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왕>, 바로 얼마 전에 본 듯한 불행과 복수
다섯 줄 요약

1회 SBS 월-화 밤 9시 50분

“사상 초유의” 청와대 압수수색, 살인자로 불리는 영부인, 의문의 총소리. 첫 회부터 센 카드를 꺼내든 <야왕>은 하류(권상우)의 내레이션부터 다해(수애)의 거친 숨소리까지 초반 10분 동안 무섭게 몰아쳤다. 보육원에서 헤어진 지 7년 만에 우연히 다해를 다시 만난 하류는 다해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간과 쓸개를 모두 내준 슈퍼맨이 되어주고, 가난한 사람의 유일한 생존법은 공부라고 믿었던 다해는 하류의 도움을 받아 대학교에 진학한다.



리뷰

한 여자의 절망은 한 남자의 순정을 불렀고, 그 여자의 야망은 다시 그 남자의 복수를 유발했다. “재수 없는 것도 전염되는 것”이라는 모욕을 당하며 인생의 바닥까지 경험하는 여자와 그녀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남자의 러브스토리는 감정이입할 여지가 많은 동시에 촌스럽고 진부한 설정을 피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하지만 <야왕>은 다해의 순수한 욕심이 맹목적인 야망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두려움이라는 키워드로 뚝심있게 설명함으로써 작품의 단점을 커버한다. 자살을 시도한 친부모,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결국 “배고프지마”라는 유언을 남기고 떠난 엄마, 변변한 장례식조차 허락하지 않던 가난, 남몰래 자신을 성폭행한 새 아버지의 끈질긴 추적 등 어린 다해가 감당할 수 없는 시련들은7년 만에 마주친하류를 향해 아무렇지도 않게 “오빠, 나 돈 주고 사라”고 말하는 다해의 속물근성을 설득시키는 힘이다. 그래서 영부인과 검사로 만나 총을 겨누던 도입부는 하류의 말처럼 그저 “쇼”에 불과할 수도 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다해의 속내를 깊게 파고들수록 감히 예상하지 못했던 거대한 ‘쇼’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수다 포인트

-한 때 성시원이 엄마였던 홍안심의 구수한 사투리, 참말로 반갑습니더.

-전 재산 털어서 다해의 병원비와 다해 어머니 장례비를 내준 것도 모자라 다해의 대학 등록금 마련하겠다고 호스트바 취직까지 한 새로운 호갱님이 등장하셨습니다.

-<야왕> 속 <그것이 알고 싶다>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편: 트럭 뒤에 붙은 ‘비월승마클럽’만 보고 의붓딸이 사는 곳을 알아낸 아버지는 납치를 시도하고, 오로지 살겠다는 일념으로 도망치던 딸은 얼떨결에 흉기를 휘두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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