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Joy 수 저녁 8시 10분
도전자는 심장 박동을 조절하며 퀴즈를 풀어야 하고 진행자는 그런 도전자를 당황하게 해야 한다. 그 점에서 는 거짓말 탐지기를 앞에 두고 대치한 영화 속 수사관과 범죄자의 심리전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 평정심을 유지하면 혐의를 피할 수 있는 범인처럼, 도전자는 침착하게 퀴즈를 풀면 5천 만 원이라는 보상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수사관과 진행자는 상대방의 평정을 깨야 한다. 심리전의 길이보다 과정에서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재미의 포인트이지만, 시즌 2로 돌아온 는 시즌 1에 이어 여전히 갈피를 못 잡는다.

색다른 포맷에 적응하지 못한 도전자가 낮은 레벨에서 탈락하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 레벨 7단계를 코앞에 둔 6단계까지 올라가는 도전자가 있든, 는 그저 싱거울 뿐이다. 심리전의 가장 기본적인 바탕이 되는 도전자들을 자극하는 방식이 몇가지 패턴으로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퀴즈는 너무 쉽거나 백과사전 식 상식을 요구해 힘이 빠지고, 진행자가 도전자에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을 한다는 것이 미리 예고돼 도전자들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 녹화 도중 갑자기 도전자를 놀라게 하는 ‘하트 스토퍼’가 등장한다는 것도, 그것이 어떤 방식이라는 것도 “모니터를 했더니 뱀도 나오더라”라고 말한 틴탑의 니엘처럼 몇 번의 반복을 통해 충분히 숙지할 수 있다. 정해진 코너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안에서의 변주조차 예측 가능하다는 것은 심리전이 생명인 프로그램의 심각한 약점이다. 물론 시즌 1 진행자인 서경석의 부드러운 진행보다 끊임없이 도전자들을 놀리는 신동엽의 스타일이 심리전에 더 효과적인 선택이긴 하지만, 의 문제는 진행자의 역량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시즌 1보다 상금을 올리고, 아이돌 특집을 만드는 것 역시 답은 아니다. 심리전을 하려면 일단 사람의 마음부터 들었다 놨다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하지 않은가.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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