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SBS 저녁 6시 30분
보통 퀴즈 프로그램은 단계가 올라갈수록 고난이도의 문제를 출제하지만, (이하 )는 매 단계마다 퀴즈 형식과 룰이 달라질 뿐 난이도에 차등을 두진 않는다. 다른 퀴즈 프로그램에는 똑똑한 일반인이나 유명한 연예인이 출연하지만, 에는 사자성어 오비이락을 몰라 정답 란에 ‘오비라거’를 쓰는 사람이 나온다. 각 단계마다 룰이 달라지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몰입도는 높아지고, 헛웃음이 나오는 오답들은 퀴즈 프로그램의 장벽을 낮춘다.

9명의 팀원 모두가 정답을 맞혀야 하는 1단계든, 모두가 각기 다른 답을 적어야 하는 2단계든 한 명이라도 정답을 맞히지 못하면 상금이 0원이 되는 7단계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필수요건은 방대한 지식이 아니라 팀워크다. 전 단계에서 성적이 저조했던 출연자의 정답을 가장 늦게 공개하고 MC 남희석이 수시로 출연자의 초조한 심리를 건드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의 스포트라이트는 정답자가 아닌 오답자를 향해있다. 동료 교사의 오답을 지적하던 위미애 교사가 ‘인당수’를 ‘임당수’라고 적자, 남희석은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위미애 교사의 ‘수업 실기 대회 3회 연속 1위’ 프로필을 읊는다. 오프닝 때 소개할법한 형식적인 프로필조차 에서는 오답자를 놀려먹기 위한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는 프로그램 콘셉트와 퀴즈 구성의 일관성, MC도 부담 없이 공격할 수 있고 출연자도 쿨하게 웃어넘길 수 있는 수준의 문제 난이도 등 모든 면에서 시청자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퀴즈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잘 기획됐다. 너무 점잖거나 긴장되는 퀴즈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탄생한 방정맞은 퀴즈쇼가 참으로 반갑다.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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