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주인님'도 0%대 시청률
초라한 현실 맞은 지상파 드라마
MBC 들쑥날쑥 편성이 자초한 굴욕
'어서와', '오! 주인님' 포스터/ 사진=KBS, MBC 제공
'어서와', '오! 주인님' 포스터/ 사진=KBS, MBC 제공


'황금시간대' 방영된 지상파 드라마가 또 다시 0% 시청률 굴욕을 맛봤다. MBC 수목드라마 '오! 주인님'이 KBS2 '어서와'에 이어 두 번째 불명예를 안았다. 추락한 지상파 드라마의 위상을 보여준다.

30일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오! 주인님' 12회 전국 시청률은 0.9%, 1.1%를 기록했다. 직전 회차인 11회 방송분이 기록한 1.5%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다.

지난달 26일 방송된 '오! 주인님'은 시청률 2.6%로 출발했지만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1%대 시청률을 유지하다가 종영까지 4회를 남기고 0%까지 꼬꾸라졌다.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0% 굴욕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드라마 '어서와'가 지상파 드라마 최초 0%라는 오명을 남기면서다.

배우 김명수, 신예은 주연의 '어서와'는 원작 해체, 공감대 없는 설정, 아쉬운 연기력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았다.

지상파 드라마가 항상 찬밥이었던 것은 아니다. KBS, MBC는 한때 수많은 명작을 배출해낸 '드라마 왕국'으로 군림한 과거를 지닌다. 하지만 시류에 발맞추지 못한 콘텐츠가 계속되며 시청자들을 잃었다.

그나마 KBS는 올해부터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드라마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 '달이 뜨는 강' 등 사극으로 두자리수 시청률을 올리는 등 반전을 만들어내고 있다. 주말드라마는 여전히 30%를 오가는 시청률로 KBS 드라마의 체면을 살린다.

반면 MBC는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 드라마 편성을 줄이더니, '오! 주인님'으로 3개월 만에 평일극을 선보였지만 철저히 외면 받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방영될 '미치지 않고서야', '검은태양' 등 기대작들에게 좋은 흐름은 커녕, 힘이 빠진 채 바통을 넘겨야 할 상황이다.

MBC의 고민은 부진이 계속될 수 있다는데 있다. MBC 드라마국은 아직도 갈피를 못잡는 모양새다. KBS는 주말드라마에 힘을 쏟고, SBS도 댜앙한 연령대를 사로잡을 콘텐츠에 주력하지만, MBC의 전략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앞서 몇몇 장르물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지만 돌연 3개월 만에 로맨스물을 선보였다. 이후에는 4부작 '목표가 생겼다', 오피스물 '미치지 않고서야', 150억짜리 블록버스터 '검은 태양'이 출격 대기중이다. 들쑥날쑥한 라인업에 "전략은 차치하고서 편성하는데 급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상파 드라마는 더 이상 예전만큼의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 전국민을 웃고 울렸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 올 수 있을 거란 기대마저 얻지 못하고 있다. 해는 저무는데 갈길은 멀어보인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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