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부동산' 제작발표회
정용화 "사람 이야기에 집중"
감독 "무섭지만 유쾌한 드라마"
'대박부동산' 강홍석(왼쪽부터), 정용화, 장나라, 강말금/ 사진=KBS2 제공
'대박부동산' 강홍석(왼쪽부터), 정용화, 장나라, 강말금/ 사진=KBS2 제공
KBS2 새 수목드라마 '대박부동산'이 오컬트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연다. 컴퓨터그래픽(CG)나 효과를 통해 공포감을 실어주던 작품들과 달리, 등장 인물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연출을 맡은 박진석 감독은 "오컬트 드라마도 표현 방식 중 하나"라며 "무서우면서도 유쾌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14일 오후 '대박부동산'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생중계됐으며 박진석 감독과 배우 장나라, 정용화, 강말금, 강홍석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박부동산'은 공인중개사인 퇴마사가 퇴마 전문 사기꾼과 한 팀이 돼 흉가가 된 부동산에서 원귀나 지박령을 퇴치하고 기구한 사연들을 풀어주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박진석 감독은 작품에 대해 "정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이 만나 초자연적인 사건을 해결하지만 그 원인이 가장 현실적인 부동산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네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장나라의 전작을 봤는데 매번 다른 역할, 다른 방식으로 연기하려고 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 같아 우리 작품도 잘할 것 같았다. 막상 해보니 '이래서 장나라 하는 구나' 싶다. 기대를 많이 했지만 그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 배우가 흔치 않다"고 답했다.

이어 "첫 만남 때부터 반갑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본을 보면서 극의 분위기나 세계관, 심지어 홍지아가 어떤 화장을 할 지까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어서 감독과 배우로서 코드가 잘 맞고 믿고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또 "정용화는 4년 만의 복귀작인데 도전이라고 생각했다"며 "자신에게 빙의된 귀신들도 연기해야 되서 부담이 될 수 있다. 정용화가 해본적이 없는 연기라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점점 오인범 자체가 돼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밝은 기질이 숨어 있던 걸 유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며 "미모와 핵인싸, 애교를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말금은 영화를 보고 팬이었다. 알고 보지 않으면 같은 사람일까 싶을 정도로 매번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며 "시청자들이 강말금 배우가 이런 모습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강홍석은 잘생겨서 캐스팅했다"며 "해커 역할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선입견이 있는데 굉장히 건장한 사람이 핑크색 조그만 노트북을 치고 있으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오컬트 드라마라 CG, 액션 등 연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진석 감독은 "내가 많이 나대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부동산, 집에 얽힌 다양한 사연과 사람 이야기를 잘 보여주는 게 관전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극 액션, CG가 포인트가 아니다. 그런 것들은 이야기를 보실 때 불편함이 없을 정도면 된다"며 "보는 수준이 높아졌고 퀄리티가 좋아져서 거기에 못 미치지 않을까란 우려는 있지만 그런 걸 전면에 내세우는 내 소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박부동산' 장나라/ 사진=KBS2 제공
'대박부동산' 장나라/ 사진=KBS2 제공
장나라는 귀신들린 집 매매 전문 '대박부동산'의 사장이자 모계유전으로 퇴마사가 된 홍지아 역을 맡는다.

그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굉장히 새로웠다. 주된 캐릭터의 이야기도 연기하기 좋았지만 에피소드 형식으로 하나씩 부동산 의뢰인의 이야기가 많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아무 고민 없이 빨리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홍지아 역할에 대해 장나라는 "굉장히 시니컬하다. 이전까지 했던 캐릭터들 보다 덜 친절하고 배려심이 없다"며 "전반적으로 새로운 느낌이다. 몸도 많이 쓰고 사람을 대하는 게 거칠다. 그런 면들이 전작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 "(실제 내 모습과) 말하는 방법이나 생각의 차이가 커서 그런 부분이 어려웠다"며 "원래 눈을 치켜 뜨는 걸 잘못한다. 살면서 째려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집에서 연습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 친구가 퇴마를 하다보니까 사람들이 가진 극도의 슬픔, 분노를 마주한다. 그래서 사람한테 질린 캐릭터"라며 "어두운 표정을 많이 지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대박부동산' 정용화/ 사진=KBS2 제공
'대박부동산' 정용화/ 사진=KBS2 제공
정용화는 귀신을 이용해 돈을 버는 퇴마 사기꾼 오인범으로 분한다.

