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자매' 종영 멀었는데
하재숙, 몰입 깨는 '열일'
홀로 터뜨린 축포에 눈살
'오케이광자매' 제작발표회 참석한 배우 하재숙/ 사진=KBS2 제공
'오케이광자매' 제작발표회 참석한 배우 하재숙/ 사진=KBS2 제공
≪정태건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일요일 화제가 되는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배우 하재숙이 KBS2 주말드라마 '오케이 광자매'에서 하차한 뒤 시청자들의 몰입을 깨는 아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케이 광자매'는 부모의 이혼 소송 중 벌어진 엄마의 피살 사건에 가족 모두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며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하재숙은 극 중 이광남(홍은희 분)과 배변호(최대철 분) 부부 사이 갈등의 씨앗이 되는 신마리아 역을 맡았다. 그는 배변호와 불륜으로 아이를 갖게 되는 인물로, 한 부부를 갈라놓고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상대와 결혼에 성공하면서 많은 공분을 산 캐릭터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방송에서 신마리아는 배변호와 신혼여행을 떠났으나, 호텔 욕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종종 가슴을 부여잡으며 약을 먹던 그는 끝내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하재숙은 그렇게 드라마에서 중도 하차했다.

처음 악역을 맡은 하재숙은 이번 작품을 통해 데뷔 후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동안 굵직한 배역을 받지 못했던 그가 준수한 연기력으로 드라마 속 민폐녀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냈기 때문이다. 신마리아가 손가락질 받을수록 시청률은 올랐고, 그의 퇴장이 담긴 20일 방송은 31.5%(닐슨코리아, 전국)를 기록했다. 이에 하재숙과 '오케이 광자매'는 양측 모두 행복한 작별인사를 나누는 듯 했다.

하지만 하재숙의 하차 후 행보를 살펴보면 뒷맛이 개운치 않다. 자신이 출연하는 마지막 방송이 나간 직후 그는 SNS를 통해 신마리아를 연기한 장문의 소감을 남겼다. 종영까지 한참 남은 시점에 배우가 직접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히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그에게 남다른 작품과 역할이라는 걸 알기에 시청자들은 앞으로의 앞날에 응원을 보냈다.

그런데 하재숙의 광폭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TV조선 '사랑의 콜센타',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케이 광자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50부작인 '오케이 광자매'는 아직 종영까지 갈길이 먼데 하재숙이 홀로 축포를 터뜨리고 있는 셈이다.
'오케이 광자매' 하차에 맞춰 활발한 활동 중인 출연한 하재숙/ 사진=TV조선, KBS 제공
'오케이 광자매' 하차에 맞춰 활발한 활동 중인 출연한 하재숙/ 사진=TV조선, KBS 제공
이에 대해 소속사 관계자는 16일 텐아시아에 "'오케이 광자매' 측에 양해를 구하고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작품에 한창 몰입하고 있는 시청자들은 개의치 않는 듯하다.

호흡이 긴 주말드라마 특성상 중도 하차 혹은 투입이 빈번하다. 그렇다고 모든 배우가 하재숙처럼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배우들은 작품을 찍고 있는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의 입장을 고려해 때를 기다릴 줄 안다. 일부 배우들은 시즌제 드라마 사이의 공백기에도 최대한 노출을 자제하려고 한다. 시청자들의 몰입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서다.

모든 건 개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조금 더 작품과 시청자를 생각해 함께 동고동락한 동료들과 함께 작품을 아름답게 떠내보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든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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