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의 돈의 맛>, 달콤하지도 알싸하지도 않은 맛
, 달콤하지도 알싸하지도 않은 맛" /> 채널A 수 밤 11시
인간은 돈 앞에서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 그리고 가족, 사랑, 명예처럼 인생의 소중한 가치라고 여겨지는 것들을 돈과 맞바꿀 수 있는가. 더 이상 참신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문제적일 수 있는 질문들이다. (이하 )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돈이 끼어들지 않는 관계는 없으며, 돈을 가진 사람이 강자라는 사실을 전제한 후 이 같은 물음을 의제로 삼는다. 이전에 방송된 QTV 나 tvN < YES OR NO >가 돈으로 말미암은 내적 갈등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은 관계의 변화를 조명한다. 방송은 매회 돈을 쥐고 있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사이에 카메라를 바짝 들이대고 관찰 및 실험을 시작한다.

그러나 단순하고 엉성하게 설계된 실험은 프로그램의 맛을 떨어뜨린다. ‘짠순이’ 장모에게 사위가 높은 연봉을 받는 대기업으로 이직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은 정답이 미리 밝혀진 퀴즈를 푸는 것만큼 지루했다. 관찰된 바에 따라, 돈 문제가 해결되면 장모의 태도가 변화할 것임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탓이다. 더불어 장모에게 사위가 저지른 교통사고 합의금 백만 원을 요구한 것은 방송의 기획의도조차 파악할 수 없게 만들었다. 장모가 돈을 지불했다고 해서 둘의 관계가 평등해지거나 갈등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를 통해 돈을 가진 자가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강자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될 뿐이다. 은 “돈의 유혹을 이겨내고” 사람을 선택한 미담으로 사례를 포장하지만, 좀처럼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구미가 당기지 않는, 텁텁하고 싱거운 맛이다.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