대본을 읽은 소감에 대해 정용화는 "처음 든 생각은 연기할 때 어려울 것 같았다"며 "한편으론 내 인생의 큰 도전이고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포가 가미된 사람 사는 이야기여서 재밌을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이 연기하면 배가 아플 것 같아서 '이건 내 꺼'라는 소유욕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컴백하는 정용화는 "지금까지 멋있는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많이 내려놓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사기를 쳐야하고, 따뜻함도 있어서 '막 하자'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함께 도와줬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의 막내가 된 소감에 대해 그는 "오히려 더 편하고 기댈 수 있어서 좋다. 제일 선배면 도와주고 끌어줘야 하는데 막내로서 예쁨을 받는 것 같다. 애정을 독차지하고 싶다"고 했다.

이에 강홍석은 "정용화와 내가 현장에서 귀여움을 많이 떤다. 카메라가 꺼졌을 때 애교 배틀을 펼친다"고 폭로했다. 장나라도 "두 사람이 지칠 때 텐션을 올리려고 애를 많이 쓴다.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밝아지니까 고맙다"고 덧붙였다.

정용화는 또 가수, 배우로 활동하는 선배 장나라에 대해 "문을 연 선배님이지 않나. 대본을 보고 너무 좋았는데 상대 배역이 장나라 선배님인 걸 알고 '무조건 해야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나라가) 여태껏 했던 작품들을 보면 드라마를 잘 고른다고 생각했다"며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현장에서도 편하게 잘 해주고 기분 좋게 나를 돋보이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대박부동산' 강말금/ 사진=KBS2 제공
'대박부동산' 강말금/ 사진=KBS2 제공
강말금은 싹싹하고 똑 부러지는 '대박부동산' 사무장 주화정을 연기한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와 작품에 대해 "사장님은 퇴마를 하고 나는 매매를 하는 유능한 사무장"이라며 "대본을 단숨에 읽었다. 코믹도 있고 휴먼도 있다. 퇴근하시고 저녁에 드라마로 보시기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 사무장은 너무 멋있는 역할이다. 내가 촌스러운데 너무 멋진 배역이라 덥석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캐릭터의 특징에 대해 강말금은 패션을 꼽으며 "홍지아 사장님이 검정 옷만 입어서 내가 나머지 컬러를 입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햅번 스타일이 잘 어울리는 서양 매력을 가진 캐릭터라고 설명돼 있어서 샵도 다니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외모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예쁘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연극, 영화 무대에 주로 섰던 강말금은 "주요 배역으로 16부작을 소화하는 첫 작품"이라며 "모르는 길을 가는 기분인데 너무 훌륭한 동료, 선배님, 글, 감독님을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박부동산'은 돌아봤을 때 강렬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며 "드라마가 재밌어서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말금은 장나라와의 호흡을 두고 "정용화, 강홍석이 친구 사이라면 우린 이모와 조카 같은 관계"라고 정의했다. 그는 "장나라가 좋은 사람이자 멋있는 사람이라 느끼고 있다"며 "연기하는데 어려움이 하나도 없다. 그렇게 잘 흘러가는 이유가 장나래의 그릇이 크기 때문에 내가 뭘 시도했을 때 잘 받아주고, 힘을 준다"고 설명했다.
'대박부동산' 강홍석/ 사진=KBS2 제공
'대박부동산' 강홍석/ 사진=KBS2 제공
천재 해커 허실장으로 등장하는 강홍석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오인범의 절친한 형이며 함께 사기를 친다"고 말했다.

이어 "귀신 이야기를 참 좋아하는데 퇴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번에 20대 후반으로 나온다. 내 인생 마지막 20대 연기일 거라 생각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싱크로율을 묻자 "허실장은 멍뭉미가 있다. 나와는 다르게 귀엽고 마음이 따뜻하다"며 "컴퓨터를 기가 막히게 잘해서 어디에 내놔도 잘 지낸다"고 웃었다.

