신분으로 만나 공조 수사를 펼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경찰수업'의 캐릭터 설정은 특별히 새로울 건 없다. 꿈도 열정도 없이 살아오다 첫눈에 사랑에 빠진 여자를 따라 경찰의 꿈을 갖는 남학생 강선호(진영 분)와 오랜 세월 경찰의 꿈을 품고 살아온 여학생 오강희(정수정 분), 정의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열혈 형사 유동만(차태현 분)이 극의 중심을 이끈다. 그러나 해커 출신 범죄자 학생이 경찰로 성장하는 과정, 그 과정에서 생기는 사제간의 케미와 로맨스 케미 등이 신선한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주연을 맡은 진영과 정수정은 아이돌 출신임에도 첫 방송부터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차태현 역시 그간의 연기 내공으로 젊은 배우들과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섞여들었다. 배우들 간의 케미는 기대 이상이다.
사진=KBS '경찰수업' 방송 화면.
사진=KBS '경찰수업' 방송 화면.
문제는 이러한 케미를 따라가지 못하는 스토리와 연출이다. 범죄자를 잡기 위해 급하게 과속으로 차를 몰다 민간인이 탄 차량을 들이박은 형사와 그로 인해 암을 초기 증상에 발견하게 된 피해자의 상황은 다소 억지스럽다.

여기에 수술비 700만 원을 위해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의 돈을 가로챈 강선호를 체포한 유동만이 강선호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인 윤택일(오만석 분)이 경찰서로 찾아가 무릎을 꿇자 조서를 찢고 훈방 조치를 시키는 장면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엄연히 강선호가 한 행위는 정보통신법 위반으로, '징역 3년'이라는 형을 받아야 하는 명백한 죄였기 때문이다. 늙은 아버지의 호소와 그로 인해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아들의 모습은 전형적인 신파를 위한 장치로 작용했다. 범죄를 눈감아 주면서까지 말이다.

여기에 극 중간중간 계속되는 우연한 만남과 만화적인 설정은 마치 2000년대 드라마에서 볼법한 분위기로 올드한 감성을 자아냈다.

물론 장르적 요소가 짙은 드라마들에 피로함을 느끼는 시청자들도 많다. 최근 종영한 SBS '라켓소년단'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청정 드라마로 호평받았듯 가볍게 즐기며 웃음과 감동을 얻고자 하는 시청층도 많다.

그러나 유머와 유치함은 다르다. '생각 없이 재미있게 본다'는 건 적재적소에 배치된 유머와 명확한 설정, 그로 인해 발생 되는 감동이 이어져야 가능하다. 그만큼 뛰어난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치하고 진부한 설정은 오히려 극의 몰입도를 깬다. 이제 막 첫발을 뗀 만큼 '경찰수업'이 진부한 클리셰를 깨부수고 신선한 재미를 안기는 드라마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