강홍석은 정용화와의 호흡에 대해 "너무 잘 맞는다"며 "이제는 내가 씨엔블루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호흡이 잘 맞는다. 만난 지 몇 달 밖에 안됐는데 10년 정도된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한 번은 곡을 들려줬는데 너무 내 스타일이었다"며 "노래도 먹는 것도 잘 맞는다. 좋은 배우이자 동생을 만나서 평생 잘 지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용화는 "액션을 과거에도 해봤는데 그때와는 다르다. 이번엔 빙의를 했기 때문에 초자연적인 힘이 난다"며 "뭔가를 하지 않아도 힘이 나온다. CG도 있고, 여러 장치가 있어서 잘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보이는 게 없다. 믿고 가는 것"이라며 "하이라이트를 보니까 잘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장나라도 "액션을 기대하셔도 좋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액션 감독님, 배우님들이 너무 잘해주셨다"며 "몸이 재빠르지도 않은데 너무 잘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이에 박 감독은 "겸손하게 말했는데 촬영 전부터 매일 같이 액션스쿨에 다니면서 기본기를 다졌다"며 "장나라가 액션을 담당하는 역할이라 와이어, 권투 같은 기본기를 오래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장르물에 처음 도전한 장나라는 "오컬트, 스릴러를 되게 좋아한다. 부푼 기대감을 갖고 시작했다"며 "(연기하기) 어렵긴 어렵다. 볼 때와 달리 할 때는 쉽지 않다. 다 만들어졌을 땐 CG, 음악이 있지만 맨땅에 연기하려니까 처음엔 너무 어색하고 부끄러웠다. 2~3일 만에 적응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정용화도 "상상을 해서 연기해야 되는 게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지금은 큐 하면 빙의가 될 수 있다"며 "대본의 세 줄을 표현하기 위해서 많은 분들의 노고가 필요하다. 스태프들이 고생을 많이 한다. 세줄 밖에 안되지만 그 과정을 표현하기가 힘든 것 같다"고 했다.
'대박부동산' 강홍석(왼쪽부터), 정용화, 박준석 감독, 장나라, 강말금/ 사진=KBS2 제공
'대박부동산' 강홍석(왼쪽부터), 정용화, 박준석 감독, 장나라, 강말금/ 사진=KBS2 제공
다른 오컬트물과의 차별점을 묻자 정용화는 "빙의가 됐던 사람의 기억이 내 머리속으로 들어와 습성이 남는다. 그런 디테일한면이 다르다"며 "퇴마만 하는 게 아니라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 그리기 때문에 공포보다 따뜻함이 더 있다"고 말했다.

박진석 감독도 "맨 처음 작가님들의 기획을 봤을 때부터 다른 세계관을 갖고 있었다. 퇴마사가 주인공이지만 그 뒤에 기억과 감정이 남는 것 때문에 귀신의 원한을 어떻게 풀어줄 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된다"며 "귀신이 되기까지 그들이 어떤 원한, 사연을 가졌는 지 주목하는 드라마다. 그런 부분이 차별화"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최근 이슈가 된 부동산에 대해 어떤 메시지가 있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드라마가 현 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게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해야 된다'고 말씀을 드리는 게 우리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은 '집'이라는 단어에서 많은 걸 떠올린다. 누군가는 안식처를 떠올리고 누구는 '재산', '재테크', '신분상승', '자기 만족'을 생각한다. 상반된 바람을 갖고 있는 게 집이지 않나.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들도 한 번씩 생각할 게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용화는 "가족들이 다 모여서 볼 수 있는 드라마다. 특정한 연령대 없이 모두가 볼 수 있다"며 "깊이 생각하지 않고 편안하게 봐도 재밌고, 파고 들어도 재밌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나라는 "보시는 분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고 감정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열심히 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진석 감독은 "K오컬트라는 홍보문구가 붙어서 감사하다"면서도 "등장 인물들의 바람, 선택, 갈등을 다뤄지는 드라마다. 무서우면서도 슬프고 유쾌한 드라마를 만드려고 노력했다. 앞으로 8주간 함께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박부동산'은 14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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